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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까지 수업이 꽉 찬 학교에 오전 잠깐 나가 이름만 적은 뒤 귀가한다면 출석일까. 정상적인 학교라면 '조퇴'로 처리할 듯싶다. 낮 동안 근무하는 일터에 오후 느즈막히 나타나 잠시 자리를 지킨 뒤 퇴근한다면 회사는 출근으로 판단할까. 엄정한 회사라면 지각이나 결근으로 기록할 것이다.

이런 학교나 회사와 다른 방식으로 출석을 확인하는 곳이 있다. 그래서 출석률도 90% 이상을 보인다.

천안시의원들 본회의 참석률, 90% 넘어

 천안시의회 본회의 모습.
천안시의회 본회의 모습. ⓒ 윤평호

2006년 7월 5일부터 2009년 11월 4일까지 천안시의회(의장 류평위)는 정례회와 임시회에서 모두 104회 본회의를 가졌다. 시의회 회의록을 기준으로 시의원들의 본회의 참석률을 조사한 결과 평균 90%가 넘는 참석률을 보였다.

회의록에 기재된 본회의 출석의원 현황에 따르면 김종성 의원은 104회의 본회의에 한번도 불참하지 않았다. 노동곤, 신용일, 이충재, 장기수, 조강석 등 다섯 명 의원은 본회의에 각각 1회씩 불참했다. 류평위 현 시의회의장을 비롯해 김동욱, 서용석, 윤세철 등 4명 의원의 본회의 불참 횟수는 각각 2회. 국회의원 출마를 위해 중도에 사퇴한 이정원 전 의원과 서경원, 유제국 의원은 각각 3회씩 본회의에 불참했다.

유영오, 인치견 의원의 불참 횟수는 4회. 김영수, 전종배, 전종한 의원 등 3명은 104회 본회의에서 5회씩 불참했다. 국회의원 출마를 위해 중도에 사퇴한 박중현 전 의원의 본회의 불참 횟수도 5회로 집계됐다.

도병국 의원은 7회 본회의에 불참했다. 이명근 의원은 본회의에 8회 불참했지만 2007년 11월 말부터 12월까지 신병 치료를 위해 병가를 낸 점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불참 횟수는 5회로 보인다.

안상국 의원은 본회의에 9회 불참했다. 송건섭 전 의원의 본회의 불참 횟수는 10회. 불참 횟수는 가장 많지만 송 전 의원이 2008년 12월 30일 의원 사직서를 제출하고 이듬해 사직서 처리까지 본회의 참석 등 일체 의정활동에 나서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불참 횟수는 5회로 판명된다.

이럴 경우 현역 천안시의회 의원 20명 가운데 본회의에 가장 많이 불참한 의원은 9회를 기록한 안상국 의원이 된다.

얼굴도장만 찍고 퇴장, 본회의장 썰렁

시의회 회의록상 나타난 의원들의 본회의 참석률은 평균 90% 이상으로 높은 편. 대부분 본회의가 의원 전원이 출석했거나 1~3명 불참한 것으로 기재됐다. 그러나 이 같은 참석률을 액면 그대로 신뢰하기에는 무리한 점이 있다.

시의원들의 본회의 출석 여부는 의원들이 본회의장에 머무른 시간과 상관 없다. 시의회 사무국 관계자는 "의원들이 본회의에 잠깐이라도 참석하면 출석으로 확인한다"고 말했다.

잠시라도 본회의장에 나왔다가 돌아가면 출석으로 집계되는 셈. 이 때문에 회의록에는 의원들이 전원 출석한 것으로 기록됐어도 실제 본회의장에는 의원들의 빈 자리가 수두룩한 사례가 적지 않았다.

특히 시정질문처럼 본회의가 오전부터 오후까지 계속될 때에는 얼굴도장만 찍고 자리를 비운 의원들로 본회의장이 썰렁해지기 일쑤였다.

출석 확인만 하고 본회의장을 빠져나가거나 아예 불출석한 의원들은 무엇을 할까? 한 시의원은 "불가피한 사정 탓에 빠지는 일도 있지만 본회의 참석보다 지역구 행사 참석 등을 우선시하는 의원들도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의원들의 책임있는 행동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다.

김우수 천안YMCA 시민사업팀장은 "5대 의회 들어 기초의원까지 유급제가 시행되면서 책임성이 더 부여됐다"며 "출석 확인과 상관없이 본회의에 성실히 임하는 것이 유급제에 걸맞는 시의원들의 본분"이라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천안지역 주간신문인 천안신문 558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천안시의회#본회의참석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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