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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정비사업이 국책사업이라는데, 왜 이렇게 잘못 기입된 수치가 많은 건가. 환경영향평가뿐만 아니라 사업 자체를 너무 촉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는 증거 아닌가." (임희자 마산창원진해환경연합 사무국장)

국토해양부 4대강사업본부, 한국수자원공사가 4대강정비사업을 추진하면서 '기본설계서'에 준설토 중금속 관련 수치를 잘못 기입했다가 '축소 조작 의혹'을 받은 뒤 수정했다. 또 낙동강 20공구(창녕-의령-합천지구, 합천보) 다기능보 길이를 당초 588m에서 328m로 수정해 관보에 고시했다.

달성보 공사 현장. 지난해 10월 말에 시작된 공사는 현재 2% 정도의 공정을 보이고 있다.
 달성보 공사 현장. 지난해 10월 말에 시작된 공사는 현재 2% 정도의 공정을 보이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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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설토 중금속 관련 수치 조작 의혹은 지난 9일 민주당 김상희 의원이 제기했다. 수자원공사는 지난 2일 달성보에서 채취한 준설토 시료를 분석해 공개했는데, 아연(Zn)의 수치가 125.45mg/kg이라고 발표했다.

김상희 의원은 정부가 지난 2일 실시한 분석 결과와 2009년 8월 달성보 상류 지점에서 실시한 '기본설계서 준설토 오염도 조사 결과'(아래 '기본설계서')를 비교했다. 그런데 두 자료에서 카드뮴, 구리, 납, 비소 등 물질의 수치는 똑같은데, 유독 아연 수치만 달랐다.

'기본설계서'에서는 아연 수치가 537.25mg/kg이었는데, 2일 분석한 자료에는 125.45mg/kg으로 되어 있었다. 한국에서 토양오염우려기준(가지역)의 기준은 300mg/kg이다. 기본설계서에는 아연이 기준을 훨씬 초과한 것으로 되어 있었는데, 지난 2일 실시한 시료 분석 결과에서는 그 기준치보다 훨씬 낮게 나온 것.

그러면서 김상희 의원은 "준설토 오염에 대한 논란과 공사 중단을 피하기 위해 분석결과를 축소·조작했을 여지가 있다"면서 "의혹 투성이인 준설토 오염에 대한 민관 합동조사와 국회 내 4대강진상조사위원회 구성을 통해 모든 의혹을 해소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준설토 오염 논란 관련 축소·조작 의혹... 정부 "단순 오기일 뿐"

준설토 분석결과 축소·조작 의혹을 받자 국토해양부 4대강사업본부와 한국수자원공사는 10일 해명자료를 내고 '단순 오기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정부측은 "달성보 기본설계(2009년 9월)와 실시설계(2009년 12월) 당시 준설토에서 검출된 아연 수준은 125.45mg/kg으로 동일하며, 수치를 조작한 것이 아니다"라며 "기본설계서는 시험성적서를 기준(아연 125.45mg/kg)으로 작성하였으나, 537.25mg/kg으로 단순 오기한 것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 측은 "이후 실시설계 때, 오기된 수치를 정정하였다"면서 "최근의 달성보 구간 준설토 정밀조사(2010년 2월 2일) 결과, 아연은 토양오염우려기준 1지역 기준치 이내다. 앞으로도, 준설토 오염도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김상희 의원은 정부측이 달성보 구간에 대해 2009년 8월 실시한 '기본설계서 준설토 오염도 분석 결과'(위)와 2010년 2월 수자원공사가 제출한 자료(아래)에 의하면 아연만 수치가 다르고 나머지 물질은 같다며 수치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한국수자원공사는 '기본설계서' 작성 때 수치를 잘못 기입한 것이며 나중에 수정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김상희 의원은 정부측이 달성보 구간에 대해 2009년 8월 실시한 '기본설계서 준설토 오염도 분석 결과'(위)와 2010년 2월 수자원공사가 제출한 자료(아래)에 의하면 아연만 수치가 다르고 나머지 물질은 같다며 수치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한국수자원공사는 '기본설계서' 작성 때 수치를 잘못 기입한 것이며 나중에 수정했다고 밝혔다.
ⓒ 김상희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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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최근 정부 측은 또 다른 수치를 정정했다. 국토해양부는 지난 1월 29일 관보에 '낙동강 20공구' 사업 실시계획 변경을 고시하면서, 다기능보 길이를 588m에서 328m로 변경했다.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는 "보 길이를 축소하는 게 아니고, 당초 길이를 잘못 입력한 것이어서 이번에 고시를 하면서 실시계획 변경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임희자 마산창원진해환경연합 사무국장은 "4대강사업이 얼마나 졸속으로 진행되었는지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라며 "수치가 매우 중요한데도 문제가 발생하면 정부는 '오기'라고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는 환경영향평가를 다시 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태그:#4대강정비사업, #낙동강, #달성보, #합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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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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