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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7일 우리 연구소가 두 번째로 개최한 서울지역 운영위원회 공부방에 70여분 가량이 참석하셨습니다. 토요일과 일요일 그리고 3.1일절로 이어지는 연휴임에도 불구하고 공부방 참여 신청을 하신 분들 대부분이 거의 다 참석하신 것 같았습니다. 또한 참석하신 분들의 폭이 점차 넓어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젊은 대학생들과 여성분들의 참여가 늘었으며 일반 직장인들과 자영업 하시는 분 그리고 시민단체, 의사, 변호사, 기업인, 언론인, 문예인 등 다양한 전문직종에 활동하시는 분들의 참여도 눈에 띄었습니다.

그런데 이날 공부방 모임의 휴식시간에 "많은 사람들이 경제 공부를 하게 되면 현실경제가 어떻게 변할 것인가" 하는 질문이 나왔습니다. 구체적인 예를 들어 많은 사람들이 부동산 투자에 관심이 있어 부동산을 비롯한 경제공부를 하게 될 경우 부동산시장이 어떻게 될 것인가라고 질문했습니다. 

이에 대한 저의 답변은 지금까지 경제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이 부동산이나 주식 등 재테크를 위해 경제공부를 하게 되면 버블이 꺼지게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증거로 일본의 부동산버블 붕괴와 미국의 서브프라임론 사태를 들었습니다. 또한 최근의 한국 부동산시장 상황도 그 증거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투자 위해 부동산 공부하는 사람 느니 부동산 시장 무너져

2008년의 글로벌 경제위기 전만 해도 사람들이 경제공부에 관심을 가지기보다는 신문이나 방송 또는 정치권이나 정부관료들이 질러대는 사기와 선동과 조작에 더 많이 관심이 있었습니다. 그 결과 이리 휩쓸리고 저리 휩쓸리면서 부동산투기가 난무했던 것입니다. 그런 과정에서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사람들이 경제위기를 계기로 부동산과 경제에 대한 공부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많은 사람들이 부동산투자를 위해 경제이론이다 투자이론이다 뭐다 하면서 공부하기 시작하면서 한국의 부동산시장도 같이 무너지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경제란 전체적으로 합리적이지 못하면 지속될 수 없습니다. 만일 경제가 합리적이지 못하게 되면 그 경제는 망하게 됩니다. 법과 제도와 정책들이 합리적이지 못하면 국가를 유지할 수 없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개인의 삶이 합리적이지 못하면 피곤하고 힘들어지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불합리가 경제를 지배한다면 그것은 불의와 악이 경제를 지배하는 것이 되며 따라서 그 경제는 불의와 악에 의해 스스로 붕괴되고 말 것입니다.

지금까지 경제에 관심이 없었던 많은 사람들이 부동산 등 재테크나 세상 돌아가는 것을 이해하기 위해 '올바른' 경제공부를 시작하게 된다면 경제의 모순과 문제점들 즉 위험들이 보이기 시작하게 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경제를 제대로 공부하면 할수록 현실경제는 더 안정적이고 합리적인 양상을 보이게 됩니다. 왜냐하면 그동안 몰랐던 거짓과 사기와 조작이 드러나게 되고 감추어졌던 문제점과 모순들이 노출되기 때문입니다. 올바로 공부를 하게 되면 진실을 볼 수 있는 안목이 생겨나기 때문입니다.

대기업, 국내에서 일자리 창출 못 해

지난 90년대 말의 IMF사태 이후 한국 경제는 부동산으로 도망갔습니다. 그 결과 한국경제 전체로 자원배분은 부동산 자산시장 쪽으로 심하게 쏠렸습니다. 그동안 대부분의 일자리를 유지해온 경제의 중심이자 근간을 이루는 생산경제 부문은 계속 경쟁력이 떨어지고 성장잠재력이 악화되어 왔습니다. 생산경제 부문에서는 지속적으로 일자리의 양과 질이 악화되는 열화(劣化) 현상을 보였습니다.

온갖 특혜를 독점해온 재벌 대기업들은 더 이상 한국 국내에서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일자리를 만들어내기는커녕 중국 등으로 생산기반을 옮겨가고 있습니다. 그 동안 장시간 과다노동과 임금억제를 바탕으로 지탱해온 대기업들이 이제는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중국 등으로 생산기반을 옮겨가고 있는 것입니다. 산업공동화가 지속되고 있는 것입니다.

여러분들은 막대한 적자재정으로 희망근로사업이니 청년인턴제니 하는 사기에 가까운 땜질식 일자리를 만들어달라고 대통령이나 정치인들을 뽑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여러분들은 자신들이 희망근로사업이니 청년인턴이니 하는 불과 몇 개월짜리 몇 십만원의 일자리를 얻기 위해 죽어라고 공부하고 대학까지 졸업한 것은 아닐 것입니다. 여러분들은 자기 자식들을 몇 십만원짜리 인턴 시키기 위해 그 고생을 해가면서 대학까지 보내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일자리 문제는 하루 아침에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경제 전체의 구조와 시스템 그리고 산업정책 및 중소기업 정책의 일관성, 교육 등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습니다. 일자리 문제는 첫 단추를 잘못 꿰면 그 후유증이 10-20년 이상 가게 됩니다. 물론 첫 단추를 잘못 꿰면 그 휴유증이 최소한 수십년 지속되는 교육문제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덜 하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세상에 10-20년 동안 경제가 헤메게 된다는 것은 사실상 그 경제가 거덜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일자리 땜질식 미봉책, 상황 더 악화시켜

다시 한번 강조하고자 합니다. 일자리 문제는 단기적인 땜질식 미봉책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런 속임수는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뿐입니다. 일자리 문제는 경제 전체의 경쟁력과 산업의 경쟁력에 절대적으로 의존한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일자리 문제는 교육과 산업 및 중소기업 정책 등의 합리성과 일관성을 어떻게 유지하느냐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정책의 합리성과 일관성은 저절로 하늘에서 떨어지거나 땅에서 솟아나는 것이 아닙니다. 올바로 경제를 이해하고 올바른 대책을 강구할 수 있는 전문적 역량과 공동체적 도덕성을 갖춘 정치기반 없이는 유지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모여서 공부를 하고 자식세대 중심으로 세대교체를 해가려고 하는 것이 바로 이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

덧붙이는 글 | 모든 사람이 땀흘린만큼 제대로 대접받는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김광수경제연구소#일자리#부동산 #경제 공부#산업공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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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수경제연구소는 정직하고 도덕적인 지식의 생산기관을 자임하며 건강한 민주주의 시장경제를 구현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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