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지방선거 출마 예상자들의 활동이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인천 최대 자치구의 수장을 뽑는 부평구청장 선거가 여러 변수로 인해 예측이 불가능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박윤배 청장 부인 항소심, 이익성 전 구의원 출마 '변수'
4대강 사업·세종시 수정안 등 여러 국정 난맥에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꾸준한 지지도를 보이는 한나라당의 경우 현재까지 박윤배 현 부평구청장, 고진섭 인천시의회 의장, 강문기 시의원, 오태석 전 부구청장이 출마를 중이다.
한나라당 공천에서는 '제3자 뇌물취득' 혐의로 1심에서 구속된 박 청장 부인의 항소심 재판 결과가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항소심 재판 과정에서 1심 때와는 다른 사건 정황이 나와 재판 결과에 관심이 모아진다. 오태석 전 부구청장을 제외한 출마희망자들은 박 청장 부인이 무죄를 선고받는다면 출마를 포기할 수 있다는 의사를 직·간접으로 밝혔다.
여기에 지난해 5월 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상실한 이익성 전 구의원의 특별사면복권 여부도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3월 초에 특별 사면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조진형 국회 행정안전위원장의 최측근인 이익성 전 의원이 사면 복권될 경우 구청장 선거에 출마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특별 사면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 이 전 의원은 18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조 의원을 돕다가 선거법을 위반, 벌금 200만원을 확정 판결받아 현재 피선거권이 없다. 조 의원의 보좌관 역할을 수행 중이다.
이와 관련해 조 의원 측은 언급을 회피하고 있지만, 이 전 의원이 사면 복권되면 부평구청장 선거에 출마할 수 있다는 뜻을 일부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조진형 의원은 2일 <부평신문>과 한 인터뷰를 통해 "기회가 주어진다면 부평을 위해 일 할 수 있는 사람(=이익성 전 의원)"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홍미영 전 의원 출마 선언... 민주당 전략공천 불투명
민주당에서도 부평구청장 선거 출마를 준비하는 사람이 적지 않은 가운데, 3일 홍미영 전 국회의원이 기자회견을 통해 출마를 선언했다.
홍 전 의원은 부평에서 빈민운동과 지방의회 활동을 거쳐 국회에 입성한 대표적 여성 정치인이다. 민주당 부평구청장 후보로 전략공천을 희망해온 홍 전 의원은 공식 출마 선언을 늦게 하는 까닭에 전략공천을 놓쳤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상현·김용석·김승현·이성만씨 등 부평구청장 출마를 준비 중인 후보군들은 지난해 말까지는 출마 준비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았다. 당시 홍 전 의원이 출마를 공식화했다면 홍영표(부평을) 국회의원과 문병호(부평갑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 전 국회의원은 사실상 홍 전 의원을 전략 공천할 분위기였다.
하지만 홍 전 의원이 출마 의사를 밝히지 않자 다른 출마 희망자들이 출마를 선언하고 행보를 시작했다. 이들은 개인 사무실을 구해 지지자를 모아내고 있고 출판기념회 등을 통해 얼굴 알리기를 본격화하고 있다. 이로 인해 사실상 당내 경선이 불가피한 상황이 조성되고 있다.
문병호 전 의원은 4일 <부평신문>과 한 인터뷰를 통해 "출마 선언 시점이 빨랐다면 다른 후보군의 양해도 쉽게 이끌어내고 지지자들도 쉽게 모아나갈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면서, "지금은 전략공천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이고 경선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홍영표 의원도 "민주당 소속 구청장 후보군들은 홍 의원의 불출마를 전제로 출마를 준비해온 것으로 아는데, 개인적 결단도 필요했을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전략공천을 하기는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민주대연합 카드로 민주노동당 '한상욱' 부상 예상
전국에서 지방선거 관련 진보대연합과 민주대연합 논의가 가장 활발한 지역은 인천이다. 6.2 지방선거가 가까워질수록 선거연합은 더욱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민주대연합을 주요한 돌파구로 보는 민주당이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 다른 야당, 시민사회와 전략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것은 부평․남동․서․동구 기초단체장 선거로 보인다.
특히 민주노동당이 10년째 공을 들여 활동해온 부평에서 민주대연합 카드를 내놓을 공산이 커 보인다. 이런 과정에서 부평구청장 선거에 두 번 출마한 '한상욱 후보' 카드는 매우 유력한 카드로 떠오를 수 있다.
한상욱씨의 활동력이 예년에 비해 떨어졌다는 평가도 있지만, 인천에서 부평이 민주노동당 조직세가 가장 강한 점을 감안하고 민주대연합 전략 후보로 야당과 시민사회의 힘이 집중한다면 득표력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한상욱씨는 <부평신문>과 한 전화 인터뷰를 통해 "올해 지방선거의 성격은 이명박 정부의 오만과 독선, 인천시정의 한나라당 독주를 심판하는 선거인데다, 진보와 민주 연합 등이 논의되는 만큼 성사 여부에 따라 그 파괴력은 예전 선거와 다른 결과를 낳을 것으로 본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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