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부 중학교에서 졸업식 후 뒤풀이로 가혹한 폭력과 성폭력에 가까운 일들이 벌어져 온 세상이 떠들썩합니다. 그런 일들이 세상에 알려진 것은 그들이 직접 찍은 동영상과 사진이 잇따라 공개되면서 일파만파 퍼지게 됐습니다.
사실 청소년들이 장난삼아 찍은 동영상이나 사진이 사회적 문제로 지적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지난해에는 고등학생들이 여학생을 성폭행하는 과정을 장난삼아 동영상으로 촬영하는가 하면, 여중생을 상대로 금품을 빼앗은 뒤 신고를 하지 못하도록 옷을 벗기고 나체 사진을 찍겠다고 협박하는 사례도 있었습니다.
또한, 얼마 전에는 어린이와 노약자를 이유 없이 폭행하는 동영상을 촬영해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려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졸업식 뒤풀이에 대한 동영상과 사진이 인터넷을 달구고 있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이런 동영상이나 사진을 악용해 무분별하고 선정적으로 유포하는 행위입니다. 이는 마치 청소년들의 잘못된 문화와 행동을 어른들이 나서 선정적인 장면을 여과 없이 확대 재생산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의구심이 듭니다.
청소년들의 잘못된 행동을 반드시 법의 잣대로 들이댈 수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이와 관련해서 법은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14조 2항을 보면 "카메라 등 기타 이와 유사한 기능을 갖춘 기계장치를 이용해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타인의 신체를 그 의사에 반하여 촬영하거나 그 촬영물을 반포, 판매, 임대 또는 공연히 전시, 상영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1차적으로 청소년들의 문제의식 없는 행동과 이를 촬영하고 유포한데 근본적인 문제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사태에 대해 '알몸 졸업식', '알몸 파티', '여중생 알몸' 등으로 선정적인 표현으로 일관하는 어른들의 행동 또한 문제가 있습니다.
이러다보니 인터넷에서 졸업식과 관련된 연관 검색어에는 이상하게도 '성인사이트'가 소개되고 있습니다. 사실 이번과 같은 잘못된 졸업식 문화는 가까운 일본을 비롯한 외국에서도 오래전부터 문제가 된 바 있습니다. 또한 그와 관련된 동영상 등이 청소년들 사이에서 화제가 된 사례도 있습니다.
사실 청소년들의 그런 행동은 성을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고 장난이나 자기표현의 수단으로 보는 경향도 연관성은 분명 있어 보입니다. 그렇다고 그것을 어른들이 악용하는 것은 더욱이나 잘못된 일입니다.
어찌됐든 청소년들의 잘못된 행동을 어른들인 우리 사회가 선정적으로 이용하고 이를 재생산하는 일이 계속해서 반복되는 일은 없어졌으면 합니다.
최근 문제가 된 중학교 졸업식에 대한 표현을 남녀 학생들이 전라의 모습으로 뒤풀이를 하는 사진이 인터넷 사이트에 유포되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는 것은 결국 우리 어른들이 만든 일이 아닌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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