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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6월 2일 제 5회 전국동시 지방선거를 앞두고 출마선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유권자들에게 보다 많은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2010 인물열전'을 시작합니다. 인물열전은 자유로운 형식으로 각 자치단체별 후보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편집자말]
이계안 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는 5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명숙 대세론'은 허구라며 공정한 룰을 통한 당 경선에서 한명숙 전 총리를 이길 수 있다고 밝혔다.
ⓒ 박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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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무상급식으로 사회통합 가능"   "출산율 2.1로 서울을 역동적으로"

"전체 지지도가 한나라당의 절반도 안 되는 상황에서 민주당이 사는 길은 뭘까? 국민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기회는 이제 딱 한 번밖에 남지 않았다. 뻔한 이야기를 뻔하지 않게 할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 민주당은 왜 점프를 기피하는가."

이계안(58) 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는 5일 오후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경선을 하면 안 된다고 말하는 이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두렵다"고 말했다. 또 "한나라당과 이명박 대통령을 향해 '역사의 수레바퀴를 뒤로 돌리고 있다'고 비판하는데 민주당도 똑같은 문제를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두 번은 안 된다"는 독한 마음이 엿보였다. 이 후보는 지난 2006년 서울시장 선거 때도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과의 경쟁에서 패배해 본선에 나서지 못했다. 그때 그는 '강금실 대세론'에 맞서는 '마이너리티'였다. 이번에도 '마이너리티'다. 당 일각에선 승리 가능성과 야권 단일화 등을 이유로 한명숙 전 국무총리를 최종 후보로 '추대'해야 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그는 결국 지난 4일 기자회견을 열고 승부수를 띄웠다. 서울을 6개 권역별로 나누어 각 후보가 순회 토론을 벌이는 '완전국민경선'을 치르자는 것이 요지였다. 지방선거 출마 의사를 밝힌 최고위원들을 향해선 "스스로 물러나라"며 현 지도부에 대한 각도 날카롭게 세웠다.

그러나 아직 공식적인 지도부의 반응은 없다. "현장에 신의 음성이 있다"는 일념으로 출마에 앞서 서울시를 200일 넘게 걸었던 이계안, 18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긴 시간 동안 절차탁마하며 '재수'를 준비했던 그가 현 상황에 대해 할 말이 많을 것 같았다.

"당 지도부가 당을 잘 이끌지 않고 있다. 한 줌의 권력을 쥐고, 어제처럼 오늘이 되고, 오늘처럼 내일이 됐으면 하는 이들도 있다. 정치에 입문할 때 한국의 경제 질서를 개혁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했다. 우리나라엔 공정한 경쟁의 룰도 없고 전경련 회원사들이 말하는 것과 같은 자유 시장이란 것도 없다. 이렇게 계속 간다면 우리나라 경제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게 요지였다. 그런데 정치판도 그렇다."

이 후보는 '공정한 경쟁의 룰'만 보장된다면 한명숙 전 총리도 이길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당의 외연을 넓힐 후보가 누구냐"며 "민주당이 집권당이 되려면 정치공학적으로 후보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부터 사람에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CEO 출신 정치인들의 실패 사례가 많다"는 지적에도 그는 당당했다. 이 후보는 "'성공한 CEO'라는 간판을 달고 열심히 도전하는 이유도 세상에는 이명박 대통령, 문국현 전 창조한국당 대표와 같은 CEO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말하고 싶기 때문"이라며 "그들과 달리 '정말 따뜻한 가슴을 가지고 있는 CEO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 후보와의 일문일답.

"한명숙, 노 전 대통령 지지자 외에 추가로 몇 표나 더 얻을지"

 이계안 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5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 중 "6.2 지방선거 민주당의 경선은 난쟁이들이 도토리 키재기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무등 태우는 것이라며 작은 사람들이 어깨 위에 서고 또 서다 보면 거인보다 커지는 것이다"며 완전국민경선을 주장하고 있다.
 이계안 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5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 중 "6.2 지방선거 민주당의 경선은 난쟁이들이 도토리 키재기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무등 태우는 것이라며 작은 사람들이 어깨 위에 서고 또 서다 보면 거인보다 커지는 것이다"며 완전국민경선을 주장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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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06년 서울시장 선거 때도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에 밀려 본선에 나가지 못했다. 이번에도 한명숙 전 국무총리 대세론이 당 내외에서 힘을 얻고 있다.
"지난 2001년 고등학교 선배인 이인제 의원이 어떤 모임에 가든지 차기 대통령 후보였다. 그러나 경선을 치르다 보니 노무현 전 대통령이 후보가 됐다. 2002년 10월 여수 엑스포 유치를 위해 출국할 때는 이회창 후보가 대통령이었다. 그러나 11월 귀국했을 땐 노무현 후보가 더 지지도가 높은 대통령 후보가 돼 있더라. 현재 반 한나라당 정서도 있고 시장에서 시민들과 인사를 해보면 '이번엔 민주당 차례'란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는 40%를 넘어가고 있고 민주당에 대한 지지율은 서울에서 20%를 넘어가려나? 이런 상황에서 무슨 대세론이 필요한가."

- 어제 완전국민경선을 주장하는 기자회견도 열었다. 당 지도부에 대한 불만이 있을 수도 있겠다.
"지금 이대로 가면 이번 6.2 지방선거, 나아가서 18대 대선, 19대 총선 이길 수 있나?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노무현은 어떻게 만들어졌나. 당시 이인제 후보가 대세론이었지만 경선을 통해 주말드라마, 대본 없는 드라마가 시작됐다. 국민들이 거기에 참여했고 지지했고 그 의외성에 놀라면서 노 전 대통령이 만들어졌다. 나는 경선은 난쟁이들이 도토리 키재기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무등 태우는 것이라 생각한다. 작은 사람들이 어깨 위에 서고 또 서다 보면 거인보다 커지는 것이다. 긴 설명은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

- 지방선거에서 완전국민경선이 가능하겠나? 또 승리가 가능하다 생각하나?
"먼저 공정한 경쟁을 하고, 룰을 정해 한다면 이긴다고 본다. 두 번째 완전국민경선이 가능하냐는 문제 제기가 있는데, 심지어 대통령까지 안 가본 길을 가봐야 한다고 하지 않나. 루쉰은 처음엔 길이 없지만 사람이 다니면 길이 생긴다고 했다. 지금 이 상황에서 우리는 후발주자다. 후발주자가 해야 할 것은 길을 만드는 것이다. 이대로라면 이길 수 있나. 한명숙 후보를 내세우면 이기는가."

- 당에서 한명숙 전 총리를 생각하는 것은 아무래도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추모 열기를 염두에 둔 것 아니겠나.
"한명숙 전 국무총리를 서울시장 후보로 미는 데 두 가지 이유가 있다고 본다. 한 전 총리가 나온다면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서울시장 선거에 나오지 않는다고 본 것이다. 또 야권 단일화 때 한 전 총리가 아닌 후보가 다른 당 후보를 이길 수 있겠느냐고 본 것이다. 그러나 나는 바보 같은 생각이라고 본다. 개인 유시민이 개인 이계안을 이길지는 모른다. 그러나 민주당 이계안과 국민참여당 유시민의 대결은 다르다. 만약 진다면 그것은 내 책임이 아니다. 지도부 책임이다."

- 선거가 임박한 5월 23일이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기다. 만만치 않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기 맞다. 삼국지대로라면 동남풍이 분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동남풍이 불어서 적벽대전에서 오-초 연합군이 이긴 것이 아니다. 제갈공명이 군령장을 써놓고 적의 화살 10만 개를 받아왔기 때문에 이긴 것이다. 한명숙 전 총리에게 대단히 미안한 이야기이지만 노 전 대통령 지지하는 사람 외에 추가로 몇 표나 더 얻을 것인지 모르겠다. 같은 조건이라면 외연을 넓힐 수 있는 사람, 남의 화살을 뺏아올 수 있는 사람이 이계안인지, 한 전 총리인지는 물어봐라 이거다."

- 그럼에도 당이 한 전 총리를 추대할 경우 승복할 수 있겠나.
"지도부가 그렇게 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한다. 지도부가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 지도부가 그렇게 강력하나? 한 전 총리를 추대할 경우 정세균 대표 이하 최고위원들이 모든 것을 걸고 승리를 자신할 수 있어야 한다. 또 많은 당원들에게 설명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강력한 리더십이 있고 인기 있는 지도부였다면 현재 민주당이 특정지역 외에서도 20% 넘는 지지율을 확보했을 것이다.

지도부가 지금 해야 할 일은 정치공학적으로 잘 포장해서 후보를 만들려 하지 말고 당의 체질을 강화시켜서 18대 대선, 19대 총선을 이기기 위한 투자를 해야 한다. '콘크리트 투자' 대신 '사람 투자'를 하자는 것은 현 정부에만 관련된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 당도 지속가능한 당, 집권당이 되기 위해선 사람에 투자해야 한다."

"이명박·문국현과 다른 CEO' 있다는 것 보여주고 싶다"

 이계안 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
 이계안 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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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에 새로 펴낸 책 제목이 <진보를 꿈꾸는 CEO>이다. 한국 현실에서 와 닿기 힘든 단어의 조합인 것 같다.
"우선 나는 나름대로 '성공한 CEO'다. 그리고 우리나라가 가장 어려울 때 CEO를 했다. 97~98년 IMF 위기 때 죽느냐 사느냐 기로에 섰을 때 현대자동차를 맡았고 기아차 합병 아이디어를 내 성공했다. 그런 면에서 보면 성공한 CEO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아마 '혁신'이고 '능률'일 것이다. 그런 CEO와 진보적 개념이 같이 가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진보는 '사람에 대한 배려'라든지, '사회 통합'을 의미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사회는 성장과 분배를 이분법적으로 보지만, 나는 성장을 하려면 분배를 해야 하는 것이고 분배를 하려면 성장을 해야 한다고 본다. 특별히 미국의 빌 게이츠가 이야기한 '창조적 자본주의'에 공감한다. 빌 게이츠는 세상에서 돈을 제일 많이 버는 사람이지만 그 돈을 사회적 통합을 위해 쓴다. 빌 게이츠도, 워렌 버핏도 미국의 민주당을 지지한다. 우리 사회가 한 단계 더 높은 선진 사회가 되고자 한다면 민주화를 위해 희생하셨던 분들과 시장자본주의에 충실해서 돈을 벌었던 분들이 서로 상대방을 인정하고 통합하는 새로운 단계로 가야 좋은 의미의 선진화가 될 것이다."

- 이명박 대통령, 문국현 전 창조한국당 대표 등 CEO 출신 정치인들에 대한 평가가 긍정적이지만은 않은 것 같다.  
"지금 '성공한 CEO'라는 간판을 걸고 도전하는 이유도 세상에는 이명박 대통령 같은 CEO, 문국현 전 창조한국당 대표 같은 CEO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말하고 싶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지금 '사회 통합', '약자들에 대한 배려'라고 말은 하지만 감세 정책이나 예산 사용을 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 가진 사람을 위한 감세만 하고, 예산 사용 역시 통합이나 배려에 대해선 고민하지 않는다.

문 전 대표는 정치에 입문해 자유선진당과 함께 교섭단체를 만들었다. 제도적인 틀을 활용하려 했을지 모르겠지만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었을까 생각했다. 저렇게 하면 자신의 정체성이라는 것은 없는데 하고 생각했다. 또 소수이기 때문에 그랬겠지만 중소기업 중심·사람 중심 경제와 같은 뜻을 하나도 펴지 못했다. 성공과 실패를 말하기 전에 문 전 대표는 평가도 받기 전에 시험장에서 쫓겨난 것이다. 그들과 달리 정말 따뜻한 가슴을 가지고 있는 성공한 CEO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개인적 욕심이 있다."

- 경영자의 입장에서 오세훈 시장의 서울시 경영을 평가한다면 가장 큰 문제점이 무언가.
"오 시장은 돈을 쓸 줄 모른다. 살림 할 줄 모른다. 예를 들어 서울시가 현재 21~22조 원 가량 지출하는데 쓸 곳과 쓰지 않을 곳을 구별해서 쓰고 있는지 모르겠다. 서울형 어린이집 환경개선비에 57억 원을 쓴다고 한다. 그런데 그 간판 다는 데 예산의 절반을 쓴다고 한다. 어린이집에서 밥 지을 이를 고용하기 위한 예산을 요구하면 '돈이 없다'며 거절한다. 초·중등학교 무상급식 하는 것에 대해선 소극적이면서 4년 동안 서울시 홍보비가 1100억 원 이상 들었다.

일자리 만드는 데 돈 쓰는 것도 인색하다. 오죽하면 대통령까지 나서서 축제성 예산을 줄이고 일자리 만드는 데 돈을 쓰라고 하지 않았나. 또 많은 건설 토목공사, 한강르네상스 이런 것들을 왜 해야 할까. 그 사업이 우선순위가 그렇게 높은가. 예산을 제대로 사용하는 것에 있어선 오 시장이 빵점이다. 서울시민이 뽑은 사람이라는 점에서 빵점이란 말이 좀 과할 수 있겠지만 이제 리콜 해야 한다고 본다."

- 이 후보는 '출산율 2.1 시대'라는 캐치프레이즈에서 무상급식·보육 공약을 내걸었다. <문화일보>에선 이를 놓고 선심성 공약이라고 비난했는데.
"예산이라는 것은 숫자이지만 이념이 들어가 있다. 우선순위에 대한 기준에서 발견할 수 있다. 아이들이 밥 먹는 것과 한강르네상스 중 어느 것이 더 급하냐 말이다. 0세~5세 아동에 대한 무상보육, 초·중등학생 무상급식을 위한 예산 확보를 위해 어떤 사업은 안 하겠다고 이미 밝혔다. 예를 들어 한강르네상스 사업 등 토목공사 사업을 안 하겠다. 또 공사를 하더라도 지금과 달리 시간의 여유를 갖고 공사를 따로 발주하면 공사비를 줄일 수도 있다. 지금 현재 걷지 못하는 비용을 더 걷겠다.

서울시가 작년 8월 27일 고시한 '2008 재정운영상황'에 따르면 현재 서울시 공유재산 임대 수입은 634억 원으로 재산 총액 102조 원의 0.06%에 불과하다. 국유재산 수입률 0.6%(2008년 감사원 통계)에 비해 너무 공짜로 주고 있다. 국유재산 사용료 정도만 높여도 예산을 더 확보할 수 있다. 이처럼 용처를 나누고 수입을 늘리면 3조 원 정도 마련할 수 있다."

"처음부터 대권 염두에 둔 서울시장 후보 옳지 않아"

 이계안 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
 이계안 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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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장 후보로서 '세종시' 문제는 어떻게 생각하나? 지금 상황에선 세종시 문제는 지방선거의 화두가 될 것 같다.
"17대 국회의원 당시 행정중심복합도시 특별법에 대해 찬성했다. 세종시 원안은 서울에도 남는 장사다. 서울은 이미 만원이다. 행정중심복합도시로의 부처 이전을 통해 틈이 생기면 그를 활용해서 서울에서 시민이 지속가능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당장 세종시에 대해서 반대 의사를 밝히면 시장선거에서 불리할 것이다. 하지만 시민들에게 세종시 원안이 서울시에도 남는 장사라는 것을 설명하겠다."

- 서울시장으로서 두 번째 도전이다. 18대 총선 불출마 등 서울시 경영에 대해 굉장한 애착을 보이는데.
"서울 시민으로서 서울시를 그만큼 사랑한다고 할 수 있다. 서울에 오면서 절망의 땅에서 희망의 땅으로 왔다는 개인적 경험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서울시가 사람들에게 희망의 땅이 되길 바란다."

- 그러나 이 후보가 낸 책이나 주요 이슈에 대한 견해들을 살펴보면 전반적인 국정을 아우르고 있다. 서울시장만으론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정치가로 시작한 사람만이 진짜 국회의원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정치가로 시작하지 않은 나는 국회의원은 한 번만 하겠다고 한 것이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한 번 하나 두 번 하나 국회의원은 달라질 것이 없다. 다른 정치적 상상력을 키운다든가, 일을 하는 방법을 배운다든가, 사람들과 연대하거나 네트워크를 맺는 등의 점은 부족하다.

실제로 제가 관심을 갖는 분야에서 서울시장이 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다. 교육, 일자리, 주택, 노후문제, 치안 등에 관심이 있는데 교육과 치안은 각각 교육청과 경찰청에서 할 일이고 일자리, 주택 문제 등도 중앙정부를 넘어서 지방정부가 한다는 것은 대단히 제한이 많다. 국가를 경영하는 문제다. 현재 이사장으로 있는 2.1 연구소에선 그런 국가적 의제를 논한다. 그래서 그곳에서 '학자는 자신의 지식을, 돈 있는 사람은 기금을, 정치하는 사람이 정치를 하자'고 말한다."

- 그동안 서울시장은 대권으로 가는 징검다리였는데. 서울시장이 이계안 후보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궁금하다.
"시민들이 각 후보에게 '수도 서울을 어떻게 잘 경영하느냐'는 요구 못지 않게 '더 큰 일을 할 사람, 서울시를 거쳐 대권으로 갈 사람이기 때문에 일 잘하지 않겠냐'는 생각도 있는 것 같다. 잘 쓰는 용어로 '인턴 대통령'이라고 하는데 시민도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다. 시장이 경영을 잘해 정치적 영향력도 커지고 리더십을 발휘해 대통령감이라고 지목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정치하는 사람이라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처음에서부터 서울시장을 대권으로 가기 위한 디딤돌로 삼아 시민들의 욕망에 불을 질러서 가는 것은 잘못됐다 생각한다. 대표적인 예가 이명박 대통령이다. 뉴타운은 실패하게 돼 있었다. 강북 사람들에게 강남 사람처럼 부자로 만들어주겠다고 해서 대권으로 가지 않았나.

그런 고민을 안 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기본적으로 수도 서울의 경영을 잘하고자 한다. 일을 잘해서 정치에 대한 상상력도 커지고, 사람과의 연대 속에서 일할 수 있는 조직도 커지고, 그러다가 '이 사람은 서울시뿐만 아니라 대통령 할 수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면 하는 것이다. 정치를 시작한 사람 중 '국회의원 두 번만 하고 안 하겠다'는 사람이 여의도에선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다만 서울시장 나간다면서 대통령 하기 위해 나서는 사람은 명시적으로 없을 뿐이다."


#지방선거#이계안#서울시#오세훈#한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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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하지 않으면 사라집니다. 누군가는 진실을 기록해야 합니다. 그 일을 위해 오늘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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