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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역 시민사회진영이 오는 6월 2일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과 1대1로 '맞짱' 뜨기를 위한 구체적인 준비에 착수했다. 반MB(이명박)-반한나라당의 기치를 내건 야당-무소속 후보들을 단일화하기 위한 '시민네트워크' 구성에 들어갔다.

"2010 지방자치선거 부산시민대토론회, 시민네트워크 준비위원회 결성식"이 19일 저녁 부산YMCA 강당에서 열렸다. 지난해부터 논의해 최근까지 5회에 걸쳐 '열린토론'을 벌여 온 '시민네트워크를제안하는사람들'과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가 마련한 자리였다.

 ‘시민네트워크를제안하는사람들’과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는 19일 저녁 부산YMCA 강당에서 "지방선거 부산시민대토론회"를 열었다.
‘시민네트워크를제안하는사람들’과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는 19일 저녁 부산YMCA 강당에서 "지방선거 부산시민대토론회"를 열었다. ⓒ 윤성효

후보단일화와 정책선거를 이끌기 위한 시민네트워크 발족식은 예비후보 등록 첫날인 오는 2월 2일 열린다. 19일 저녁 시민대토론회 이후 시민네트워크 발족 준비위원회가 구성되었다.

남종엽(부산참여연대 회원), 유동철(부산참여연대 풀뿌리운동본부장), 김춘석(부산새사연), 김종민(부산참여연대 공동대표), 김태만(해양대 교수), 김영종(사회복지연대 대표), 박신렬(희망촛불 대표), 현정길(부산참여연대 정책자문단), 최수영(부산환경연합 사무국장), 최동섭(부산YMCA 시민사업국장), 최상영(자치21 사무처장), 박민성(사회복지연대 사무처장), 이철(부경아고라 운영위원), 손동호(부산참여연대 사무처장) 위원이 참여한다.

준비위는 오는 22일 부산 광장호텔에서 시민사회단체 대표자회의를 열고, '2010 발기인'을 조직한다. 시민네트워크는 10만명의 회원을 조직하고, 부산시장-구청장뿐만 아니라 광역-기초의원까지 야권 후보 단일화를 이루어내기로 했다.

이날 시민대토론회에서 최성주 부산참여연대 공동대표는 "부산은 지금까지 우리나라 제2의 도시였지만 추락하고 있다. 5년간 1000개의 기업이 부산을 빠져나갔다"며 "이번 선거에서 확 바꾸어서 좋은 부산을 만들어야 한다. 지방선거에서 주권혁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손동호 부산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지난해 총회 때 지방선거가 중요하기에 그냥 있어서는 안 된다고 해서 논의를 하기 시작했고, 지난해 5월과 7월 정책자문단을 구성했다"며 "시작도 하기 전에 공개하면 여러 가지 말이 나올 것 같아 정책자문단은 비공개로 했고, 최근까지 '6월 지방자치선거 준비를 위한 열린토론마당'을 다섯 차례 열었다"고 말했다.

한편 오는 26일 부산YMCA 강당에서는 사회복지연대 주최로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국민참여당 부신시당 위원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토론회가 열린다. 이날 토론회에는 민주당 부산시당도 초청했지만, 참석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야당 위원장들이 토론을 벌이면 후보 단일화에 대한 견해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최성주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 공동대표가 19일 저녁 부산YMCA 강당에서 열린 지방선거 시민대토론회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최성주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 공동대표가 19일 저녁 부산YMCA 강당에서 열린 지방선거 시민대토론회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윤성효

시민네트워크 활동의 '10대 사업과제'는?

이날 토론회는 김종민 공동대표의 사회로 진행되었다. 먼저 현정길씨는 "시민의 힘으로 시민의 승리를 만드는 시민네트워크를 구성하자"는 제목의 발제문을 통해, 지금까지 해온 다섯 차례의 '열린토론'을 종합해 갖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먼저 "지방선거에 대해 일부는 기대도 하지만 또 일부는 자포자기한다. 시민들은 잠자고 있는 것 같지만, 2008년 촛불처럼 어떤 계기가 되면 일어난다. 촛불 때 시민들은 '2010년 지방선거에서 확실하게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여주어야 한다'는 말을 했다. 그 선거가 다가왔다"고 말했다.

 현정길씨는 19일 저녁 부산YMCA 강당에서 열린 지방선거 시민대토론회에서 발제를 통해 '10만 시민네트워크 조직'을 제안했다.
현정길씨는 19일 저녁 부산YMCA 강당에서 열린 지방선거 시민대토론회에서 발제를 통해 '10만 시민네트워크 조직'을 제안했다. ⓒ 윤성효
이번 선거에 대해, 현정길씨는 "거대여당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부의 독주에 대한 견제의 장이 되어야 하고, '여와 야' '진보와 보수' 정치의 균형으로 좋은 부산을 만들기 위한 기반을 만들어야 하며, 지방선거 승리를 통해 향후 총선과 대선에서도 시민과 국민 승리의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시했다.

진보개혁진영의 문제도 지적했다. 그는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분열, 민주당과 국민참여당의 분열로 진보개혁진영의 정치세력은 그야말로 최악의 분열 상황이다"며 "그러나 공동지방정부 논의 등 선거연대와 정책연대 등 다양한 연대운동이 활성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씨는 부산이 '최악의 도시'로 전락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경제 규모와 총생산액, 수출 물동량과 수출액은 인천에 밀려 제3의 도시가 되었고, 인구는 최근까지 6년간 13만명이 감소했으며, 20~40대 경제활동인구의 유출이 심각하다"며 "부산에서 한나라당 장기집권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방선거과 관련해, 그는 "명확한 전선을 구축해야 한다"며 "한나라당의 일당지배구조를 타파하는 것이어야 한다. 한나라당과 반한나라당이 대결하여 한나라당의 반서민, 반민생, 반민주적인 독선 정치를 타파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조직해야 한다"며 '10만명의 시민네트워크'를 조직할 것을 제안했다. 시민네트워크를 구군별, 선거구별로 조직해 선거운동 지원과 캠페인, 모금운동, 온라인 활동 등을 벌인다는 것. 이른바 '촛불'처럼 해야 한다는 말이다.

시민네트워크 활동으로 '10대 사업과제'가 제시됐다. ▲단일화와 1:1 선거구도 공론화, ▲지역 정당-시민사회단체 연석회의, ▲구군별 시민네트워크 결성, ▲시민후보 정책대안 제시, ▲후보 조정 협상단 구성, ▲광범위한 모금운동(2010년에 10만명을 조직해 10만원씩 내자), ▲단일화 촉구 시민운동 전개, ▲지방선거 승리 기원 문화제(고 노무현 대통령 1주기 추모제 등), ▲4개강사업 강행과 언론장악 등 반한나라당과 부산 현안 문제 투쟁 전개, ▲시민후보 발굴 등이다.

현정길씨는 "지난 촛불운동이 보여주었던 깨어있는 시민들이야말로 이 사회에서 성실하게 일하는 노동자이고 농민이고, 도시 서민들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며 "시민들이 사회를 바꾸는 주체로 당당하게 설 때 일당독재구조를 무너뜨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10만 시민네트워크 조직은 어떻게?"

토론에서는 다양한 의견과 방안들이 나왔다. 김종민 공동대표는 "사람이 모이고 돈이 모이고 내용이 모이면 부산이 변한다"며 "절대로 10만명을 못 모신다고도 볼 수 없다. 오늘이 그 출발점이다"고 말했다.

구자상 '좋은부산만드는사람들' 운영위원은 "정파를 초월해서 좋은 부산을 만들기 위해 모여야 한다. 중립적인 그룹이건 진보세력이건 방안을 내고 네트워크를 해야 한다. 과제들을 모아서 토론하는 공론의 장을 만들고, 결국에는 선거연합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과 구의원 선거까지 어떻게 하든 한나라당과 일대일 구도를 만들어야 한다. 그런 것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승리의 씨앗이 있다"며 "아이들이 좋아하는 프로그램을 왜 잘 만드냐고 물으니 그런 프로그램을 만드는 사람이 아이를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하더라. 마찬가지로 우리가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면 시민들은 알고 동참한다"고 덧붙였다.

구자상 운영위원은 "변호사나 교수 등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기초의원선거에 나가도록 해야 한다. 교수니까 국회의원을 해야 한다는 것은 망상이다. 지방자치를 깡패 같은 사람들에게 맡겨놓고 교수들이 국회의원 한다고 해서 잘 되겠나. 문화단체나 교수단체도 할당제를 해서 지방선거에 출마하도록 해야 한다. 몇 명의 지도자들이 나온다면 많은 사람들이 출마할 것 같다"고 제시했다.

 구자상 좋은부산을만드는사람들 운영위원과 김혜정 희망세상 사무국장이 19일 저녁 부산YMCA에서 열린 지방선거 시민대토론회에서 토론했다.
구자상 좋은부산을만드는사람들 운영위원과 김혜정 희망세상 사무국장이 19일 저녁 부산YMCA에서 열린 지방선거 시민대토론회에서 토론했다. ⓒ 윤성효

김혜정 '희망세상' 사무국장은 "주변의 평범한 아주머니 20명에게 물어보니까 '좋은 부산 만들기라는 게 무엇이냐'며 별로 반응이 없더라. 그런데 선거 때 무엇을 해야 하느냐고 물으니 첫 마디가 '투표해야지'였다. 투표는 당연한데 그 말을 듣는 사람이 더 당황스러웠다. 투표는 어떤 한 사람을 찍고 마는 행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후보에 대해 알아야 하고, 사람들과 토론을 하게 되는데, 그렇게 되면 바른 후보를 찾게 된다"고 말했다.

김 사무국장은 "후보에 대해 알 수 있는 정보가 있어야 하고, 공약이 실천 가능한지를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혼자의 힘으로는 안 된다. 조금 더 적극적으로 조직해야 한다. 조직은 거창하고 어려운 일이 아니다. 내가 갖고 있는 인적네트워크를 그물코처럼 엮으면 된다. 계모임이든 친구 사이든, 영화모임, 종교 모임이든 조직을 잘 엮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10만명을 조직하는 일은 구호로 그칠 게 아니라 실제로 하면 가능할 것이다. 상층 중심, 지도부 중심의 사람들만 모여서 하자고 하면 실천되는 것이 아니다"면서 "스스로 신명나고 승리할 수 있다고 생각해야 다른 사람들에게도 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부산이 언제부터 한나라당 독주의 땅이냐?"

박신렬 희망촛불 대표는 "부산이 언제부터 한나라당 독주의 땅이냐. '3당합당' 하기 전에는 부산은 야당 도시였다. 20년 가까이 한나라당 일당으로 유지되고 있다. 그러면 야당은 부산에서 제대로 활동하는가.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은 목소리도 제대로 못 낸다. 내부적으로는 토론을 많이 하는데, 일반 시민들에게는 파고들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시민사회단체도 시민 없는 시민운동에 정치와 무관한 듯한 활동을 많이 해왔다. 이런 속에 시민들은 믿을 데가 없다. 그렇다 보니 정치를, 현실를 외면하게 되고, 자기 삶을 소극적으로 살게 된다"며 "이제는 시민의 힘을 조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시민운동은 정치 중립이란 말이 있다. 오히려 보수적인 단체는 선거 때가 되면 명확하게 자기 목소리를 낸다. 이번 선거에서는 진보를 지향하는 단체는 정치적 중립이라는 굴레를 벗어던져야 한다. 그래야 대척점을 만들 수 있다"며 "다양한 계층에서 참여해서 객관적이고, 공개적이며 투명한 후보를 세운다면 시민들로부터 호응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신렬 부산희망촛불 대표와 김정숙 좋은교육운동본부 운영위원이 19일 저녁 부산YMCA 강당에서 열린 지방선거 시민대토론회에서 토론하고 있다.
박신렬 부산희망촛불 대표와 김정숙 좋은교육운동본부 운영위원이 19일 저녁 부산YMCA 강당에서 열린 지방선거 시민대토론회에서 토론하고 있다. ⓒ 윤성효

김정숙 '좋은 교육감․교육위원 만들기 부산시민운동본부' 운영위원은 교육감-교육위원 선거에 대한 견해를 피력했다. 그는 현재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교육감-위원 선거 개정안에 대해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김 운영위원은 "지금은 교육 선거에서 자격을 낮추고, 정당추천제-정당비례대표제를 도입하는 것에 반대한다"면서 "한때 교육단체에서는 자격폐지를 지지한 적이 있지만, 지금 이 정부에서 하는 형태를 보면 폐지하는 데 망설여진다. 정당비례대표제나 정당추천제로 하겠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부산교육개혁연대에서 현 설동근 교육감에 대한 정책을 평가해 보았더니 이명박 대통령이 내세웠던 공약과 거의 같다. 가령 설 교육감도 사교육비를 없애겠다고 했던데, 과연 그렇게 되었나"면서 "지난해 경기도교육청에서 학생인권조례를 만들었는데, 5년 전 부산에서도 박영관 전 교육위원이 학생인권조례를 만들자고 했지만 다른 교육위원과 교육청에서 받쳐주지 않으니까 못했다"고 말했다.

김정숙 운영위원은 "교육희망네트워크는 올해 첫 사업으로 찾아가는 학부모교실을 운영한다. 2월까지 18개 지역에서 예비학부모교실을 운영하는데, 그때 학부모들을 만나면서 우리 사회를 어떻게 바꾸어 나갈 것인지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할 것"이라며 "교육감이 교육장(교육청)을 임명하는 것은 진정한 교육자치가 아니다. 교육장을 공모하도록 해야 한다.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시민의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네트워크를제안하는사람들’과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가 19일 저녁 부산YMCA 강당에서 마련한 지방선거 시민대토론회에서 많은 시민들이 참석해 토론 내용을 듣고 있다.
‘시민네트워크를제안하는사람들’과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가 19일 저녁 부산YMCA 강당에서 마련한 지방선거 시민대토론회에서 많은 시민들이 참석해 토론 내용을 듣고 있다. ⓒ 윤성효


#지방선거#한나라당#시민네트워크#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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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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