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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여름 청호동 이주 문제로 몇 사람을 만나보기 위해 청호동 아바이 마을을 들렀을 때 일이다. 이곳은 드라마 '가을동화' 촬영지로, 지금도 국내나 해외에서 갯배를 타기 위해 많은 사람이 들르는 관광 명소이기도 하다.

하지만 신수로와 다리가 생기면서 이주를 해야한다는 말에 얼마남지 않은 실향민 1세대들은 사람들이 개발 논리를 앞세워 옛 것을 너무 쉽게 버리려고 한다며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다.

청호동 경로회관에 들렀다 아바이마을로 찾아간 날 마을 어귀에는 나이 드신 어르신들이 갯배 타는 곳 옆 쉼터에서 장기를 두고 있었다. 잠시 어르신들과 대화를 나누다 돌아서려는데 덩치 큰 개 두 마리가 눈에 띄었다. 한 마리는 흰색이었고 또 한 마리는 털이 호랑이와 사자를 합쳐 놓은 듯 했다. 흰색 개는 진돗개인듯 했는데 호랑이와 사자를 닮은 듯한 개는 진돗개가 아닌 듯했다.

편안하게 오수를 즐기는 개 두 마리 그런데 두 마리의 표정이 정말 대조적이다.
 편안하게 오수를 즐기는 개 두 마리 그런데 두 마리의 표정이 정말 대조적이다.
ⓒ 이동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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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를 즐기려는 듯 편안하게 누워 있는 개 두 마리. 덩치가 커서 줄로 묶어 놓지 않았다면 가까이 다가갈 수 없을 것 같았다. 두 마리 개를 보면서 가장 먼서 생각난 것이 두 녀석의 표정이었다. 흰색 진돗개는 불만이 가득한 저팔계를 보는 듯했고 다른 녀석은 기분이 좋아 웃고 있는 듯 했다.

크기와 생김새와는 다르게 늘 웃는 모습의 개
 크기와 생김새와는 다르게 늘 웃는 모습의 개
ⓒ 이동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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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디 생긴 것이 웃는 모습처럼 생긴 것이 아닐까? 똑딱이로 열심히 녀석의 모습을 찍는데도 별 미동도 없이 내 모습을 바라보는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했다.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각막염에 걸린듯 계속 눈물이 흐른다고 하는데 표정은 늘 웃고 있다고 했다.

웃음이 주변 사람들도 바꾼다는 말 동물에게도 예외는 아니라고 한다.
 웃음이 주변 사람들도 바꾼다는 말 동물에게도 예외는 아니라고 한다.
ⓒ 이동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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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종종 실없는 소리를 들었을 때 '지나가던 개가 웃을 일이다'라는 표현을 하곤 한다.
정말 개가 사람처럼 웃을 수 있는 것일까?

얼마 전 SBS 동물농장에서 흥미로운 사실을 방송한 적이 있었다. 개의 웃음을 연구하기 위해 소리전문가와 수의사가 고성능 녹음장비를 총동원해 순수한 개의 웃음소리를 분리했다. 그리고 평소 난폭하기로 소문난 폭스테리어 네 마리를 찾아갔다. 낯선 사람들의 방문에 무섭게 짖어 대던 폭스테리아에게 분리해 낸 개의 웃음소리를 들려주니 금세 잠잠해지며 꼬리를 흔들었다고 한다.

사람이든 동물이든 웃는 모습을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사람이든 동물이든 웃는 모습을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 이동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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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가 웃는다는 것도 놀라운 일인데 그보다 더 놀라운 것은 웃음의 파급효과가 사람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개의 웃음이 주변에 있는 다른 개에게도 영향을 줘 기분을 좋게 해준다고 한다.

기분 좋은 사람과 함께 있으면 덩달아 기분 좋아지고 우울한 사람과 함께 있으면 맥이 빠지는 것처럼 개들도 사람과 똑같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방송이 나가고 난 후 개의 웃음소리를 듣고 싶다는 글들이 게시판에 가득 올랐다고 한다. 웃으면 복이 온다는 말. 개들도 알고 있을까?

개든 사람이든 올해는 웃을 일이 많았으면 좋겠다.

덧붙이는 글 | 다음에도 실립니다.



태그:#웃는 개, #진돗개, #청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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