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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의 사법부 때리기가 강도를 더해가고 있다.

 

한나라당은 원내대표 산하에 당 차원의 사법제도개선특위를 설치하고 법원을 향해 칼을 빼들었다. 소속 의원들은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의 '공중부양' 무죄 판결에 대해 집중 성토하면서 판사들을 직접 압박하고 나섰다.

 

한나라당은 19일 안상수 원내대표 산하에 사법제도개선특위를 구성했다. 지난 15일 안 원내대표가 강기갑 대표에 대한 무죄 판결을 비난하면서 특위 구성 계획을 밝힌 지 4일만이다.

 

특위 위원장은 판사 출신 이주영 의원이, 간사는 검사출신 장윤석 의원이 맡고 위원으로는 주성영·차명진·김성식·여상규·홍일표·주광덕·이한성·박민식·손범규·이두아 의원 등 12명이 내정됐다.

 

한나라당 사법제도개선특위 구성, 법원 개혁에 방점

 

안상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특위 구성 사실을 알리면서 "그동안 무풍지대에 있던 사법제도 개혁은 시급하고 반드시 필요하다"며 "특위는 쇄신할 내용을 정하고 2월에 구성할 국회 사법제도개선특위의 심의자료를 만드는 등 당장 활동을 시작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나라당은 특위에서 다룰 내용으로 피의사실 공표에 대한 비난에 시달리고 있는 검찰 제도의 쇄신과 변호사 수임료 과다 등도 언급했지만 방점은 법원 개혁에 찍혔다.

 

안 원내대표는 "법관의 독선과 오만, 젊은 법관의 경륜과 경험부족, 정치적 이념 편향 등이 지적돼 왔고 이에 대한 쇄신 필요성에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며 "일부 법관의 판결이 공정하지 않고 이념적, 편향적, 독선적이 되면 국민들이 피해를 입게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안 원내대표는 지난 15일 특위 구성계획을 언급하면서도 개혁성향 판사들의 연구모임인 우리법연구회를 걸고 넘어졌다. 그는 "한나라당 의원들이 선거법 등 재판에서 우리법연구회 소속 법관이 주심 판사가 되지 않기를 희망해온 것은 오래된 이야기"라고 불편한 속내를 내비쳤다.

 

안 원내대표는 이날도 "법관들의 사조직 문제, 또 이러한 사람들을 중용하는 편향적인 인사문제도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당 사법제도개선특위에서 우리법연구회 문제를 다루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손범규 의원도 "국민을 실망시키는, 그리고 사회통합을 저해하는 판결이 계속될 때는 국민의 대변기관인 국회에서 나서야 되고 책임 있는 여당 또한 거기에 앞장서야 한다"고 말했다.

 

강기갑 무죄 판결 성토... "우리법연구회 해체해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소속 한나라당 의원들은 아예 우리법연구회 해체를 요구했다. 19일 오전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은 1심에서 강기갑 대표에게 무죄판결을 내린 이동연 판사가 우리법연구회 회원이 아니라는 사실을 거론하면서도 양쪽을 싸잡아 비난했다.

 

이주영 의원은 "판결문을 입수해 읽어보니 수긍하기 어려운 괴변으로 채워져 있었다"며 "무죄로 결론을 내려놓고 사실을 끼워 맞춰 내린 판결"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 판사가 우리법연구회 회원은 아니지만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할 수 없다"며 답변에 나선 박일환 법원행정처장에게 "우리법연구회를 해체할 자신이 없으면 물러나야 한다"고 다그쳤다.

 

박민식 의원은 "이번 '공중부양 판결'에 대해 국민들은 모두 잘못됐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대법원장이 해명을 해야한다, 만약 침묵하면 다른 판사들이 소신 있게 해도 되는구나라고 오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손범규 의원은 "이 판사가 우리법연구회 소속이 아니더라도 그 모임이 존재하는 현실, 우리법연구회가 큰 소리 치는 현실에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거들었다.

 

이에 대해 박일환 처장은 "법관 신분이 아무리 독립됐다고 해도 국회에서 이런 논란이 벌어질 때 항소심을 맡은 법관이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고 진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입법부에서 항소심 전에 1심 판결에 대해서 이런 논란을 벌이는 것 자체가 우려스러운 점이 많다"고 반박했다.

 

박 처장은 거듭 "의사당에서 법정의 역할을 대신하는 것은 신중을 기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법원보다 검찰 겨냥...  "검찰 개혁 추진할 것"

 

민주당은 박 처장을 두둔하면서 법원 개혁보다는 검찰 개혁을 강조했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검찰이 판결에 불만이 있으면 항소하면 되는데 1심 결과에 대해 권력을 가진 검찰과 정부여당이 지나치게 비판하는 것은 금도를 넘었다"며 "이렇게 간섭하면 앞으로 재판을 할 수 있겠느냐, 차라리 집권여당에 어떻게 재판할까 묻는 게 낫겠다"고 꼬집었다.

 

우윤근 의원도 "과거 권위주위 시절에는 법원마저 권력 앞에 굴종해 여당 의원들이 판결에 대해 질책할 필요가 없었는데 요즘에는 여당에 불만스러운 판결이 여러 건 나오는 것을 보면 사법부가 상당한 독립을 이루어냈구나라고 느낀다"며 "이명박 정부 들어 검찰의 잘못된 법집행을 용기 있는 판사들이 바로 잡았다는 여론도 많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2월에 구성될 국회 사법제도개선특위에서 검찰 개혁을 중점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민주당 소속 유선호 법사위원장은 "여야가 검찰 개혁을 비롯한 사법개혁을 위해 특위 구성을 합의한 것을 적극 환영한다"며 "사법개혁특위가 구성되면 그동안 제기됐던 검찰개혁 과제를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태그:#우리법연구회, #법사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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