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김대식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
 김대식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김대식 사무처장이 18일 "(2005년) 9.19 공동성명과 (2007년) 2.13 합의는 민족주의적 접근"이라고 말해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그의 발언은 북핵 포기를 위한 국제사회의 공조(6자 회담)를 폄하한 것으로, "북한의 조건 없는 6자회담 복귀"를 촉구한 이명박 대통령의 대북정책 기조와도 정면 배치된다.

민주당 송민순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외통위 회의에서 김 사무처장이 지난 1월 경실련 통일포럼에서 한 발언을 문제 삼으며 "9.19 공동성명과 2.13 합의가 민족주의적 관점이냐"고 따졌다. 이에 대해 김 사무처장은 "저는 민족주의적 접근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송 의원이 거듭 "한국과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북한 6자가 모여서 합의한 사항을 (국제적 관점이 아니라) 민족주의적 관점으로 했다는 것이냐"고 몰아붙이자 김 사무처장은 "그렇게 얘기했다"고 답변을 재확인했다.

그동안 MB 정부는 DJ·노무현 정부 10년간 지나치게 '민족적 관점'에서 대북정책을 추진했기 때문에 북핵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고 비판하면서 상호주의 원칙을 지켜 왔다. 따라서 김 사무처장의 "민족주의적 접근"이라는 발언은 6자회담에서 합의한 '9·19 공동성명'이나 '2·13 합의'조차 지난 정부의 결과물로 보고 부정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 사무처장의 이런 인식은 북핵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과도 어긋난다. 현재 미국, 중국, 러시아 등은 북한의 9.19 공동성명 및 2.13 합의 이행과 6자회담으로 조속히 복귀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민주적 평화통일 정책수립 자문'을 설립 목적으로 내세운 헌법기관의 책임자가 6자회담 합의 정신조차 부인하고 있는 셈이다.

김 사무처장의 답변은 곧바로 비웃음을 샀다. 송 의원은 질문 끝에 "어떻게 이런 자질을 가진 사람이 민주평통 사무처장을 하고 있느냐"고 대놓고 면박을 줬다.

한나라당 정옥임 의원, 대신 해명 나섰다가 또 '면박'

정옥임 한나라당 의원.
 정옥임 한나라당 의원.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논란이 커질 듯하자 한나라당 소속 정옥임 의원이 김 사무처장을 거들고 나섰다. 정 의원은 "6자회담 결과물로 나온 9.19 공동성명은 국제주의적 접근이 맞다"고 바로잡아주면서 "단지 9.19 공동성명에서 북한에 제공할 200만 킬로와트(kw)를 우리가 다 떠안은 게 민족주의적 관점이라는 이야기를 한 거 아니냐"고 질문하며 변명을 대신해줬다.

김 사무처장도 답변에서 "어느 한 부분만이 아니라 지난 10년간 남북관계가 민족주의적 관점이라고 포괄적으로 얘기한 것"이라고 서둘러 해명했다.

하지만 도와주러 나선 정 의원도 송 의원으로부터 면박을 들어야 했다. 송 의원은 추가질의에서 "9.19 공동성명 중 중대제안에 포함된 200만 킬로와트 전력제공은 경수로 제공과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것"이라며 "(정 의원도) 질의를 하려면 사실관계를 잘 알고 이야기하라"고 꼬집었다.

한편 이날 외통위에서는 ▲ 통일무지개운동 ▲ 한민족글로벌네트워크 강화 ▲ G20 홍보사업 등 민주평통 업무계획이 도마에 올라 여야가 공방을 벌였다.

야당은 "정권 성공, 재집권을 위해 뛰는 사람이 헌법기관인 민주평통 사무처장을 할 수 있느냐"(박주선 의원)고 정치활동 의혹을 제기했다. 반면 여당은 "특정 정파에 치우치지 않고 범국민적 차원에서 할 일을 하면 된다, 위축되지 말라"(이범관 의원)고 김 사무처장을 두둔했다.


태그:#김대식, #송민순, #외통위, #6자회담, #9.19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