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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걸 민주당 의원이 27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이종걸 민주당 의원이 27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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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소속 이종걸(52·안양 만안)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장이 경기도지사 후보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 위원장은 27일 오전 경기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도에서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 김문수 지사를 이기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그는 '야권단일화'를 최고의 선거운동 전략으로 내걸었다.

"김문수는 경기도의 이명박"이라고 주장한 이 위원장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앞으로 3년을 지금처럼 경기도민이 울면서 보내야 한다"며 "반드시 이명박과 김문수를 심판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는 또 "승리의 길은 명확하다"며 "한나라당을 넘어서는 야권단일화만이 유일한 승리의 길"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에 퍼진 '김진표 대세론'에도 제동을 걸었다. 이 위원장은 "이회창, 이인제, 박근혜에게서 보듯 대세론은 필패의 또 다른 말"이라며 "나의 출마는 곧 이변의 시작이자 대반전의 출발점"이라고 밝혔다. 야권단일화를 위해서는 민주당을 제외한 진보진영으로부터 거부감이 없는 후보를 뽑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은 누가 야권통합이 가능한 인물이냐를 뽑는 선거"라며 "내가 진보진영과 가장 교집합이 큰 정치인"이라고 거듭 지지를 호소했다.

이종걸 출마 선언, 당내 주류-비주류 경쟁 본격 시작

이 위원장의 출마 선언은 지난 19일 심상정(50) 전 진보신당 대표에 이어 두 번째다. 두 사람 외에 '지지율 1위'인 김문수 현 지사가 재선 의지를 불태우고 있고, 민주당 김진표 최고위원도 내달 1일 출마 선언을 준비하고 있다. 이밖에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에서도 후보를 낼 것으로 보여 경기도지사 후보군은 최소 6명 이상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이 위원장의 출마 선언은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우선 민주당 내에서는 주류-비주류, 당권파-비당권파의 경쟁이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일각에서는 이를 '정세균(김진표)-정동영(이종걸) 대리전'으로 보기도 한다. 정동영 의원의 핵심 선거참모들이 사실상 물밑에서 이 위원장을 돕고 있는 게 이런 시각을 뒷받침하고 있다.

하지만 이 위원장은 이 같은 해석을 부담스러워 하고 있다. "어떤 정파나 인물의 대리인이 아니다"라는 게 그의 항변이다. 경선 통과를 위해서는 당내 여러 의원들의 지지가 필요한데 '대리인'을 자청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또 경기도지사 선거를 위해서는 손학규 전 대표의 도움이 절실하다. 손 전 대표에게 SOS를 요청해야 하는 이 위원장으로선 '정동영'이라는 꼬리표가 달갑지만은 않다. 그는 조만간 손 전 대표가 칩거한 강원도 춘천으로 직접 내려가 삼고초려할 예정이다.

당 밖으로는 경기도지사 후보단일화 논의가 본격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심 전 대표와 노선이 비슷하고, 친분이 두터운 그로서는 후보단일화를 서두를 필요가 있다. 우선 과제인 당내 경선 통과를 위해서라도 진보개혁진영의 폭넓은 지지를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경기 안양 만안구 출신의 이 위원장은 경기고,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뒤 사법시험(30회)에 합격했다. 사법연수원 졸업 직후 '시민운동의 대부' 박원순 변호사와 함께 법률사무소를 열고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에 가입해 사회운동에 주력했다. 지난 16대 국회에서 정계에 진출한 3선 의원으로 민주당 내 비주류 연대체인 민주연대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이 위원장이 독립운동가 집안 출신이라는 점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의 할아버지인 우당 이회영 선생은 한일병합 후에 전 재산을 팔아 가족을 이끌고 만주로 가 항일무장투쟁을 벌인 인물로 존경받고 있다.     

이종걸 민주당 의원이 27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한 뒤 지지하는 동료의원들과 함께 만세를 외치고 있다.
 이종걸 민주당 의원이 27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한 뒤 지지하는 동료의원들과 함께 만세를 외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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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이 위원장의 출마선언문 전문.

경기도에서 이명박 정권을 이기겠습니다!
한나라당을 넘어서는 야권단일화로 반드시 승리하겠습니다

'한나라당을 넘어서는 야권단일화'만이 유일한 승리의 길!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경기 도민 여러분 그리고 민주당 당원 동지 여러분!
저는 오늘, 6월 2일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후보 출마 선언을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2010년은 이명박 정부 집권 3년째 접어드는 해입니다. 지난 2년 간 우리는 이명박 정부가 과연 어떤 정부인지, 누구를 위한 정부인지, 무엇을 위한 정부인지 너무나 생생하게 경험했습니다.

MB정부의 실체를 알기까지 우리 국민이 치렀던 희생은 너무나 큰 고통이었습니다. 재벌의 이익만을 위한 시장근본주의는 노동자의 일방적 희생을 강요했습니다. 특권층의 기득권을 지키려는 반민주, 반인권은 서민과 중산층의 붕괴를 강요했습니다. 불공정한 무한경쟁은 공동체의 파괴를 가속화 하고 있습니다.
김문수 도지사는 경기도의 이명박 대통령입니다.

아이들을 위해 무료급식을 실시하자는 정책 제안을 '학교를 무료급식소로 안다'며 비아냥대는 도지사입니다. 그렇게 아이들로부터 빼앗은 밥그릇으로 4천 7백 억 짜리 경기도청사를 지으려 했습니다. 묻겠습니다. 김문수 지사 자기 돈이면, 이렇게 하겠습니까?

쌍용자동차의 77일간의 사태를 기억합니다. 아버지의 실직은 곧 가정의 파괴로 이어집니다. 가정을 지키겠다는 절규에 물 한 방울의 인권도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김문수 지사는 그 기간 동안 단 한 번도 현장에 오지 않았습니다. 김문수 지사는 그때 어디서 무얼 했습니까? 그분들은 경기도민이 아닌가요?

남한강은 무자비한 개발로 흙탕물 천지로 변했습니다. 4대강 토목 사업 때문에, 남한강도 울고 주민도 울고 있습니다. 많은 국민이 반대하는 MB 정책에 입 닫고 있는 김문수 지사는 이대통령의 예스맨입니까?

김상곤 교육감이 추진하는 혁신학교와 무상급식이 김문수 지사의 방해로 번번이 좌초되어 그 피해가 고스란히 학생과 학부모에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경기도 교육의 혁신을 바라는 도민의 민의로 뽑힌 김상곤 교육감은 이명박 정부의 탄압으로 내일 검찰에 출두합니다.

우리 아이들의 눈물이, 짓밟힌 우리 아버지의 눈물이, 참담한 우리 이웃의 눈물이 넘쳐나고 있는 것이 경기도의 현실입니다.

이렇게 경기도민의 눈물이 넘쳐나고 있는데 도대체 김문수 도지사는 어디에 있었는지,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다시 한 번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참 독하고 나쁜 정권입니다.

우리가 지방선거에서 승리하지 못한다면 앞으로 3년을 지금과 같이 울면서 보내야 합니다. 그래서 이번 지방선거에서 반드시 이명박 대통령을 심판해야 하는 이유이며, 경기도 이명박 대통령의 대리인 김문수 지사를 심판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승리의 길은 명확합니다. 이명박 대통령, 김문수 지사를 심판하기 위한 '야권단일화'입니다. '한나라당을 넘어서는 야권단일화'만이 유일한 승리의 길이며 경기도민이 승리하는 길입니다.

우선 민주적 당내 경선을 통해 역동적 기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당원과 지지자들의 참여를 통해 승리의 동력을 만들어야 합니다. 지금 현재 민주당 내의 경기도지사 후보에 대한 설익은 대세론은 지지자와 경기도민의 바람과는 다른 허망한 줄 세우기일 뿐입니다.

이종걸의 경선승리는 이변의 시작이자 대반전의 출발점!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대세론은 필패의 또 다른 말이었습니다. '97년과 2002년의 이회창 대세론, 2002년 이인제 대세론, 2007년 박근혜 대세론, 2008년 힐러리 대세론은 모두 패배로 끝났습니다. 그리고 이 반전은 모두가 최종의 승리로 이어졌습니다. 이번 저의 출마와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은 이변의 시작이자 대반전의 출발점이 될 것입니다.

민주당의 후보는 한나라당과 다른 세력임을 보여줄 수 있는 후보여야 합니다. 또한 진보진영으로부터 강한 거부감이 없는 후보여야 합니다. 그래야 단일화가 가능합니다. 그래서 한나라당과 일대일 구도를 만들어 심판할 수 있는 후보여야 합니다. 결론적으로 야권의 통합된 힘을 모아 MB와 김문수 지사를 심판할 수 있는 후보여야 합니다.

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은 '야권 통합이 가능한 인물이 누구인가'를 뽑는 선거가 될 것입니다. 저는 민주당에서 진보진영과 가장 많은 교집합을 가지고 있는 정치인이라 자부합니다.

무한경쟁만 강조하는 친재벌 시장일방주의에 반대해 왔습니다. 그래서 쌍용자동차 문제 해결을 위해 함께 했고, 출자총액제한제도 완화를 반대했습니다. 개방을 반대하지 않지만 준비된 개방이 아닌 한미FTA는 반대했습니다.

저는 이번 18대 국회에서 교육과학기술위원장을 하면서 해마다 치솟는 등록금 인상을 막을 수 있도록 등록금 상한제를 관철시켰습니다.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 그리고 보수단체의 반대와 협박은 집요했습니다. 그러나 그 어떤 것에도 굴하지 않고 학생과 학부모의 고통 최소화가 지상 과제라는 사명으로 꿋꿋하게 등록금 상한제를 관철시켰습니다.

힘든 과정 속에서 힘이 부족해 무너진 경우는 있어도, 힘을 남기고 무릎 꿇은 적은 없습니다. 그 모든 과정에서 진보개혁세력과 함께 해 왔습니다.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함께 하자고 당당히 요구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명박 정권으로부터 경기도의 독립 선언!

기자회견에 앞서 우당 기념관에 들렀습니다. 제 조부이신 우당 이회영 선생은 일제의 이익을 위해 이 땅을 유린한 친일세력들과 치열하게 투쟁하셨습니다. 그것이 옳기에, 반드시 이뤄야 하기에 조국의 독립을 위해 온몸을 바쳤던 조부님의 정신을 가슴에 담고 이 자리에 섰습니다.

오늘 저는 무거운 마음으로 중산층의 붕괴, 서민의 고통을 외면한 채 친재벌 정책으로 일관하고 있는 이명박 정권으로부터 경기도의 독립을 선언하고자 합니다. 경기도의 주인인 도민을 위한 지방정부, 낮고 겸손하되 도민을 위해서는 단호한 정부를 만들 것이며, 오늘이 그 시작이 될 것입니다. 경기도에서 이명박 정권을 이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태그:#이종걸, #경기도지사, #김문수, #심상정, #김진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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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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