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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오전 9시경 유류 피해 주민의 처지를 목숨을 바쳐 알리고자 했던 고 성정대씨의 군민장이 태안군청 광장에서 유족과 피해주민 등 3천여 명의 애도물결 속에 거행되었다.

 

오전 10시 30분 고인의 운구가 분향소가 차려졌던 태안의료원을 떠나 군민장이 열리는 태안군청 광장에 들어서자 영결식에 참석한 피해 주민들은 오열했고, 이내 영결식장은 기름피해의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한 '태안의 울음소리' 로 변했다.

 

오전 11시. 최한진 유류피해대책위연합회 사무국장의 사회로 영결식이 엄숙하게 진행되었다. 국민의례에 이어 고인의 약력소개에 나선 최배환 전피해민대책위원회 투쟁위원장은 떨리는 목소리로 고인의 행적을 낭독하며 그리움의 눈물을 훔쳤다.

 

이어 유서가 낭독될 때에는 유가족들은 물론 영결식장에 참석한 모든 이들이 흐느꼈다.

 

이어 김영곤 시인의 '성정대 열사는 죽지 않았다'는 조시가 낭독되었고, 장례위원장을 맡아 '군민장'을 준비해 온 박규웅 전 피해민대책위원회 고문이 영결사를 했다. 박 고문은 생전의 고인을 회상한 뒤 "살아 못다하신 일을 저희들이 해내는데 굽어 보살펴 주십시오"라며 흐느끼는 목소리로 영결사를 마쳤다.

 

이어 김진권 대책위 연합회장은 "하염없이 우리의 바다만을 바라보며 절망을 희망으로 만들어 보겠다고 말라버린 눈물을 흘렸던 님의 슬픈 모습을 기억한다"며 "시간이 흐르고 점점 잊히고, 퇴색되고 그러는 사이 바다가 죽고 우리 군민들과 어민들이 죽어가고 있다. 피맺힌 우리 군민들의 절규는 한낮 메아리가 되어 되돌아오고 있을 뿐"이라고 절규했다.

 

그는 또 "성정대 열사의 죽음 앞에 부끄러운 동료가 되지 않도록, 열사의 이 거룩한 죽음이 헛되이 되지 않도록 함께 투쟁하자"며 "우리는 결코 오늘 이 시간을 잊어서는 안된다. 열사가 남기고 간 그 고귀한 뜻이 속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자"고 강조했다.

 

조사에 이어 백영곤 원이대책위원장은 조속하고 원만한 배상이 이루어지길 촉구하는 성명서를 통해 ▲정부의 신속한 배·보상 즉각 실시 ▲ 삼성그룹의 실질적인 대책 제시 ▲현대정유의 사고방지대책과 피해주민들에 대한 지원책 제시 등을 요구했다.

 

성명서 발표에 이어서는 박규웅 장례위원장의 헌화와 분향을 시작으로 유족과 단체장,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를 비롯한 정치인, 조문객들의 헌화 행렬이 이어졌다. 영결식을 마친 후에 조문객들은 운구행렬을 따라 군청 광장을 떠나 고인이 생전에 대책위원장으로 근무했던 유류피해대책위 연합회 사무실까지 가두행렬을 했다.

 

운구행렬은 고인이 생을 마감하는 마지막까지 피해민의 손해배상을 위해 노심초사했던 연합회 사무실에 들른 뒤 연합회 광장에서 노제를 끝으로 고인이 영원히 안식할 홍성추모공원으로 향했다.

 

한편, 이날 군민장에는 쌀쌀한 날씨에도 3천여 명의 피해민들이 자리를 함께해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으며, 정치권에서도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를 비롯해 변웅전, 박상돈 의원, 민주당 양승조 의원, 민주노동당 최형권 최고위원 등이 자리를 함께 해 유류 피해민의 신속한 보상을 정부에 촉구할 것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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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이

태그:#태안기름유출, #성정대, #군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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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지역신문인 태안신문 기자입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밝은 빛이 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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