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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 현명하다. 국민의 힘은 그 무엇보다 강하다. 시대에 역행하고 역사의 시계바늘을 거꾸로 돌리려는 자, 국민을 지배하고 국민 위에 군림하려는 자에게 내려지는 것은 국민의 심판, 역사의 심판뿐이다. 우리는 6월 2일 새롭게 탄생하는 희망찬 경남의 미래를 본다."

 

'희망자치 만들기 경남연대'(아래 경남연대) 발족 선언문의 일부다. 반MB(이명박)-반한나라당을 내건 야권-진보-민주-개혁세력들이 뭉쳤다. 여태까지 한나라당 정서가 강했던 경남에서 지방선거를 앞두고 후보단일화-선거(정책)연대를 내걸고 발족해 관심을 끈다.

 

 

경남연대는 17일 저녁 천주교 마산교구청 대강당에서 발족 총회를 열었다. 정당과 종교계, 시민사회, 학계, 문화예술, 여성, 학생, 노동, 농민 대표들이 참여했다.

 

경남연대 결성 움직임은 지난해 말부터 있어 왔다. 민생민주경남회의는 지난해 11월과 올 1월 두 차례 '지방선거 공동대응 관련 토론회'를 열기도 했다. 또 지난 1월에는 '선거연대 기구 구성 관련 간담회'를 열었으며, 지난 1월 말에는 '희망자치 만들기 경남연대' 준비위원회가 구성되었다.

 

'희망자치 만들기 경남연대'는 종교 57명, 학계 24명, 문화예술 9명, 여성 29명, 학생 29명, 노동 56명, 농민 40명, 시민사회 197명으로 '전원회의'를 구성했다. 경남연대는 "한 정당에 의한 권력독점을 해체하여 경남도민 의사가 바르게 반영되는 희망찬 지방자치를 만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이날 발족총회에서는 체계와 운영규정을 만들었다. 전원회의와 운영위원회, 공동대표 회의를 두어 논의하기로 했다. 집행위원회와 정책위원회, 정치협의단의 특별기구를 두고, 시․군별 조직도 두기로 했다.

 

선거연합과 관련해 경남연대는 경남도교육감의 선거연합, 경남도지사와 창원-마산-진해 통합시장 선거연합을 주도해 나가고, '시-군연대'는 시장-군수와 도-시-군의원의 선거연합을 주도해 나가기로 했다.

 

후보단일화 등과 관련해 '시민배심원'을 조직한다. 시민배심원은 온라인으로 단체별로 모집하며, 정책․공약과 관련해 의견을 제시하고 정당이 합의하여 위임할 경우 후보단일화를 위한 역할을 하게 된다. 선거연합을 위해 정당과 연석회의를 만들고, 정치협의단을 통해 정당과 선거연합에 대한 논의를 진행한다.

 

경남연대는 여론조사와 시민배심원 의견, 전문가 그룹 평가단의 평가 등을 통해 후보단일화를 하기로 하고, 3월초까지 일정에 대해 합의하고 늦어도 4월 안에 후보단일화를 이루기로 했다.

 

 

경남연대 운영위원은 자흥 스님(불교), 박창균 신부(천주교), 김용한 목사(기독교), 안승욱 경남대 교수, 진선식 전교조 경남지부장, 민태식 민변 경남지부 회장, 고승하 경남민예총 대표, 신금순 경남여성연대 대표, 이덕자 경남여성단체연합 대표, 김천욱 민주노총 경남본부장, 박민웅 전국농민회총연맹 부경연맹 의장, 김영만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경남본부 상임대표, 차윤재 경남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상임대표, 이경희 경남진보연합 공동대표, 박태봉 경남장애인인권연합 대표, 도상헌 경상대 인문대 학생회장 등이다.

 

공동대표는 자원 스님(관해사 주지), 김영식 신부(진해 덕산성당), 안승욱 경남대 교수, 이경희 민생민주경남회의 공동운영위원장이 맡았고, 집행위원은 백남해-성명현-박재혁-이동진씨가 맡았다.

 

발족선언문 "권력독점 해체 위해 모였다"

 

경남연대는 발족선언문을 통해 "권력의 독점은 독단과 독선을 낳고, 독단과 독선은 독재와 부패를 낳는다"면서 "자치단체장과 의회가 하나의 정당에 독점된 상태에서 주민의 의견은 무시당하고 모든 시정과 도정이 권력을 독식한 정당 마음대로 운영되는 것이 지금 경남의 현실이다"고 밝혔다.

 

이어 "이것은 올바른 지방자치가 아니다. 이러한 현실이 극복되지 않는 한 진정한 지방자치, 도민이 주인이 되는 지방자치는 실현될 수 없다"면서 "바른 지방자치의 실현은 한 정당에 의한 권력독점을 해체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경남연대는 "권력독점 해체와 민주-민생회복을 원하는 각계각층을 모으려고 한다"면서 "그 힘으로 올바른 지방자치를 원하는 정치세력의 선거연합을 이루려고 하고, 그것을 통해 경남도민의 바람을 현실로 만들고 희망찬 지방자치를 실현하려고 한다"고 다짐했다.

 

 

"이번에는 한번 해보자고 해서 나왔다"

 

이날 총회에는 많은 인사들이 참석했다. 앉을 자리가 부족해 뒤에 서 있기도 했다. 박종훈 경남도교육감 예비후보, 창원마산진해 통합시장 출마를 선언한 문성현 전 민주노동당 대표와 허성무 전 청와대 비서관(민주당)이 나란히 앉아 있기도 했다. 이종엽 창원시의원과 이병하 민주노동당 경남도당 위원장도 참석했다.

 

이날 사회를 본 백남해 신부는 "민주당 경남도당과 국민참여당 경남도당 대표는 자체 일정으로 참여하지 못했고, 진보신당 경남도당은 오는 25일 운영위원회를 열어 참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희 운영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지방 독재권력을 끊어야 하는데 그동안 누구 하나 나서지 않은 채 걱정을 해 왔고, 마음 속으로만 고민해 왔다"면서 "이번에는 한번 해보자고 해서 나왔다. 이 일은 잘해도 욕 먹고 잘 못하면 더 욕을 먹는다. 여기까지 오는 데 있어 어떻게 보면 오해도 많고 의혹도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이야말로 정말 한번 해보자고 해서 준비했다. 바른 지방자치가 실종되고 민주를 강탈한 강도를 잡기 위해 나섰다. 지금은 강도를 잡을 자격이 있느냐고 따질 시기가 아니다. 그것은 다음에 해도 된다. 사소한 차이는 큰 틀에서 뛰어넘어야 희망자치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경희 운영위원장은 "대충 해서는 안 된다. 죽을 힘을 다해서 강도를 잡지 않으면 우리가 잡힌다. 죽을 힘을 다해 잃어버린 민주와 지방자치, 주권을 찾기 위해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병하 위원장은 "엊그제 설날이었는데,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란다. 어느 '복'보다도 6월 2일 '표 복'을 많이 받기를 바란다"면서 "이 자리는 자기반성이 먼저인 것 같다. 저는 24년간 공무원 하다 공무원노조로 해직되었다. 공무원으로 있으면서 솔직히 전두환 전 대통령이 출마했을 때 3표를 찍어준 적이 있다고 양심고백한다. 그렇게 하지 않겠다고 해서 공무원노조가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방자치가 한나라당의 족쇄에서 풀어나가지 못하는 것은 시민사회단체가 그 역할을 못했기 때문이기도 하다"면서 "각 정당마다 정체성이 있을 것인데 민주노동당은 이번 지방선거만큼은 정체성이 일부 상처를 입더라도 바른 지방자치를 위해 연대한다는 결의를 했다"고 덧붙였다.

 

이 위원장은 "야권후보 통합을 하면 백전백승한다고 기분 좋아할 일이 아니다. 경남의 지방의원 수가 339명인데, 야권 출마자는 절반도 안 된다. 야권 출마자가 다 된다고 해도 절반밖에 되지 않는 것이다. 이미 절반은 한나라당으로 뭉쳐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태그:#지방선거, #야권후보 단일화, #반MB 연대, #희망자치만들기경남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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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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