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4대강정비사업 낙동강 18공구 함안보 공사 현장에서 22일 오니토가 나와 한국수자원공사는 성분 분석을 의뢰했다. 사진에서 보면 모래와 오니토가 확연히 구분된다.
 4대강정비사업 낙동강 18공구 함안보 공사 현장에서 22일 오니토가 나와 한국수자원공사는 성분 분석을 의뢰했다. 사진에서 보면 모래와 오니토가 확연히 구분된다.
ⓒ 마창진환경연합

관련사진보기


4대강정비사업 낙동강 22공구 달성보 공사 현장에서 대규모 오니층이 발견되어 정밀조사의 필요성이 제기된 가운데, 낙동강 하류에 있는 함안보(18공구) 공사 현장과 양산1지구 하천정비사업 현장에서도 비슷한 퇴적층이 나왔다.

마산창원진해환경연합은 22일 함안보 공사 현장에서 시커먼 오니층이 쌓여 있는 현장을 목격했다. 이 단체가 촬영한 현장 사진을 보면 상대적으로 깨끗한 모래와 오니토는 확연하게 비교가 된다.

함안보 공사를 시행한 한국수자원공사는 이날 시커먼 토양의 시료를 채취해 성분분석을 의뢰했다. 수자원공사는 시커먼 흙을 다른 장소로 옮기지 않고 쌓아놓고 있는 상태며, 성분 분석 결과를 받은 뒤 처리할 예정이다.

경남 양산 물금읍 소재 '낙동강 양산1지구 하천정비사업' 현장에서도 시커먼 퇴적층이 발견되었다. 박재현 인제대 교수(토목공학)는 "22일 학생들과 함께 현장 조사를 벌였는데, 폭 20m 길이 150m 가량 상당히 넓게 시커먼 오니토가 쌓여있었고, 그 옆에 있는 모래는 깨끗한 상태였다"면서 "일단 시료를 채취해 성분 분석을 의뢰해 놓았다"고 말했다.

달성보 공사 현장에서는 오니토가 대규모로 나왔으며, 수자원공사는 달성보에서 500m 가량 떨어져 있는 낙동강 상류 둔치에 쌓아놓았다. 홍희덕 민주노동당 의원과 김좌관 부산가톨릭대 교수, 김영훈 안동대 교수 등 전문가들은 21일 달성보 현장에서 오니토의 시료를 채취했다.

이번에 발견된 시커먼 오니토에 대해, 환경단체와 환경전문가들은 대구 성서공단 등 금호강의 오염 물질이 쌓여서 생긴 것으로 보고 있다. 1991년에 발생한 '낙동강 페놀사건' 뿐만 아니라 낙동강의 대구 하류 지역에서 각종 오염 물질이 퇴적된 것으로 보고 있는 것.

4대강사업 낙동강 22공구 달성보 공사 현장. 사진에서 보면 왼쪽 언덕에 위는 상대적으로 깨끗한 모래가 쌓여 있고 아래는 시커먼 퇴적층이 확연히 다르게 보인다.
 4대강사업 낙동강 22공구 달성보 공사 현장. 사진에서 보면 왼쪽 언덕에 위는 상대적으로 깨끗한 모래가 쌓여 있고 아래는 시커먼 퇴적층이 확연히 다르게 보인다.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오니토 중금속 함유 여부가 하나의 관건?

4대강정비사업 현장을 모니터링하고 있는 '낙동강지키기 부산․경남․대구본부'는 "대구 상류 낙동강 구간에서 벌어지고 있는 4대강사업 공사 현장에서는 오니토가 아직까지는 나오지 않고 있다"면서 "달성보에 이어 함안보 공사 현장 등에서도 오니토가 나왔다면, 낙동강 하류 구간에 광범위하게 오니토가 분포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어 정밀조사가 필요하다"고 제시하고 있다.

오니토에 중금속이 함유되어 있는지 여부가 하나의 관건이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부산 구간인 서낙동강을 비롯해 곳곳에서 준설 작업에 들어갔다. 정부는 준설한 토양의 상당수를 인근 농경지 리모델링하는데 사용할 방침이다.

환경단체는 중금속이 함유된 오니토를 농경지 리모델링에 사용해서는 안 되고, 준설과정에서 수질 오염도 우려하고 있다.

정부는 4대강정비사업 환경영향평가를 하면서 낙동강 바닥 퇴적층에 대한 조사를 하지 않았다. 단지 낙동강 바닥 표피층(저질토)에 대해서만 환경영향평가를 했을 뿐이다. 김좌관 교수 등 환경전문가들은 준설할 곳을 지점별로 시추해서 퇴적층의 상태를 파악할 것을 제기했지만, 정부는 묵살했다.

현재 4대강정비사업 계획에 보면, 보 건설이나 준설 과정에서 오염물질이 나오면 시공사(건설업체)가 책임을 지고 복구하도록 되어 있다. 복구비는 시공사 부담이다. 이에 환경단체에서는 "오염물질이 나올 경우 건설업체가 은폐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하고 있다.

김좌관 교수 "준설 구간 퇴적층 환경영향평가 안하더니..."

임희자 마창진환경연합 사무국장은 "어제까지는 달성보 현장에서만 오니층이 발견된 것으로 보았는데, 오늘은 함안보를 비롯해 낙동강 하류 곳곳에서 오니토가 나왔다"면서 "오니토는 과거 낙동강 수질이 오염되었을 때 만들어진 퇴적층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오니층이 대규모로 나온 이상 섣불리 강을 파서는 안되고, 이 상태로 중단해야 한다"면서 "오니토에 대한 정밀조사부터 해야 하고, 그 결과에 따라 이후에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준경 생명그물 정책실장은 "대구 상류지역 낙동강의 4대강사업 공사 현장에서는 오니토가 나오지 않고 있다"면서 "퇴적층은 낙동강의 역사이며, 준설하기에 앞서 전반적인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해서 형질에 대한 정밀조사부터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서낙동강 구간의 하천정비사업 현장에서도 오니토가 나왔다. 그 사업은 민간업자가 하고 있었는데, 토양 성분분석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토양성분분석에 대해 행정정보공개를 청구했지만 민간에서 한 것이기에 공개할 수 없다고 했는데, 여러 의혹이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22일 함안보 공사 현장에서 오니토가 나와 환경단체는 정밀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사진에서 보면 중간에 시커먼 흙이 오니토이며, 건너편 모래는 상대적으로 깨끗한 상태다.
 22일 함안보 공사 현장에서 오니토가 나와 환경단체는 정밀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사진에서 보면 중간에 시커먼 흙이 오니토이며, 건너편 모래는 상대적으로 깨끗한 상태다.
ⓒ 마창진환경연합

관련사진보기


준설과정에서 퇴적층에 의한 수질오염 등의 문제를 줄곧 제기해 온 김좌관 부산가톨릭대 교수는 "어제 달성보 현장만 봤고 다른 현장을 다 봐야 알겠지만, 그렇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오니토가 나와 걱정"이라며 "환경영향평가를 할 때 준설할 구간의 퇴적층에 대한 지점별 토양 성분분석의 필요성을 제기했지만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토양 오염 정도를 알기 위해서는 성분분석을 해봐야 하는데, 17개 물질항목 가운데 하나라도 기준치를 초과할 경우 복구해야 한다"면서 "복구는 시공사가 하도록 되어 있는데, 그렇게 되면 건설업체들이 돈을 더 부담해야 하기에 은폐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한국수자원공사 "함안보 공사장 시커먼 흙, 성분 분석 의뢰"

달성보 공사 현장. 사진에서 보면 위는 상대적으로 깨끗한 모래가 쌓여 있고, 아래는 시커먼 퇴적층으로 환경단체는 오래 전부터 오염물질이 쌓여 생긴 것으로 보고 있다.
 달성보 공사 현장. 사진에서 보면 위는 상대적으로 깨끗한 모래가 쌓여 있고, 아래는 시커먼 퇴적층으로 환경단체는 오래 전부터 오염물질이 쌓여 생긴 것으로 보고 있다.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한국수자원공사 경남지역본부 관계자는 "함안보 공사 현장에서 시커먼 흙이 나와 오늘 전문검사기관에 성분 분석을 의뢰했다. 강 표면에 있던 토양인데, 많은 양은 아니다"면서 "그 흙은 공사 현장 중앙에 모아 놓았고, 그곳은 공사를 일시 중단한 상태며, 다른 곳은 공사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달성보 공사장의 오니토에 대해, 한국수자원공사는 "성분 분석을 했는데 중금속은 함유되지 않았다"면서 "2곳의 검사기관에서 실시한 성분분석 결과 구리, 크롬, 납 등 항목은 '불검출' 내지 '기준치 이하'였다"고 밝혔다.


태그:#4대강정비사업, #낙동강, #달성보, #함안보, #김좌관 교수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