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는 살아있다. 즉 우리가 살고 있는 거대한 땅덩어리(판)는 움직이고 있다. 이를 움직이게 하는 에너지의 근원은 어디에서 오는가? 판의 움직임을 통제하는 열의 근원은 지구 내부(맨틀; 지표에서 30~2900km까지의 깊이)의 방사성 동위원소 붕괴에 의해 발생하는 열이다. 지구상의 생태계를 살아있게 하는 주 에너지의 근원은 무엇인가? 태양이다. 즉 지구의 생태계는 태양에너지의 수십억분의 1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다.
다시 말해 지구를 움직이는 엔진은 지구 내부(맨틀)에서 발생하는 열과 태양에서 발생하는 열을 받으며 지구는 작동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지구를 움직이는 엔진 두 개가 이상하다는 보고가 몇 년 전부터 사이언스와 네이쳐 등에 보고되고 있다. 태양이라는 엔진의 밝기변화가 이상이 있으며 우리가 살고 있는 땅덩어리(판)의 움직이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판은 위치에 따라 다르지만 1년에 약 2~15cm 정도 움직이는데 이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로 인하여 지진활동 또한 과거에 비해 활발해지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인간이 방출한 이산화탄소가 전지구 온난화를 초래하고 있다. 이는 2001년 및 2007년 발표한 IPCC 보고서의 내용이다. 현재 지구상 이산화탄소는 어디서 올까? 이를 고려하지 않고 인간의 화석연료 사용으로 인한 이산화탄소 방출이 전지구의 온도를 상승시킨다고 하기에는 좀 부족한 점이 있다. 그렇다고 IPCC의 보고서를 부정하고자 이 글을 쓰는 건 아니다. 단지 이산화탄소가 인간의 화석연료 사용에 의해 방출된 것 이외에 어디에서 오는지 언급하고자 한다.
이산화탄소의 근원지는 (1) 바다 밑의 화산활동, (2) 플랑크톤의 호흡, (3) 바다 속 생물체의 용해, (4) 육상암석의 풍화작용, (5) 바다 속의 흙(퇴적물) 등 다양하다. 바다 밑의 화산활동에 대해서 살펴보자. 바다마다 깊이가 약간씩 다르지만 해수면에서 약 5000m 밑의 바다 밑은 화산활동에 의해서 마그마가 끊임없이 지구내부(맨틀)에서부터 중앙해령(mid-oceanic ridge)으로 올라오고 있다. 중앙해령은 대서양, 태평양, 인도양의 중앙부에 놓여있는데(태평양은 정 중앙부는 아님) 그 길이는 약 80000km 에 이른다. 다시 말해 해양 밑바닥은 약 80000km의 연장선상에 지금도 온도가 평균 약 1000℃ 되는 마그마가 끊임없이 맨틀에서 바다 밑바닥에 위치한 중앙해령으로 흘러나오고 있다.
즉 바다 밑바닥은 갈라져 있으며 갈라진 틈새(폭이 30~50km 정도)로 뜨거운 마그마가 흘러나온다는 의미이다. 문제는 마그마(용암) 속에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가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쉬운 예로 제주도의 거무칙칙한 암석을 생각해 보자. 암석 표면에 구멍이 많이 뚫려 있는데 원래는 구멍 속에 이산화탄소 등 기체가 포함되어 있었으나 지구 내부에 있던 마그마가 대기 중에 노출(용암)되면서 기체가 빠져나간 자리이다. 과거에 판의 움직이는 속도와 맨틀(땅속)에서 올라오는 마그마(용암)의 양은 지구 역사상 일정하지 않았다. 과학계의 보고처럼 현재 판의 움직이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음은 지구 내부로부터 이산화탄소가 물 속에 많이 방출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우리는 현재 얼마나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가 지구 내부로부터 나오는지, 또한 이가 대기와 해양의 상호작용에 의해 대기의 이산화탄소 농도에 미치는지는 전혀 아는 게 없다.
동물 플랑크톤은 호흡을 하면서 이산화탄소를 방출하고 식물플랑크톤은 여기서 나온 이산화탄소와 빛을 사용하여(광합성 작용) 에너지를 만들어 살아가고 있다. 해수의 순한 변화나 해양 내부의 원인 모를 변화가 이들의 양에 영향을 미치며 이로 인하여 이산화탄소의 농도에 영향을 미친다. 바다 속 생물체의 화학성분은 크게 탄산염암(CaCO3)과 규산질(SiO2)로 되어 있으며 생물체가 죽으면 탄산염암이 분해되어 이산화탄소를 방출하는데 그 양이 인간의 화석연료 사용에 의한 방출양보다 약 4000배 이상 많다. 육상의 암석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부셔져서 마지막으로 석영과 점토가 된다. 이 과정에서 암석 속에 포함된 이산화탄소가 방출된다. 바다 속의 퇴적물속에는 생물체가 묻혀 있다. 생물체의 살(조직)부분은 탄소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러한 탄소가 물분자(H2O)와 결합하여 이산화탄소를 생성한다. 현재 판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음은 해양퇴적물을 교란시켜 퇴적물속에 함유된 이산화탄소(메탄도 적용 됨)가 물속에 방출되어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의 농도를 높일 수 있음을 의미한다.
기후는 지구계(대기권-수권-생물권-빙권-지권)의 상호작용에 의해서 변한다. 그러므로 위에서 언급한 이산화탄소의 근원에서 본 바와 같이 이들 5개권의 상호작용을 통합하여 연구하지 않고는 기후변화나 환경변화의 메커니즘을 규명하기 어렵다. 현재 세계기상기구(WMO)나 전지구관측시스템(GEOSS)에서는 자료의 표준화와 전지구의 육상, 해양, 대기 등 모든 자료의 교환을 무척 강조하고 있다. 기후변화의 원인을 지구계의 관점으로 접근하지 않고는 기후변화의 메커니즘과 환경변화를 이해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덧붙이는 글 | 신임철기자는 현재 기상청에서 연구관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