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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월 22일 함안보 공사 현장에서 오니토가 나와 환경단체는 정밀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사진에서 보면 중간에 있는 시커먼 흙이 오니토이며, 건너편 모래는 상대적으로 깨끗한 상태다.
1월 22일 함안보 공사 현장에서 오니토가 나와 환경단체는 정밀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사진에서 보면 중간에 있는 시커먼 흙이 오니토이며, 건너편 모래는 상대적으로 깨끗한 상태다. ⓒ 마창진환경연합

환경시민단체들이 4대강정비사업 낙동강 18공구 함안보 공사 현장에서 나온 오니퇴적토(오염 물질을 포함한 진흙) 시료를 분석한 결과, 발암가능물질인 '디클로로메탄'이 하천·호소기준보다 20.7배나 검출되었다고 밝혔다.

낙동강국민연대, 운하반대낙동강지키기부산시민운동본부는 3일 낸 자료를 통해 '식수 재앙'을 우려했다. 낙동강국민연대는 지난 1월 31일 정세균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민주당 '4대강사업저지 특별위원회'가 현장에서 채취한 시료를 환경부 지정 검사기관에 의뢰·분석해 이번에 그 결과를 발표했다. 당시 민주당은 현장에서 오니퇴적토와 침출수의 시료를 함께 채취했다.

낙동강국민연대 "디클로로메탄, 기준치의 20.7배 나와"

이 자료에 의하면, 발암가능물질인 디클로로메탄이 0.414㎎/ℓ로 하천·호소기준 0.02㎎/ℓ의 20.7배에 이르렀다. 디클로로메탄은 유기 할로겐 화합물에 속하는 독성이 있는 무색의 휘발성 액체로, 주된 독성 영향은 중추신경계저하로 간과 신장 기능 이상이 보고되고 있다.

또 이 자료에 의하면 함안보 퇴적오니토에서 부유물질(SS)은 2127.6㎎/ℓ, 질산성 질소는 32.07㎎/ℓ로 기준치보다 각각 85배, 80배가 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함안보 퇴적오니토에서는 중금속 검사결과 8개 항목이 검출되었다. 6가크롬(기준 5mg/kg)은 4.67mg/kg, 시안(기준 2mg/kg)은 1.72mg/kg으로 현행 토양환경보전법의 토양오염 우려지역1기준에 근접한 수치로 드러났다.

탁도를 유발하는 클레이(Clay)와 실트(Silt) 성분이 다수를 차지하고(Clay 13%, Silt 55.8%, 모래 31.2%) 있어 준설 시 심각한 탁도를 유발할 수 있고, 유기물 함량이 시료 채취 지점 3군데 평균 54300ppm(5.43%)으로 나타나 성토와 복토재로 활용 시 땅속에서 혐기성 분해를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낙동강국민연대는 "분석 자료는 함안보 퇴적토 3군데의 평균 함수율 29%를 고려해, 폐기물공정시험법의 용출실험법을 원용한 수질 결과로 퇴적토 내 공극수의 수질농도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 단체는 "이번 자료는 준설 시 퇴적토 내 함수량 중의 수질농도이므로 준설 시 하천수에 용출될 경우에는 하천수와 혼합되어 이보다도 낮은 농도로 노출될 것으로 짐작되나, 낙동강 전 구간에서 동시 준설이 대규모로 이루어질 경우 준설방법과 준설 당시 하천 유속, 오탁방지막의 역할수준 등에 따라 농도변화는 클 것이며 준설 시 발생되는 정확한 농도예측이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대규모 동시다발 준설로 식수대란 우려"

낙동강국민연대는 대규모 동시다발 준설로 인한 수질 재앙을 걱정했다. 이 단체는 "낙동강 부산권 3공구 삼락지구 표본조사에서 미세점토가 발견되었다"면서 "미세점토의 대규모 발견은 야적장 성토를 못하는 문제와 함께 동시다발식 대규모 준설과정에서 부유되는 탁도로 인한 수질오염, 수생태 파괴, 취수장 식수 오염, 낙동강 하구 훼손 등의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다"고 우려했다. 미세점토는 클레이(Clay)로, 지름이 0.004mm 이하인 미세한 흙입자를 말한다.

또 이 단체는 "낙동강 준설은 부산권만이 아니라 안동에서 부산까지 300km 이상에서 단기간에 동시다발적으로 추진될 것이기에 이로 인해 야기될 식수대란은 누가 책임질 것인가?"라며 "특히 탁도에 심각한 영향을 끼치는 클레이와 실트가 부산권 뿐만 아니라 달성보와 함안보 구간에서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달성보 공사현장에서 검출된 아연, 비소, 수은의 중금속 함유량이 미국 해양대기관리청 기준을 초과했다"며 "대구에서 부산까지 대규모 동시다발 준설이 이루어지면 탁도 뿐만 아니라 중금속 문제로 인한 치명적인 '식수대란'을 불러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낙동강국민연대는 "서낙동강 준설, 낙동강 본류 준설, 둔치정비사업, 제2하구둑 건설 등 부산권 사업이 본격화되면 낙동강하구 철새서식지는 거의 모두 사라진다고 봐야 한다"며 "정부가 5개법으로 중복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는 지역으로 국제적으로 중요한 철새도래지인 낙동강하구 철새도래지의 파괴는 국제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 사안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부산시와 한나라당, 이명박 정부는 부산권을 포함한 낙동강 정비사업에 대한 모든 자료를 공개하지 않고 있으며, 허남식 부산시장은 부산시민의 생명과 연계되어 있는 식수원에 대한 어떠한 대책도 수립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의도적 침묵 속에 4대강 사업 용비어천가만 부르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허남식 부산시장은 부산시민 앞에 모든 정보를 공개하고, 민관공동 정밀조사 기구를 발족하여야 하며, 식수대란과 생태계 파괴ㆍ낙동강 하구 훼손 대책이 마련될 때까지 낙동강 정비사업을 중단할 것을 부산시민 앞에 선언하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국수자원공사 "토양 기준 적용해야 하는데 수질 기준 적용"

한편 함안보 공사를 맡고 있는 한국수자원공사는 오니퇴적토 시료 분석 결과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수자원공사 홍보실 관계자는 "토양오염 기준을 적용해야 하는데, 수질 오염 기준을 적용한 것"이라며 "분석 자료를 입수해 검토해 봐야 구체적으로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일반적으로 토양과 관련해서는 토양오염기준을 적용해서 실험한다. 그러나 이번에 낙동강국민연대는 폐기물공정시험법의 용출실험법을 원용한 수질 결과를 적용했는데, 폐기물공정실험법으로 하면 그 수치가 높게 나올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시료 분석 검사관에서는 폐기물공정실험법을 적용한 것이 아니고 원용한 것이라고 표기해 놓았는데, 이는 나름대로 빠져나갈 부분을 염두에 두고 표현한 것 같다"면서 "토양오염기준에 의해 실험한 결과가 나와야 하는데, 수질오염 기준으로 했다. 그래서 수치가 과장된 것으로 나온 것 같다"고 덧붙였다.

수자원공사의 이 같은 반론에 대해, 함안보 공사현장의 오니퇴적토를 시료분석한 김좌관 부산가톨릭대 교수는 "수자원공사의 말도 부분적으로 일리가 있지만 이번 분석은 실제 가능성을 따져 본 것"이라면서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이번 분석은 토양 자체가 아니고 토양 속에 들어 있는 물을 중심에 두었다. 퇴적토는 흙 70%와 물 30% 정도의 걸쭉한 상태였다. 물속에 들어 있는 오염 물질이 강물과 섞을 때 오염 가능성이 높다."

김 교수는 이어 "함안보나 달성보처럼 가물막이 공사 구간 안에서는 수질 오염 자체는 없지만 퇴적토가 그 구간 말고도 있을 수 있다"면서 "준설하다 보면 충분히 흐르는 물에 따라 퇴적토가 유출될 수 있고, 탁도가 유발된다"고 밝혔다.


#4대강정비사업#낙동강#함안보#낙동강국민연대#한국수자원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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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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