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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마루 하우스는 아시아 태평양경제협력체 회의에 모인21개국 정상들이 우리 고유의 전통의상 차림으로 정상회의를 한 장소.
 누리마루 하우스는 아시아 태평양경제협력체 회의에 모인21개국 정상들이 우리 고유의 전통의상 차림으로 정상회의를 한 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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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최초 재난 영화인 '해운대'. 한때 쓰나미에 초토화되는 해운대 장면을 우려해 인근 주민들의 상영 찬반 논란이 일었을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불러 일으켰던 영화로 작년 여름 관객 1천만 명이 넘었다. 

영화 제작에 적극 협조했던 부산은 '해운대' 인기와 더불어 명실상부한 '영화도시'임을 전 국민들에게 다시 한 번 인식 시켰다. 여기에는 누리마루와 광안대교 이기대가 있었기에 대박이 가능했다. 타지 사람들은 부산에 오기만 하면 세 곳은 꼭 둘러본다. 

누구나 추억 하나쯤 남아 있는 익숙한 해운대바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갈 수 있다는 생각에 무심히 지나쳐버리곤 했던 영화 속 주인공 해운대는 한겨울에도 수많은 사람들로 연일 북적이고 있다. 모두 <해운대>라는 영화 탓이다. 관광수입의 효자종목 중 효자다.

광안대교는 끝없이 펼쳐진 바다와 손을 뻗으면 잡힐 듯 가까운 오륙도 광안리백사장 동백섬 등을 한눈에 조망한다.
 광안대교는 끝없이 펼쳐진 바다와 손을 뻗으면 잡힐 듯 가까운 오륙도 광안리백사장 동백섬 등을 한눈에 조망한다.
ⓒ 황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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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은 영화를 찍기에 좋은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졌고 여기에 포근한 날씨도 한턱을 쏜다. 영화 <해운대>는 국내외에 부산을 속속들이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됐다. 사람들에게 익숙한 해운대뿐만 아니라 부산 곳곳의 숨은 매력을 놓치지 않고 필름에 담았기 때문이다.

한국의 최고휴양지라는 명성답게 아름다운 해변과 화려한 마천루, 부산의 명품 산책길로 거듭난 동백섬과 이기대, 언제나 사람들로 붐빈다. 투박한 경상도 사투리 소리가 넘쳐흐르는 해운대 재래시장골목, 싱싱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는 횟집과 포장마차 등이 한몫을 한다.

해운대재래시장이 정비사업으로 깨끗하게 단장했다.
 해운대재래시장이 정비사업으로 깨끗하게 단장했다.
ⓒ 황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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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위로 만든 세트가 아닌 있는 그대로 자연을 배경삼아 사투리를 구사하는 인물들은 나 자신과 우리 이웃의 모습을 보는 듯 정겹게 느껴졌다. 영화를 본 사람들은 쓰나미 장면보다 영화 속에 등장한 인물들의 고뇌와 삶의 향기가 더 짙게 남아 있다고 한다.

영화 속 쓰나미에도 쓰러지지 않았던 미포횟집은 영화 속 주인공들의 애잔한 사랑이 남은 곳이다. 미포횟집은 실제 운영되고 있는 횟집이다. 이민기와 강예원이 술잔을 기울이며 코믹한 장면을 만들어 낸 해운대 포장마차촌 '바다마을'은 깨끗하고 가격정찰제와 외국어 표기 등으로 관광객들에게 인기 만점인 장소다.

미포횟집이다.
 미포횟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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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불꽃축제로 유명한 광안대교는 영화 속에서 쓰나미의 위력을 보여주는 배경이다. 쓰나미에 대형 선박이 아슬아슬하게 광안대교에 걸리고 하늘에서 떨어지는 컨테이너들을 아슬아슬하게 피해 달리는 사람들. 광안대교 위를 달리면서 아찔했던 그 장면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7.42㎞의 바다를 가로지르는 광안대교는 실제 내진 1등급의 지진과 평균 초속 45m의 태풍, 높이 7m의 파도에 견딜 수 있다고 하니 일단 안심이다.

광안대교를 달리면서 보는 탁 트인 바다는 더없이 푸르고 빛난다. 오륙도, 황령산, 해운대와 동백섬, 달맞이언덕 등도 보인다. 밤이 되면 10만 가지 다양한 색상으로 연출 가능한 경관조명이 광안대교를 더 눈부시게 만든다.

해운대해수욕장 근처 포장마차촌.
 해운대해수욕장 근처 포장마차촌.
ⓒ 황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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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욕장서 횡단보도를 건너 100m 정도 가면 바로 해운대 시장이다. 해운대 재래시장 나들이에 남녀노소 구분 없이 먹을거리가 푸짐하다. 갖가지 물건들과 국수, 파전, 막걸리 등 다양한 즉석 음식들이 발길을 끈다. 이렇게 연중 붐비는 해운대 시장 도로를 전면 통제하고 추석 자정부터 수조세트를 제작했다고 하니 놀라울 따름이다.

폭 7.5m, 세로 50m, 높이 50㎝의 전무후무한 대규모 수조에 물을 채우고 쓰나미를 피해 도망가는 장면 모두 실사로 촬영했다. 12시간의 해운대 시장 촬영은 도로 통제, 1천여 톤 이상의 물 제공 등 부산소방본부, 구청, 경찰서 등 관련 기관의 협조가 있어 가능했다.

불가항력적인 대재난이 일어나는 순간 인간은 자연 앞에 한 없이 작은 존재가 된다. 하지만 타인을 위해 희생할 줄 아는 인간의 용기와 위대함은 시대를 초월하는 이야기로 끝없이 이어진다. 좋은 영화 한 편이 주는 감동은 우리의 추억과 사랑처럼 영원하다. 이 겨울 해운대는 여전히 아름답고 고요하다. 영화 속 그 장소들을 찾아가보자. 잊고 지냈던 소소한 추억들이 하나 둘 되살아난다.


태그:#해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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