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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지난 2008년 8월 21일부터 8월 25일까지, 5일간 처와 함께 북해도를 여행했습니다. 평소 독립여행자로서 빈한한 여행자일 뿐이었던 제게 생애 가장 편하고 배 굶지 않는 여행이었습니다.

 

특별 전세기편으로 홋카이도의 신치도세 국제공항에 도착하여 애니와의 기린맥주공장에서 물좋은 맥주를 배부르게 마시고 운하의 도시 오타루에서 처와 오르골전시장과 유리공방이 가득한 기타이치가라스공방거리와 가스등이 늘어선 오타루운하를 느리게 걸었습니다. 그날밤 죠잔케이의 호텔에서 온천을 즐겼지요.

 

다음날, 초콜릿을 제조하는 시로이코이비토파크를 방문하고 니세코의 후키다시공원에서 북해도 최고의 명수라고하는 맑은 샘물을 맛보았습니다.

 

도야의 사이로전망대에서 도야호수를 조망하고 소화신산(昭和新山, 쇼와신잔) 활화산과 니시야마 분화구 전망대(西山火口)에서 자연의 경이와 대면했습니다. 그리고 도야호수 (洞爺湖,도야코)의 유람선위에서 수많은 갈매기들을 희롱했습니다.

 

도야호만세각(洞爺湖万世閣)에서 다시 온천욕으로 피로를 풀었습니다.  온천물로 매끈해진 피부로 아침을 맞은 저희 부부는 최고의 유황온천지로 유명한 노보리벳츠(登別)로 이동해서 지옥계곡(地獄谷,지고쿠다니)과 노보리벳츠 시대촌에 들렸습니다.

 

위의 모든 언급은 노보리벳츠 시대촌에서 제가 벌인 행각을 보여드리게 위한 것입니다.

 

 

노보리벳츠 시대촌(登別時代村, 지다이무라)은 일본의 무사계급의 최고지위인 쇼군이 절대 권력을 장악하고 전국을 지배하던 에도시대(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세이이 다이쇼군에 임명되어 막부(幕府)를 개설한 1603년부터 15대 쇼군 요시노부 정권을 조정에 반환한 1867년까지)를 재연해놓은 사무라이 시대의 테마파크입니다. 에도시대는 대중문화가 만개했던 시대이기도 하지요.

 

15만평 넓이의 이 시대촌에는 서민들의 마을 모습과 무사들의 저택들이 늘어서 있습니다. 그 밖에도 에도시대를 상징하는 닌자나 게이샤(기녀)를 주제로 한 공연과 놀이들이 방문객들을 대상으로 매일 펼쳐집니다.

 

게이샤 공연이 펼쳐지는 전통 공연장에서는 재미의 극대화를 위해 관람객 중 한명을 뽑아 공연에 참여시킵니다. 제가 관람한 공연에서는 제가 바로 그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극의 내용은 한 한량이 돈 많은 유지를 자처하며 유명 게이샤를 불러 흥청망청 술을 마시고 게이샤들에게 고가의 선물을 약속합니다. 하지만 실상은 무일푼의 건달일 뿐이지요. 기생과 한껏 기분을 낸 한량은 마침내 돈을 내야하는 때가 오고 무일푼인 사실을 안 기생집은 발칵 뒤집어집니다. 그 한량이 꼼짝없이 볼모가 될 판에 함께 놀아준 최고 게이샤가 이 한량의 순정을 이해하고 궁지를 모면하게 해줍니다.

 

 

저는 무대 위에서 게이샤와 주지육림의 호화로운 술판을 벌이고 저만을 위한 게이샤의 춤을 감상하는 백일몽을 즐겼지요.

 

이 여행이 제게 왜 최고로 호화로운 여행이었는지를 아시겠지요?

 

설날, 그리웠던 고향에서 어머님의 애끓는 정성으로 대처의 치열했던 마음을 위로받고 몸을 쉬는 시간이 되시길 빕니다. 그리고 새해에는 지난해에 꾸었던 백일몽이 부디 현실이 되시길…….

 

ⓒ 이안수

ⓒ 이안수

ⓒ 이안수

덧붙이는 글 | 모티프원의 홈페이지 www.motif.kr 과
블로그 www.travelog.co.kr 에도 함께 폿그팅


태그:#노보리벳츠 시대촌, #일본, #북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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