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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서 현 수원시장의 비서실장을 지내 '오른팔'로 통했으며, 며칠 전 팔달구청장직을 내놓은 이중화 전 구청장이 8일 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해 파문이 일고 있다. (관련기사 : 전현직 구청장들 "나도 수원시장할래")

 

이 구청장은 이날 오후 팔달구 인계동 수원시청 바로 옆에 위치한 자신의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금 수원엔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수원시장 선거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앞서 김용서 현 시장이 지난 3일 출판기념회까지 열어 3선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상황에서 나온 이 구청장의 출마 선언은 현직 시장과 구청장의 대결로도 이어질 수 있어 주목된다.

 

"지체되고 답보된 수원시정 전반에 새로운 활력 불어넣겠다"

 

출마 배경과 관련 이 구청장은 김 시장이 8년 가까이 이끌어온 수원시 시정을 언급하며 "지체되고 답보돼 있는 수원시정 전반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고뇌 끝에 팔달구청장직을 사퇴하고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전 구청장은 지금 수원시의 모습을 두고 "한정돼 있는 면적에 이미 포화상태에 접어든 인구와 각종 환경, 도시교통문제로 인해 시민들의 피로도는 날이 갈수록 커져만 가고 있다"고 꼬집은 뒤 "서민복지와 우리 아이들의 교육환경은 타 지역보다 결코 낫다고 말할 수 없는 지경"이라고 진단했다.

 

"주거환경은 10년 전과 비교해 별반 나아진 것이 없고 삼성전자와 SK 등 대기업이 속속 수원시를 떠남으로써 수원시의 지역경제는 활력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녹지부족 문제도 심화될 것이고, 수원비행장 소음문제도 해결의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장기민원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입니다."

 

이 전 구청장은 "저를 선택하신다면, 잃을 것은 정체돼 있는 수원의 모습이며 얻을 것은 희망과 미래다"면서 "수원의 아들이자 행정전문가인 저 이중화가 유능하고 역동적인 3천여 수원시 공직자들과 함께 용광로와 같은 열정으로 해 내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지난 1979년 첫 공직생활을 시작한 이 전 구청장은 김 시장의 초선 시절 비서실장과 기획예산과장, 총무과장 등 요직을 거쳐, 2005년 서기관으로 승진해 경제통상국장, 2008년엔 영통구청장을 역임하던 중 지난 달 초 팔달구청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 전 구청장은 자신의 공직 경력을 바탕으로 한 시정 방향도 제시했다.

 

"30여년을 한결같이 행정전문가로 역량 키워왔다"

 

이 전 구청장은 "저는 30여년을 한결같이 행정전문가로 역량을 키워왔으며 한시도 내 고향 수원시민 여러분의 삶의 질 향상에 대한 고민을 외면한 적이 없다"면서 "그동안의 공직경험을 바탕으로 현장에서 시민의 민생을 책임지는 정직하고 성실한 수원시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관련한 모든 연구원들이 수원에서 정착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수원을 첨단기술 연구단지의 메카로 만들겠습니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 수원 산업단지 개발을 4단지까지 확대하여 산업용지의 안정적 공급을 이루어 낼 것입니다."

 

이 전 구청장은 "개발 지상주의에 전념해 난개발로 인한 도시문제, 환경문제, 서민 복지문제 등 많은 문제점들이 소외됐다"며 "개발의 이면에서 소외된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한 '21세기형 신행정주의'를 토대로 변화하는 수원을 만들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경주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행정관료 출신답게 ▲'소통의 행정'을 위하여 '24시간 바로 바로 콜센터'를 운영 ▲수원시정 뿐 아니라 수원시의 문화, 관광, 교육, 체육, 레저 먹을거리 등 모든 사항을 전화와 인터넷으로 실시간 답변하는 시스템 구축 ▲도시·환경·서민 복지 문제 해결을 위한 21세기형 신행정주의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최근 불거진 수원시와 화성시, 오산시의 통합문제와 관련 이 전 구청장은 "수원시 차원에서 통합문제를 추진할 TF팀을 구성하고 범시민적인 가칭 '통합추진 준비원원회'를 구성해 통합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설명하겠다"면서 "이웃시와 연대해 수원, 화성, 오산 통합을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도록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정당 선택 문제는 빠른 시일내에 밝히도록 할 것"

 

다만 이 전 구청장은 어느 당에 입당할 것인지를 놓고는 "정당 선택 문제는 이 자리에서 드릴 말씀은 아니다"면서 "빠른 시일내에 밝히도록 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갑자기 출마를 하게 된 계기가 무엇이냐는 질문엔 "오랫동안 공직생활하면서 나름대로 순박한 꿈을 간직해 왔다"면서 "팔달구청으로 안 갔다면 영통구에서 출마선언을 했을 것"이라고 답해 상당한 준비를 해왔음을 암시했다.

 

지난해 10월 출마설이 돌 때 김 시장과 만나 '출마하지 않겠다'고 했다는 식의 소문에 대해 이 전 구청장은 "전 그때 절대 출마하지 않겠다는 얘길 한 적이 없다"면서 "18년 전부터 꿈을 가지고 왔다는 말만 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전 구청장의 출마를 놓고 지역 사회에는 이미 특정 정당에서 공천과 과련한 확답을 받은 것이 아니냐는 분석들을 내놓고 있다. 이 전 구청장이 어느 당과 사전에 교감을 했겠느냐에 대해선 '한나라당', '민주당' 두 당이 모두 거론되고 있지만, 어느 당이 됐건 파장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아래는 이 전 구청장과 기자들이 주고 받은 일문일답이다.

 

- 언제 무슨 당에 입당원서를 낼 예정인가?

"오늘은 30여년 공직을 마감하는 자리이며, 정당 선택 문제는 이 자리에서 드릴 말씀은 아니다. 빠른 시일내에 밝히겠다. 시장 출마의사 만큼은 확실히 전해드린다."

 

- 영통구청장으로 있다가 팔달구청에 발령받아 갑자기 출마를 하셨는데?

"시장 출마의사를 굳힌 것은 영통에 있다가 팔달구로 옮긴 급격한 심경 변화 때문은 아니다. 오랫동안 고향에서 공직생활하면서 나름대로 순박한 꿈을 간직해 왔다. 이제는 그 꿈을 실현 시킬 때가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 팔달구민과 공직자들게는 송구스럽고 안타까운데, 팔달구청으로 안 갔다면 영통구에서 출마선언했을 것이다."

 

- 지난해 출마설이 있을 때는 김 시장에게 출마하지 않겠다고 했다는 걸로 아는데?

"(김 시장을 만났을 때) 절대 출마하지 않겠다는 얘길 한 적이 없다. 전 18년 전부터 꿈을 가지고 왔다는 말만 했다."

 

- 현 김용서 시장은 3선이 힘들다고 파악하시는 건가.

"나름대로 느끼는 바가 있지만, 드릴 말씀은 아니다. 각자가 출사표를 던질 수밖에 없는 현실이니 이해해 달라."

 

- 공천은 한나라당인가?

"그 문제는 빠른 시일 내에 알려드리겠다. 오늘 사직원이 수리 됐다. 오늘은 시장 출마 소회만 하고, 조금 기다려 주시면 확고한 입장을 밝히겠다."

 

- 정당에서 공천을 못 받으면 무소속으로 출마할 건가?

"반드시 당에서 인정받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 그렇게 저평가 받고 있는 인물이 아니다. 전혀 무소속은 아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수원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이중화, #수원시장, #구청장, #김용서, #염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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