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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활법률 상식사전>겉그림
<생활법률 상식사전>겉그림 ⓒ 위즈덤하우스
<오마이뉴스>에 연재중인 '김용국의 아는 만큼 보이는 법'이 한권의 책으로 나왔다. 그 책은 '당하기 전에 꼭 알아야 할-<생활 법률 상식사전>(위즈덤 하우스 펴냄) 400여 페이지에 가까운 이 책을 읽는 동안 종종 들었던 생각은 '이런 책 좀 더 일찍 읽었으면 좋았겠다.'

오랜 동안 작은 규모의 자영업을 해오면서 어쩔 수 없이 떼이는 돈도 종종 있는데 소송을 하자니 소송비용이 걱정되고 번거로운지라 포기한 경우도 여러 번 있었기 때문이다. 솔직히 사소한 것이라도 어길 경우에는 절대 빠져나갈 수 없도록 끈덕지게 달라붙지만, 당하면 너무나 멀리에 있어 하소연조차 할 수 없는 것이 '법'이라고만 생각해 왔다.

이런 내게 '당하기 전에 꼭 알아야 할-<생활 법률 상식사전>의 저자 김용국은 명쾌하고 재치 있게 귀띔하고 있었다. 때문에 '알다가도 모를 법'이 귀에 쏙쏙 들어올 밖에.

1천만 원 소송하는데 비용은 얼마?

사례1 : 작은 식당을 하는 손미각(가명)씨는 인근 아파트 공사 현장의 인부들에게 석 달 간  밥을 해주었다. 건설사 사장은 공사가 끝나는 대로 밥값을 주겠다고 약속했지만 반년이 지나도록 한 푼도 받지 못했다. 밀린 밥값은 1천 만 원. 손 씨에게는 큰돈이었다. 손 씨는 민사 소송을 하려고 하는데 비용이 얼마나 들지, 또 재판에서 이기면 비용을 받아낼 수 있을지 궁금하다. - 책속에서

(내용은 다르지만) 이런 경우는 우리 주변에 아주 흔한 것 같다. 몇 년 전, 도매업을 하는 지인 N씨가 소매점에 대준 물건값 7백 만 원을 받지 못하고 도리어 합의금까지 줘야하는 일이 발생했다.

약속한 날짜는 이미 지난 지 오래, 그다지 큰 이익을 남기지 않고 대준 물건 값을 받지 못한 N씨는 수소문하여 그 집을 찾아갔다. 1년 넘도록 온갖 핑계를 대며 물건 값을 주지 않으면서 평수를 늘려 이사를 하고 새 차까지 뽑았다는 소문이 있었기 때문이다.

소문은 틀리지 않았다. 업계에 나쁜 소문이 많은 그는 돈을 언제 줄 건지 각서를 받으러 간 N씨에게 '배째라'는 식으로 나왔다. N씨는 그만 욱하는 마음에 주먹이 먼저, 며칠 동안 경찰서 유치장에 구금된 후 물건 값을 포기하고 합의금 5백 만 원을 준 후 풀려났다나.

사례2 :  상인자(가명)씨는 시장에 자그마한 가게에 세를 얻어 과일 장사를 했다. 계약기간 2년이 다 되었는데도 매달 50만 원 월세 내기도 버거울 정도로 벌이가 시원찮았다. 건강도 나빠져서 장사를 접어야 할 판이었다. 그런데 가게주인 안정직(가명)씨에게 보증금 1천 만 원을 돌려달라고 요구했다가 핀잔만 들어야 했다. 주인은 '새로 세입자를 들여놓고 나가는 것이 시장의 관행'이라고 했다. 그런 법이 어디느냐고 따졌지만 안 씨는 요지부동이었다. 새로운 세입자에게 돈을 받아서 나가든지 아니면 세를 물고 계속 장사를 하든지 알아서 하란다. - 책속에서

이 또한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사례다. 계약기간이 지나면 다음 세입자와 상관없이 주인이 보증금을 돌려줘야만 한다는 것쯤은 대부분 알고 있다. 그런데 당연히 돌려줘야 하는 돈을 주기는커녕 관행이라며 이처럼 뻗댄다면 막상 어찌해 볼 도리가 없다.

상인자씨나 상인자씨의 가족 중 누군가가 안정직씨를 지인 N씨처럼 폭행한다면 당연히 손해다. 이럴 때는 소송을 하는 등의 법의 힘을 빌려야만 한다. 법을 몰라서가 아니라 번거로운 법의 절차 등을 악용하거나 '배 째라'는 식의 어거지인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1천만 원을 받아 낸 비용은 1만 원, 그리고 10만 원

그런데 없는 사람들에게 이런 경우 가장 큰 부담은 소송에 드는 비용이다. 사실 비용도 걱정이지만 소송을 하는 동안의 손해도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가급 소송은 하지 말아야 한다. 손미각씨(사례1)와 지인 N씨, 상인자(사례2)씨가 소송을 하지 않고 돈을 받아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1천 만 원을 받아내기 위한 소송비용은 얼마나 들까?

이 문제를 해결한 건 달랑 종이 한 장 이었다. 바로 내용증명 우편이었다. 아들은 주인에게(사례2의 안정직 씨)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으면 소송을 제기할 것이니 빨리 돌려 달라"는 말을 적어 내용증명 우편을 보냈던 것이다....이런 경우 내용증명 우편은 그 어떤 소송보다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만일 상씨가 바로 임대차보증금 반환소송을 했다고 가정해보자. 소장을 작성하는 데 시산과 비용을 들였을 것이고, 또한 판결을 받기까지는 최소한 몇 달은 걸렸을 것이다. 그동안 월세는 월세대로 까먹었을 터이다. 하지만 내용증명을 쓰는 데는 하루, 비용은 1만 원 안팎이었을 것이다. - 책속에서

이제까지 내용증명은 특별하고 번거로운 절차를 거쳐야하는 특별한 양식의 서류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인터넷 우체국(http://www.epost.go.kr/ )에 회원으로 가입한 사람은 인터넷으로 보낼 수 있을 만큼 간단하고 간편한 서류라고. 책속에는 내용증명 양식을 비롯하여 효과적으로 보내는 방법, 지급명령 등이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내용증명이 효과적인 경우를 책속 자료를 참고로 소개하면 ▲상대방이 제때 돈을 갚지 않거나 계약을 이행하지 않을 때 ▲부동산 매매계약 후 전 주인이 이전등기를 해주지 않을 때 ▲전세보증금을 제때 돌려받지 못했을 때 ▲방문판매, 인터넷쇼핑 등으로 물건을 구입한 뒤 반품(청약철회)을 할 때 ▲채권의 양도사실을 통지할 때 ▲소송 전에 마지막으로 상대방 의사를 확인하고 싶을 때 등이다.

1천 만 원 받아내는 소송비용은 얼마나 들까? 형사재판은 국가가 범인을 잡기위해 형벌권을 행사하기 때문에 소송에 드는 비용은 전액 국가가 부담하지만 상인자씨나 손미각씨처럼 법원을 통해 개인의 권리를 찾는 민사재판에 드는 비용은 재판을 거는 원고가 인지대와 송달료를 내야만 재판이 시작된다고 한다.

인지대는 1000만 원까지는 청구금액 X 0.005. 즉 상인자씨나 손미각씨가 1천 만 원을 받기위한 소송에 내야 하는 인지대는 5만 원이며 N씨는 3만5천 원을 내야한다. 그 다음은 재판 당사자에게 발송하는 우편요금인 송달료. 사건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원고1, 피고1 기준 5만 원~10만 원선. 1천 만 원을 돌려 받기위한 소송비용은 10만 원 정도라는 이야기다.

하지만 이 금액은 고정이 아니다. 1심으로 끝나지 않고 2심, 3심까지 가거나 변호사를 선임하고 증인을 부르는 경우 이에 대한 비용들이 추가되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누군가에게 받아야 할 돈을 받지 못해 혼자 끙끙 앓거나 지인 N씨처럼 감정을 앞세우는 것보다 내용증명을 보내보거나 나홀로 소송이라도 해보는 것이 훨씬 현명해 보인다.

"법에 문외한인 일반인들도 법을 쉽고 만만하게 여겼으면 좋겠다"

'당하기 전에 꼭 알아야 할-<생활 법률 상식사전>을 통해 만나는 법은 살갑고(?) 재미있다. '알다가도 모를 법'이 아니라 '반드시 알고 싶어지는 법'이다. 저자는 우리 주변에서 가장 흔하게 일어날 수 있는 유형들을 사례로 제시,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소송 혹은 재판 때 어떤 절차를 밟아야하고 어떤 점을 조심해야 하는지 등 일반인들에게 가장 많이 일어날법한 것들을 8장에 나눠 쉽게 설명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법원에서 일한지 10년도 넘었습니다. 그동안 법정 안팎에서 만난 분들이 아마도 수 만 명은 족히 될 것입니다. 그분들에게서 가장 많이 들었던 것이 "제가 법을 잘 몰라서요"였습니다. 그 말을 들으면서 생각했습니다.. 모르는 것까진 좋은데 그 무지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도 될까? 모르면 배워야 하지 않을까? 하지만 서점에 나가보니 일반인들이 법에 대해 쉽게 베우고 익힐만한 마땅한 책이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그들이 모를만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라고 그 생각은 나로 하여금 좀 더 쉽게, 좀 더 실용적으로, 좀 더 생생하게 책을 써야겠다는 결심으로 이어졌습니다. 저는 사람들이 법을 쉽고 만만한 것으로 여겼으면 하는 바람을 이 책에 담았습니다. - 저자의 말 중에서

내용에 앞서 '법률 용어로 찾아보기'를 넣은 것도 좋다. 필요한 것을 찾아 읽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저자에 의하면 <오마이뉴스>에 연재한 내용에 40%가량의 내용을 더했다. 지면상 소개하지 못한 법률상식과 양식 등을 책에는 좀 더 많이 넣었다고. 받지 못한 임금과 퇴직금을 청구할 수 있는 기간이나 불복기간 등은 기억해두면 좋을 것 같다. 눈에 띄는 몇 가지만 소개하면.

▲나홀로 소송, 여기서 도움을 얻을 수 있다 ▲바람 난 남편 '고소'할까 '고발'할까 ▲벌률에서 '선의'는 좋은 뜻이 아니다 ▲손해 보지 않고 변호사 선임하는 방법은? ▲출처를 밝히면 저작권법 위반 아니다? ▲저작권법 위반으로 고소당했다면 ▲송일국 취재 여기자에게 무슨 일이? ▲카페회원들끼리 댓글 논쟁하다가 형사처벌을 받기도 ▲진실을 말하면 명예훼손이 아니다? ▲배우자 집 나간 지 몇 년 되면 이혼? ▲수 억 원 위자료, 현실엔 없더라 ▲이름을 바꾸는 방법과 절차 ▲상갓집 부의금과 결혼 축의금은 누구 소유일까? ▲뱃속의 아이도 손해배상 청구소송 가능? ▲대리운전기사의 사고는 주인 책임? ▲밀린 임금과 받지 못한 퇴직금은 어떻게 받아내야 ▲한 해 고소사건 얼마나 되나? 등이다.

덧붙이는 글 | 당하기 전에 꼭 알아야 할-<생활법률 상식사전>|김용국|위즈덤하우스|2010-01-22 |15,000원



생활법률 상식사전 - 당하기 전에 꼭 알아야 할, 2013년 개정법률 완벽반영

김용국 지음, 위즈덤하우스(2013)


#법률상식#재판(법원)#민사(형사)#나홀로소송#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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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제게 닿아있는 '끈' 덕분에 건강하고 행복할 수 있었습니다. '책동네' 기사를 주로 쓰고 있습니다. 여러 분야의 책을 읽지만, '동·식물 및 자연, 역사' 관련 책들은 특히 더 좋아합니다. 책과 함께 할 수 있는 오늘,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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