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와 처음 인연을 맺은 것은 2002년 2월 20일이었습니다. 보수신문 조중동과 지역신문 외에는 들어오지 않는 시골생활이 <오마이뉴스>와의 만남을 주선한 셈이었습니다. 그렇게 거의 1년 동안 <오마이뉴스>의 소비자가 되어 세상 소식을 접하곤 했습니다.

 

그리고 거반 일 년이 지난 2003년 1월 18일, 첫 기사를 송고했지만, 멋지게 생나무에 걸렸습니다. 그리고 그날 오기로 올린 두 번째 기사가 잉걸에 오른 후 2010년 2월 18일 현재까지 1776개의 기사를 쓰면서 소비자인 동시에 생산자가 되었습니다. 기사와 관련된 원고료는 2067만 1850원이며, 잘은 모르겠지만 <오마이뉴스>에서 시상하는 상은 모두 받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기사로 썼던 글들 중 일부는 다섯 권의 책으로 세상의 빛을 보았으니 <오마이뉴스>는 세상과 나를 소통시키는 소중한 장이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소중한 것은 내 삶의 살아온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장이라는 것입니다. 이렇게 소중한 공간을 만들어 주신 <오마이뉴스> 오연호 대표를 비롯한 상근기자, 시민기자 모두에게 감사를 드리고 10주년을 축하하며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오마이뉴스>, 새 시대에도 대한민국 특산품이길

 

<오마이뉴스>는 20세기 한국적 신문문화와 결별하고 새 장을 열어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인식으로 출발한 대한민국 특산품입니다. 그리고 그 비전을 위해 지금까지 달려왔습니다. 물론 아직 더 이뤄야 할 일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시민기자 제도를 정착시키고, 다양한 기사의 형식을 가능케 했으며, 언론 매체간의 장벽을 깨뜨리는 선구자 역할을 감당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대한민국 특산품'입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오마이뉴스>에 각별한 애정을 갖는 이유는 메이저신문에서 철저하게 소외된 이들의 이야기들까지도 이곳에서는 생산되고 소비되기 때문입니다.

 

<오마이뉴스> 10년, 그동안 어려웠던 일들은 더욱 더 기품 있는 <오마이뉴스>를 만들어가는 밑거름이 되길 바랍니다. 기뻤던 일들과 예상하지 못했던 성과는 장기목표를 속히 앞당기는 촉진제가 되길 바랍니다.

 

<오마이뉴스>가 밝힌 장기목표는 세계 최초의 인터넷신문다운 신문이 되는 것이며, 뉴스의 생산과 유통, 소비문화의 혁명을 통한 언론문화 개혁, 가자다운 기자들의 뉴스연대의 중심축, 인간의 얼굴을 한 인터넷 문화를 구축하는 것입니다. 급변하는 세계는 이런 장기목표를 앞당길 수도 있지만, 불가능하게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끊임없이 미래사회를 예측하며 새로이 거듭나는, 과거의 영광에 연연하지 않고 끊임없이 미래를 향해가는 새 철학을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오마이뉴스> 구성원들이라면 충분히 새 장과 새 철학을 만들어가는 일이 가능할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새 시대에도 대한민국의 특산품이 되어 세계 최초의 인터넷 신문다운 인터넷 신문으로 자리매 김하기를 바랍니다.

 

<오마이뉴스>가 새 장, 새 철학을 만들어가려면

 

이제 우리 사회는 한 개인의 우수한 능력 혹은 노력만 가지고는 존립할 수 없습니다. 미래사회를 예측하는 많은 보고서들이 공통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의 하나는 결국 '인간'입니다. '인간적인 것'을 어떻게 담보해 내는가에 따라 우리에게 주어진 과학기술과 지구환경은 축복이 될 수도 있고, 저주가 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오마이뉴스>가 '인간의 얼굴을 한 인터넷 문화 선도'라는 장기목표를 세운 것은 그런 점에서 환영할 만합니다.

 

<오마이뉴스>가 새 장, 새 철학을 만들어가려면 끊임없는 '인간'에 대한 애정, 그 인간 가운데서도 비주류의 삶을 살아가는 이들과 소외된 이들을 품어 안고 가야할 것입니다. 동시에 주류, 기득권자들에 대한 비판 혹은 견제를 할 때에도 인간에 대한 애정어림이 들어있어야 할 것입니다.

 

사람이 희망입니다. 그 희망을 끝까지 견지하면서 단순한 사실보도가 아니라 뉴스가 이 땅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어떤 의미를 갖고 다가오는지를 깊이 있게 통찰하는 기사들이 많아져야 할 것입니다.

 

간혹 조중동 보수언론의 보도와 별다르지 않은 보도를 접할 때면 "<오마이뉴스>가 왜 필요한가?" 자문을 하게 됩니다. 같은 뉴스라도 "<오마이뉴스>는 뭔가 달라!" 하는 기사들이 넘쳐나야 할 것입니다.

 

'인간의 얼굴을 한 인터넷 문화선도' 성공하길

 

<오마이뉴스> 10년의 세월동안 제가 시민기자로 적극적인 참여를 한 기간은 7년입니다. 그냥 소비자로만 있었던 3년이라는 시간도 시민기자로 함께 했었다면 하는 아쉬움도 있습니다. 그러나 함께 한 시간들이 더 늦어지지 않은 것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가끔씩 그동안 내가 썼던 기사를 다시 보면서 반성의 시간을 갖기도 합니다. 반성의 시간을 가질 때마다 내 삶도 조금씩은 더 깊어집니다. 단순한 '기사'가 아니라 한 개인의 삶의 흔적이기도 합니다.

 

똑같은 사건에 대해서도 이렇게 다양한 시각이 존재할 수 있고, 때론 나의 판단이나 주장이 얼토당토하지 않게 여겨질 수도 있는 것이구나 하는 것을 배워가면서 더 깊은 사색을 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그리고 마음이 통하는 시민기자들과 소통하고, 오프라인을 통해 만남도 갖게 되면서 '인간의 얼굴을 한 인터넷 문화선도'라는 <오마이뉴스>의 장기목표가 실현되는 있는 중이라는 증거도 보았습니다.

 

<오마이뉴스>는 나와 세상을 연결시켜주는 통로였습니다. 앞으로도 세상과 소통을 할 때 나는 <오마이뉴스>를 통해서 소통할 것이고, 평가를 받을 것입니다.

 

<오마이뉴스> 10년, 당신이 있어 나는 행복했습니다. 오연호 대표와 시민기자, 상근기자, 독자, 이 세상에서 치열하게 살아가는 모든 분들께 박수를 보내며, 축하드립니다. 더욱더 뿌리 깊은 나무가 되어 모진 바람을 이기고 더욱 더 멋진 가지를 만들어내는 멋진 나무가 되어 귀한 열매 많이 맺길 바랍니다.


태그:#오마이뉴스, #뉴스게릴라, #시민기자
댓글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1,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자연을 소재로 사진담고 글쓰는 일을 좋아한다. 최근작 <들꽃, 나도 너처럼 피어나고 싶다>가 있으며, 사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