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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동계올림픽도 마음 편하게 못 본다. 쇼트트랙 경기 때 이호석-성시백 선수가 같이 넘어져 메달을 따지 못했다. 그런데 이 선수의 어머니가 성 선수의 어머니를 찾아가 '죄송하다'고 했더니, 성 선수 어머니는 '다 같은 아들이다'라고 했다고 한다. 다 같은 대한민국 아들이라고 했다. 재벌도 우리도 대한민국 국민이다. 재벌만 잘 살 게 아니라 우리도 살아야 하는 것 아니냐. 제발 정신 차리고, 같이 잘살자."

18일 저녁 부산 해운대 홈플러스 센텀점 앞에서 열린 'SSM(기업형 슈퍼마켓) 허가제 도입, 가맹점 규제 촉구 촛불문화제' 때 마이크를 잡은 박후병 부산중소상공인살리기협회 이사가 한 발언이다.

부산중소상공인살리기협회가 18일 저녁 부산 해운대 홈플러스 센텀점 앞에서 연 촛불문화제에 중소상인들이 촛불과 함께 'SSM 허가제 도입 촉구'와 '가맹점 허용 반대'를 주장하는 피켓을 들고 나왔다.
 부산중소상공인살리기협회가 18일 저녁 부산 해운대 홈플러스 센텀점 앞에서 연 촛불문화제에 중소상인들이 촛불과 함께 'SSM 허가제 도입 촉구'와 '가맹점 허용 반대'를 주장하는 피켓을 들고 나왔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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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상공인들은 현재 등록제인 SSM을 허가제로 할 것과 'SSM 가맹점'에 대해 규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국회 상임위에서는 허가제 등의 내용을 담은 유통산업발전법이 심의 중이다. 전국 중소상인 30여 명은 18일 국회 앞에서 '1주일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아울러 부산, 창원 등 전국 곳곳에서 동시다발로 촛불문화제가 열리고 있다.

부산중소상공인살리기협회는 18일 저녁 부산 해운대 홈플러스 센텀점 앞에서 'SSM 허가제 도입 촉구'와 '가맹점 허용 반대'를 내걸고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부산중소상공인살리기협회는 18일 저녁 부산 해운대 홈플러스 센텀점 앞에서 'SSM 허가제 도입 촉구'와 '가맹점 허용 반대'를 내걸고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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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센텀점 앞에서 열린 촛불문화제에는 중소상인 200여 명이 참석했다. 일부 참가자들은 피켓을 들고 나왔다가, 사회자의 요청으로 내리기도 했다. 중소상인들은 곳곳에 대형 펼침막을 걸어 놓았다. 경찰은 방패를 들고 무장한 전경대원들을 홈플러스 앞에 배치했다.

중소상인들은 "대통령님, 대형마트-SSM 때문에 중소상인 다 죽습니다", "영세상공인 다 죽는다. 홈플러스 입점 반대", "지역상권 죽이는 홈플러스 서민경제의 흡혈귀다"라고 쓴 펼침막을 걸어놓았다.

홈플러스 센텀점 인근에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가 들어설 예정인데, 현재 사업조정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기존의 목욕탕을 개조해 만들어질 예정이다. 홈플러스는 '삼성'과 '테스코'가 합자회사로 설립했다가, 지금은 삼성이 지분을 매각해 브랜드만 사용하고 있다.

박후병 이사는 "SSM은 아이들 껌값까지 싹쓸이해가고 있다. 사업조정을 하는 것처럼 하더니 뒤로는 도둑 개장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구멍가게인 야채가게, 빵가게까지 문을 닫고 있다"면서 "지금 동계올림픽으로 국민에게 희망을 주고 있지만 우리는 어두운 소식뿐인데 우리도 밝은 사회 속에서 살도록 해야 할 것 아니냐"고 말했다.

박길준 부산중소상공인살리기협회 부회장은 "전국 중소상공인 대표단이 국회 앞에서 '끝장 단식 농성'에 들어갔고, 7일 동안 전국 곳곳에서 촛불문화제가 열린다"면서 "이번 임시 국회에서는 반드시 유통산업발전법이 개정되어 (SSM) 허가제로 바뀌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를 보던 박 이사는 다시 "선거 때만 되면 국회의원이며 정치인들은 부르지도 않았는데 와서 도와주겠다고 했다. 그런데 당선되고 나면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그는 "지난 설날 연휴를 지낸 뒤 대형매장은 매출이 많이 늘어났다는 보도가 있었고, 입이 귀에 걸렸다고 한다. 그런데 올해 설날에는 날씨조차 우리를 도와 주지 않았다. 고객들은 주차시설이 잘 돼 있는 할인매장으로 갔다"면서 "그렇더라도 우리가 죽어야 되겠느냐"고 호소했다.

부산 해운대 반송상우회 김영한 회장이 18일 저녁 부산 해운대 소재 홈플러스 센텀점 앞에서 열린 'SSM 입점 반대' 촛불문화제에서 발언하고 있다.
 부산 해운대 반송상우회 김영한 회장이 18일 저녁 부산 해운대 소재 홈플러스 센텀점 앞에서 열린 'SSM 입점 반대' 촛불문화제에서 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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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반송상우회 김영한 회장은 "그동안 우리는 아무것도 모르고 살아 왔다. 우리 동네에 현대식 건물에 서구식 매장이 들어서면 잘살 줄 알았다. 그런데 6개월 지나고 보니 재래시장에서는 사람 찾기조차 힘들게 되었다"면서 "유명하던 맛집도 간판을 내리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화숙 민주노동당 부산시당 부위원장은 "유통산업발전법을 개정하기 위해 눈물로 호소했고, 피눈물이 날 정도였다"면서 "국회의원을 만나기 위해 공문을 보내고, 부산이 아닌 서울 국회에까지 가서 만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SSM이 사업조정 대상이 되니까 이제는 가맹점으로 바꾸고 있다. 말만 가맹점이지 대기업들이 직영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바지사장을 앉혀놓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중소상공인살리기협회는 18일 저녁 부산 해운대 홈플러스 센텀점 앞에서 'SSM 허가제 도입 촉구'와 '가맹점 허용 반대'를 내걸고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부산중소상공인살리기협회는 18일 저녁 부산 해운대 홈플러스 센텀점 앞에서 'SSM 허가제 도입 촉구'와 '가맹점 허용 반대'를 내걸고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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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대형마트 및 SSM 입점저지 중소상인살리기 경남대책위'는 19일 오후 6시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SSM 허가제 전면 도입 촉구 촛불대회"를 연다.

경남대책위는 미리 낸 자료를 통해 "정부는 등록제로 SSM을 규제할 수 있다며 허가제의 발목을 잡고 있고, 대기업은 사업조정 대상인 SSM을 가맹점으로 전환하고 중소기업청은 이런 편법 SSM(가맹점)을 사업조정 대상에서 제외하겠다는 입장"이라며 "현재 경남지역 사업조정대상 12개 매장 중 5개는 정상영업을 하고 있어 그 주변 중소상인들은 고객감소와 매출감소로 결국 폐업의 길로 접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고 밝혔다.

부산중소상공인살리기협회는 18일 저녁 부산 해운대 홈플러스 센텀점 앞에서 'SSM 허가제 도입 촉구'와 '가맹점 허용 반대'를 내걸고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부산중소상공인살리기협회는 18일 저녁 부산 해운대 홈플러스 센텀점 앞에서 'SSM 허가제 도입 촉구'와 '가맹점 허용 반대'를 내걸고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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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SSM, #수퍼수퍼마켓, #중소상공인, #홈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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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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