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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도라 행성 아바타 무대가 되는 판도라 행성의 모습
판도라 행성아바타 무대가 되는 판도라 행성의 모습 ⓒ 아바타 영화 포스터

영화'아바타'속 판도라 행성은 생명이 펄펄 넘친다. 300m 높이 나무가 뻗은 숲은 신비롭고 아름답다. 현실 '대한민국'은 어떤가. 아직까지 마을은 활기차고 동네를 품은 숲도 여전히 아름답다. 강물에는 생명이 퍼덕거리고 유장하게 흐르는 몸짓은 눈부시지만, 위험하다. 인간주둔 기지 헬 게이트에서 판도라 행성을 넘보듯, 대한민국은 사익 추구무리들이 출렁이는 강물을 잠재우지 못해 안달이니까.

대한민국 현실은 영화보다 가혹하다. 영화에서는 대체 에너지-언옵타늄- 채굴을 위해 토착민'나비'를 닮은 아바타를 보내, 그들의 언어를 연구하고 마음을 읽어내고 생각을 들어주었지만 2010년 대한민국 건설족은 왁살스럽고 몰인정스럽기만 하다. 강가에 살며 농사짓는 사람까지 짓이기고 몰아내는 판이니 물 속 목숨붙이들 사정은 안중에도 없다.

영화는 3시간이 채 안되어 끝났지만. '영혼의 나무'만큼이나 아름다운 금강 낙동강 영산강 한강이 멋대로 흐르지 못할 생각을 하니, 그냥 자리를 털고 일어날 수 없었다. 끝맺음 자막 사이로 사라지는 판도라 행성을 구한 전사, 제이크 설리 이름을 다급하게 부른다. 지구별 -판도라 행성- 대한민국 강물이 죽어가고 있으니, 함께 구하러 가지 않을래.   

아바타 제이크 설리 판도라 행성을 지키는 전사로 다시 태어난 제이크 설리
아바타 제이크 설리판도라 행성을 지키는 전사로 다시 태어난 제이크 설리 ⓒ 아바타 영화 포스터

제이크 설리는 천연기념물 454호인 물고기 미호종개로 모습을 바꾸어 대한민국으로 왔다. 사람의 조종을 받는 아바타가 아닌, 자연을 지키는 아바타로 다시 태어났다. 

제이크 설리는 어름치, 얼룩새코미꾸리, 맹꽁이, 임실납자루 사이를 유유히 헤엄친다. 강가에 피어난 단양쑥부쟁이 사이로 눈빛을 번득이는 삵과 수달을 바라본다. 맑은 강물을 안고 반짝이는 금빛모래에 눈이 부신 듯 수면으로 펄떡 뛰어오른다. "판도라 행성의 숲보다 더 활기차고 아름다운 강물이네! 여기도 돈 되는 대체 에너지, 언옵타늄이 있는 거야? 이 강물을 막는 이유가 뭐야?"

강물과 사람, 사람과 생명붙이들 사이 교감을 빼앗고자 강물을 막는거지. 자연과 교감하고 소통하는 삶을 끊고, 오로지 돈에 기대 살도록 길들이려는 수작이야. 교감과 소통이 끊기면 사람들은 덩그러니 홀로 남은 그렇고 그런 나약한 존재가 되지. 그걸 노린거야.

어류 포유류 조류 양서류 파충류 따위 온갖 생명들이 강물을 나눠 마시고, 먹이사슬로 이어져 서로가 서로에게 기대는 그물망을 찢어버리면 당장 숨 쉬고 땅에 발을 딛는 것조차 싸워서 얻어야 할 판이니 세상은 아귀다툼이 되는거지.

4대강을 막은 까닭, "자연 그까이 꺼, 돈이면 다돼!"라는 메시지

'4대강이 죽었다'는 엄청난 선전과 '4대강 살리기'라는 황당한 선동을 퍼부은 다음 불도저로 강바닥을 짓이기는 이명박 정권은, 영화 속 개발독재의 하수인 쿼리치 대령보다 훨씬 잔인하고 더 빠르게 생명을 도륙하고 있다.

자연을 지키는 아바타 미호종개로 거듭난 제이크 설리는, 대형 보 16곳을 설치하여 흐르는 강물을 막고 5억 7000만㎥의 모래를 파내어 뭇 생명과 사람들로부터 강을 빼앗는 대한민국 개발족과 그 하수인 쿼리치를 상대로 싸움을 시작한다.

쿼리치 대령 개발독재자의 하수인 쿼리치 대령(왼쪽 인물)
쿼리치 대령개발독재자의 하수인 쿼리치 대령(왼쪽 인물) ⓒ 아바타 영화 포스터

"오늘 4대강 개발을 막는 한 가지 일이, 우리 운명을 결정짓는다"며 자연을 지키는 아바타 제이크 설리는 다가오는 불도저를 향해 활시위를 메긴다. 강물 신음소리를 듣지 못하는 무심한 우리들 가슴에도, 화살을 날린다.


#아바타#4대강 개발#판도라 행성과 대한민국#불도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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