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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혜민 외교통상부 FTA 교섭대표.
이혜민 외교통상부 FTA 교섭대표. ⓒ 권우성
한국과 유럽연합(EU)사이의 자유무역협정(FTA)이 올 4월 중에 정식으로 서명된다. 한국과 EU는 지난해 10월 협정문에 가서명하면서, 올 1분기중으로 정식으로 서명하기로 합의했지만, 한달여 늦어진 것이다.

또 양쪽 상품들의 관세감축 방식도 일부 조정됐다. 3년과 5년에 걸쳐 관세를 없애는 상품 품목에 대해, '만 3년'과 '만 5년'으로 각각 수정했다. 이렇게 될 경우 당초 예정보다 양국 상품의 관세 철폐시기가 1년씩 늦춰지게 된다.

이혜민 외교통상부 FTA 교섭대표는 10일 오전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가진 정례브리핑에서 "한국과 EU 양측은 올해 중으로 한-EU FTA를 발효시킨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면서 "이를 위해 4월 중 한-EU FTA를 정식 서명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당초 올 1분기중에 정식서명하기로 했다가 다소 늦어진 이유에 대해 이 대표는 "EU 측에서 22개 언어로 협정문을 번역하는 작업에서 다소 시간이 걸렸다"면서 "또 신임 EU 집행위원단의 정식 출범이 당초 이번달 1일에서 10일로 늦춰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또 한국과 EU 양쪽이 상품관세를 철폐하는 방식에서 일부 조정이 있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양쪽이 가서명한 3년 철폐 품목은 '만 3년'에 철폐하고, 5년 철폐 품목도 '만 5년'에 각각 철폐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기존 문안대로 할 경우, 3년 철폐는 3년에 걸쳐 매년 3분의 1씩 관세를 내리게 된다. 이럴 경우 시기적으로 협정문이 발효되는 시점부터 '만 2년'이 지났을 때 관세가 사라지게 되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만 3년'으로 바꿔지면서, 관세 철폐시기가 그만큼 늦춰지게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만약 한-EU FTA가 오는 10월 1일에 발효될 경우, 기존 방식으로 할 경우 일단 10월1일에 관세가 한번 내려가고, 내년 1월1일 기점으로 다시 두번째 관세가 내려가게 된다. 하지만 이번에 양국이 합의한 방식으로 할 경우 올 10월1일에 이어 내년 10월1일에 두번째 관세를 인하하게 되는 것이다.

이혜민 대표는 "우리가 흔히 나이를 말할 때 '만 나이냐, 일반 나이냐'라고 따지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이해하면 된다"면서 "EU측에서 가서명한 관세철폐 시기에 대해 '만 3년, 만 5년식'으로 이해하는 경우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EU가 이에 대해 좀더 명확히 하는 차원에서 수정을 요청해왔고 양측의 이익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다는 판단 하에 수용했다"고 덧붙였다.

중대형 자동차 관세철폐는 연도별로 따로 관세인하

하지만 이렇게 될 경우 상대적으로 우리나라가 경쟁력을 가진 자동차 분야에서의 관세 인하 효과가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이에 대해 외교부쪽에서도 자동차 부문에 대해선, 정률적으로 관세를 인하하는 것이 아니라, 연도별로 따로 관세를 인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3년내 철폐로 돼 있는 1500㏄ 이상 중·대형차에 대해서는 협정문 발효일과 1년째에 관세를 각각 30% 씩 인하하고 2년, 3년째에는 20%씩 인하하는 식으로 조정했다는 것.

중·대형자동차의 경우 EU쪽의 관세 10%가 발효시점부터 1년에 2.5%씩 감축되는 것이, 처음 1~2년 동안에는 3%, 3~4년차에는 2%씩 줄이기로 했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이 대표는 "이번에 관세 철폐 시점을 조정하더라도, 향후 우리가 EU 시장을 선점하는 데는 크게 문제되지 않을 것"이라며 "EU가 미국이나 중국과 아직 FTA를 체결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외교통상부는 당초 예정보다 상품별 관세 철폐 시기가 늦춰지면서 양국 모두 점진적으로 시장을 개방하는 효과도 있다고 밝혔다.

가서명된 상품 관세 철폐 품목을 보더라도, 우리나라가 품목수를 기준으로 보면 17.9%로 EU의 5.6%보다 더 많고, 수입액을 기준으로 하더라도 우리가 33.3%로 EU의 23.4%보다 크다. 또 우리나라의 평균 관세율이 12.2%로, EU의 5.5% 관세율보다 높기 때문에 이번 관세 철폐 시기 조정은 한국에 더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통상교섭본부쪽은 설명했다.

한편 한국과 EU쪽은 작년에 가서명된 협정문안의 '유럽공동체(EC)'를 '유럽연합(EU)'으로, '유럽공동체조약'을 '유럽연합 기능에 관한 조약'으로 수정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작년 12월1일 정식으로 발표된 리스본 조약의 내용을 반영하기 위해서였다.


#한EU FTA#관세철폐#이혜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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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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