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새로운 종이 냄새를 맡으면 가슴이 콩닥콩닥 뛰어요."
전라남도학생문화회관(이하 문화회관)에서 운영하는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나온 초등생 딸 아이 별소릴 다한다.
지난 주말(16일) 온 가족이 여수시 무선에 위치한 문화회관에 갔다. 마침 이곳에서 아이들 '겨울 독서교실'이 열리는 관계로 도서관도 보고 도서대출증도 만들기 위함이었다. 여수시립도서관에서 발행한 도서대출증이 있지만 새로운 게 필요했기 때문이다.
은행에 돈 저축하듯 독서 생활화 추구하는 '독서 통장제'
독서교실은 초등학교 4, 5학년을 대상으로 '옛 이야기로 떠나는 우리 역사 여행' 형식으로 운영되는 프로그램이다. 참가 등록 시 독후감 1편을 제출했었다.
첫째 날, 도서관 이렇게 이용해요, 우리나라 옛 이야기 여행.
둘째 날, 아사달과 아사녀 이야기-백제 역사 속으로.
셋째 날, 맛있는 책 읽기-좋은 독서 습관, 연오랑과 세오녀 이야기-신라 역사 속으로.
넷째 날, 바보 온달과 평강공주 이야기-고구려 역사 속으로, 현대극으로 역할놀이.
엄마 제안에 아이들이 흥미를 보여 참여하게 된 것이다. 도서 대출증 만들 서류를 제출하고, 일반 자료실과 어린이 자료실을 둘러봤다. 아이에게 책 읽어주는 엄마, 책을 읽는 아빠, 편한 자세로 만화를 읽는 아이 등 아름다운 모습이 여기저기 보였다.
눈에 띄는 게 있었다. 어린이 '독서 통장제'였다. 이는 "어린이들에게 독서 동기와 흥미를 유발하고, 독서 생활화를 유도하기 위한 제도"라 한다. 또 "독서 편식 방지를 위해 은행에 돈을 저축하듯 어린이가 읽은 책 제목, 대출 반납일 등의 정보를 통장에 기록하는 시스템"이란다.
세상이 편할수록 책을 읽지 않는다는데…
게시판에는 '이달의 독서 왕'이 소개되고 있었다. 듣자 하니 책을 많이 읽은 학생에게 부여하는 독서 왕은 월간 누적 독서 마일리지에 의해 선정된 2명의 어린이에게는 작은 상품도 전달하고, 사진까지 안내판에 게시된다고 한다.
김연화 사서는 "1일 평균 이용객은 주말 1500명, 평일 1000명 정도"라고 한다. 도심과 동떨어진 곳이지만 꽤 이용객이 많다. 여수시 봉계동에서 온 김지인(12) 학생은 "새책이 많아 엄마에게 데려 달라고 부탁해 일부러 찾았다"고 말했다.
딸아이는 이곳이 좋은 이유에 대해 "다른 도서관은 책을 찾으려면 책 위치를 메모해 직접 보며 찾아야 하는데, 여기는 자료 검색하면 위치 안내 쪽지까지 나오는 시스템이라 편하다"고 했다.
세상 많이 변했다. 우리 때는 열람실 책장을 돌아다니며 뒤적여야 했었다. 어쨌거나 세상이 편할수록 책을 읽지 않는다는데 책 읽는 사람들을 보니 마음이 흐뭇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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