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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저녁(현지시각)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가운데, 한국응원단들이 콜리세움 경기장 인근에서 "고 코리아!"를 외치며 응원하고 있다.
 23일 저녁(현지시각)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가운데, 한국응원단들이 콜리세움 경기장 인근에서 "고 코리아!"를 외치며 응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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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 선수의 쇼트프로그램 경기가 열린 23일 저녁(현지시간) 밴쿠버 퍼시픽 콜리세움 경기장 입구에는 경기 시작 두 시간 전부터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김연아 선수와 일본의 아사다 마오, 그리고 캐나다의 유망주 조애니 로셰트 선수를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최고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캐나다는 물론 일본, 한국 응원단들이 일찌감찌 모여 인산인해를 이뤘다. "김연아 사랑해요"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김연아 선수를 응원하는 사람도 있었다. 

한-일-캐나다 응원단 경기장 주변 인산인해

한국 교민들이 모여서 함께 응원을 하기로 한 밴쿠버 코퀴틀람시 한인 플라자에서는 '고 코리아'라고 적힌 붉은 조끼를 입은 한인들과 취재진들이 곳곳에 모여 숨을 죽이며 경기를 지켜보고 있었다.

경기 시작은 4시 반부터였지만 김연아의 경기는 현지 시각으로 저녁 8시부터였다. 그 전까지는 부담없이 다른 선수들의 경기를 지켜보고 여유도 부렸지만 김연아 선수 조의 경기가 시작되자 모두가 숨을 죽이고 경기를 지켜봤다.

아사다 마오의 예상외 훌륭한 경기. 현지 중계진들은 연이어 "베리 굿, 어메이징!"을 외치며 평소보다 잘한 마오의 연기에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순간 한국 교민들의 응원장 분위기는 알 수 없는 침묵이 잠시 흘렀다.

밴쿠버 교민들이 코퀴클람시 한인타운 내 한인 플라자에서 붉은 조끼를 입고 옹기종기 모여 김연아 선수를 응원하고 있다.
 밴쿠버 교민들이 코퀴클람시 한인타운 내 한인 플라자에서 붉은 조끼를 입고 옹기종기 모여 김연아 선수를 응원하고 있다.
ⓒ 유정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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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출전한 김연아가 가슴에 성호를 그으면서 경기에 나서자 교민들은 다시금 손에 땀을 쥐며 "제발 넘어지지만 않았으면 좋겠다"고 한목소리로 외친다.

김연아는 최고의 연기를 넘어서 감동과 기쁨을 선사했다. 점수가 발표되는 순간, 현지 중계진들은 예상 점수를 76점이라고 가정했지만 실제 받은 점수는 더 높은 78.50이었다.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점수라며 응원 현지 분위기는 환호와 함성으로 가득찼다.

"심장떨려 죽는 줄 알았어요. 마오가 너무 잘해서 그다음 김연아 경기할때 사실 걱정 많이 했거든요. 그런데 너무 잘해줘서 지금 너무 좋습니다." 밴쿠버 교민 이승경씨(회사원)

코퀴틀람 한인 플라자에는 캐나다인으로 보이는 백인 몇 명이 김연아 선수를 응원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특이하게도 이들은 자국 선수가 아닌 한국 선수를 응원하고 있었다. 김연아의 팬이라는 한 여성은 김연아의 경기를 본후 이렇게 말했다.

"김연아 선수의 경기는 정말 최고였습니다. 놀랍고 믿을 수 없을 정도예요." 캐리 휴처트(27)

그동안 한국 교민들이 맘놓고 응원할 장소가 마땅치 않아 고생을 많이 해왔지만, 협소하더라도 이렇게 교민들끼리 모여서 함께 응원할 수 있어 너무 기쁘다는 교민들은 오는 26일 아침(한국시간) 또 한번의 기적을 믿는다고 말한다.

"윤아 김 아니고, 연아 김이라구요!"

현지 언론은 물론 중계진들의 반응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뜨거웠다. 먼저 퍼시픽 콜리세움 경기장을 가득메운 한국 응원단과 일본 응원단들을 보고는 한일 관계의 미묘함을 암시하듯 아사다 마오와 김연아 선수를 비교하기도 했다.

그러나 김연아 선수가 연기를 시작하자 중계진들의 극찬이 연거푸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종전의 선수들에게는 나오지 못한 '최고 중의 최고'라는 찬사들이 흘러나왔다. 심지어 경기가 끝날 무렵에는 김연아 선수의 금메달이 확정된 듯 말하기도 했다.

또 중계진이 김연아는 '김윤아'로 발음하자, 한국 팬들은 "김연아, 김연아!"를 외쳤지만 중계진들은 계속 "윤아 김, 윤아 김"이라고 말했다.

한 교민이 코퀴클람시 한인 플라자에서 태극기를 펴들고 김연아 선수를 응원하고 있다.
 한 교민이 코퀴클람시 한인 플라자에서 태극기를 펴들고 김연아 선수를 응원하고 있다.
ⓒ 유정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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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친 타계한 캐나다 조애니에 대한 애도-격려 이어져

김연아 선수에 대한 열띤 응원과 흥분은 잠시, 캐나다 후보인 조애니 선수가 등장하자 퍼시픽 콜리세움 경기장은 애도와 격려의 박수가 끊이지 않았다. 경기 시작 전부터 눈물을 감추지 못했던 조애니 선수. 심장마비로 어머니를 잃은 슬픔에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이날 만큼은 어머니에게 최고의 모습을 선물해 주고 싶다며 울음을 그치고 최고의 경기를 보여줬다. 랭킹 3위에 오른 조애니 선수는 연기가 끝나자마자 결국 다시 한번 울음을 터뜨렸다.

김연아의 브라이언 오서 코치 역시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조애니 선수의 어머니를 잘 알고 있다며 조애니 선수가 역경을 이겨내고 잘 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최고스타 중의 한 명인 김연아 선수의 마지막 결전일인 26일, 이 기세를 몰아 프리프로그램에서 진정한 '피겨퀸'에 오를 수 있기를 다시 한번 기대해본다.


태그:#밴쿠버동계올림픽, #김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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