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정당공천제는 '추악한 불필요 악'으로 이 땅에 남아있는 '최후의 반민주악법'입니다. 70% 안팎의 절대적 국민 여론이 정당공천제의 즉각적 폐지를 지지하고 추구하고 있습니다. 절대다수 국회의원들이 가로막고 있는 한심하고 어처구니없는 한국적 비극입니다."
황주홍 전남 강진군수가 민주당 탈당과 함께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17일 오후 황주홍 강진군수는 기자회견을 열고 "다시 한번 고향 군수로 일함으로써 고향발전의 기반을 반석 위에 굳건히 하려는 각오로 겸허히 출마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황주홍 군수의 3선 도전은 민주당 '옷'을 벗어 던지고 무소속 출마를 선택했다.
그가 '민주당 공천'이라는 프리미엄을 버리고 무소속 출마를 결심한 것은 정치적 역학구도, 공천을 둘러싼 전략적 선택이 아니라 '기초자치단체장 후보 정당공천제 폐지' 운동의 일환이다. 또 한때 정당 공천제 폐지 움직임을 보였지만 이를 유지하기로 한 "여의도 거대권력"에 대한 저항이다.
황 군수의 민주당 탈당은 지난해 예견된 일이다. 그는 지난해부터 '전국 시장·군수·구청장 협의회 정당공천 폐지 특별위원장'과 '기초지방선거 정당공천 폐지를 위한 국민운동 전국본부' 상임 공동대표를 맡아 공천제 폐지 운동에 앞장서 왔다.
지난해 4월 황 군수는 "기초 지방선거 정당 공천제가 폐지되지 않더라도 내년 지방선거에서는 어떤 정당에도 공천을 신청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주민을 위한, 주민에 의한 자치'는 퇴색되고 '공천=당선'이 되어버리는 일부지역에서는 '지역구 국회의원(정당)을 위한, 지역구 국회의원(정당)에 의한 지방정치'로 전락하고 있다"고 비판했었다.
무소속 출마는 그의 선언을 결행에 옮긴 것이다.
황 군수는 기자회견에서 "정당공천제 폐지의 깃발을 필마단기로 이어간다는 비장한 다짐으로 행장으로 수습해 민주당을 떠나기로 했다"며 "강진에서 민주당 공천은 그 자체로 많은 혜택과 프리미엄을 보장하는 것이지만 개인의 불이익을 무릅쓰고 기득권을 박차고 거친 길을 걸어갈 것이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무슨 일이 있어도 정당공천제 만큼은 내놓을 수 없다고 집착하는 일부 국회의원들에 대한 반대운동이고 그들에 대한 비판이자 준엄한 반성 촉구"라며 "지금은 정당공천제가 자치 민주주의의 희망을 짓누르고 있는 서슬 퍼런 족쇄로 군림하고 있지만 머지않아 반드시 없어지고 말 것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혼자 이런다고 지체 높은 국회의원들이 미동이나 하겠느냐고 걱정들도 해주시는데 여의도 거대권력에 대해 '이건 아니다'고 항거할 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아무리 정치가 현실이라고 하더라도 누군가는 악한 제도에 항의하고 불복종하는 것이 우리 운동을 지지해주신 국민 여러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말했다.
지난해 황 군수는 일부 기초자치단체장들과 함께 '정당 무공천' 선언을 준비했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아 선언은 이뤄지지 않았다.
한편 황 군수는 27일 오후 2시30분 강진종합운동장 실내체육관에서 자신의 저서인 <강진군에서도 대한민국을 바꿀 수 있다>의 출판기념회도 가질 예정이다.
프리미엄을 스스로 던진 황 군수의 3선 도전과 '저항'에 민심이 어떻게 반응할지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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