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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변동에 취약한 '인천경제', 실업률도 늘 '최악'

경제 불황이 지속되면서 고용시장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는 글로벌 경제 불황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인천은 그중에서도 단연 압도적이다. 최근 실업률 1위가 이를 반증한다.

일반적으로 자본주의에서는 생산이나 소비와 같은 경제활동이 활발한 호황과 경제활동이 침체하는 불황이 번갈아 발생한다. 이 호황과 불황 간 격차가 심각한 경제구조를 경기 변동에 취약한 '불안정한 경제구조'라고 한다.

한국경제는 수출에 의존하다 보니 대외의존 경제구조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가입국가 중 단연 두드러진다. 그중에서도 인천경제는 대외의존구조가 한국에서 가장 심각해 경기 변동에 매우 취약하다.

지금처럼 경제흐름이 불황 국면일 때 투자는 줄어들어 이는 곧 고용불안과 실업으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내수 침체로 악순환을 반복한다.

침체된 경기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투자를 늘리고 고용을 확대해 경기패턴에 비탄력적으로 대응해서 호황시기와 불황시기의 격차를 줄여 거시경제의 안정성을 회복해야 하는데도 기업은 오히려 투자와 고용을 줄이면서 경기변동에 탄력적으로 대응해 오히려 거시경제의 불안정을 확대한다.

실제로 1997년 IMF 경제위기 당시 투자와 고용(임금소득)을 확대해야 할 경제주체(정부와 기업)가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을 그대로 도입하면서 투자와 고용은 큰 폭으로 줄어 대량실업이 발생했다. 당시 인천의 실업률은 최고를 기록했으며 경제 불황을 지나는 지금도 인천의 실업률은 1위라는 오명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인천대학교 경제학과 양준호 교수가 1998년부터 2007년까지 인천경제의 GRDP(지역내 총생산, 일반적으로 GRDP는 경기변동 흐름과 일치한다)와 투자, 소비의 패턴을 연구한 결과를 살펴보면, 인천경제는 호황일 때 과잉투자가 일어났고, 불황일 때 저투자와 고용불안정(대량실업)이 현저히 드러났다.

이를 두고 양준호 교수는 "국내수요는 '소비+투자'로 이뤄진다. 여기서 경기변동의 안정성을 확보한다는 것은 소비와 투자의 진작이다. 거시경제의 안정성은 소비와 투자의 안정성을 확보했다는 것인데, 그중에서도 바로 소비를 진작한 것"이라며 "소비는 고용과 임금으로부터 발생한다. 그렇다면 이젠 투자를 통해 고용을 안정화시키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그 대안으로 사회적 기업에 대한 투자를 꼽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양준호 교수가 10년간 인천경제의 경기변동 흐름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눈에 띄게 지속성장을 구가하고 있는 분야가 있다. 호황국면과 불황국면에 상관없이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경기순환 패턴을 보인 분야, 바로 인천경제의 GRDP를 주도한 건설업과 운수업, 자동차산업이다.

이들 산업은 호황일 때 비교적 과잉투자가 없었고, 불황일 때도 안정적인 고용과 임금구조를 갖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단연 두드러지는 분야는 단연 건설업과 운수업이다. 운수업의 경우 인천항과 인천공항과 연계된 산업의 지속성에 있었으며, 건설업은 경제자유구역과 재개발·재건축 등 개발사업 호재에 기인했다.

안타까운 것은 인천경제의 GRDP를 주도한 이들 분야가 고용 없는 성장을 했다는 점이다. 경제의 안정성은 고용과 임금의 안정성에 기반하는데, 선도 산업을 자처한 이들 분야에서 고용 없는 성장이 지속된 것.

이를 두고 양 교수는 "인천경제의 경기순환 흐름에 비춰볼 때 임금과 고용이 매우 탄력적이다. 즉 인천경제는 호황일 때 임금과 고용이 안정돼있고 불황일 땐 현저히 파괴된다는 얘기"라며 "지속가능한 경제구조는 경기 변동 폭이 작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역으로 변동폭을 줄이기 위한 투자, 일자리를 동반하는 투자가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인천경제자유구역 송도지구 내 갯벌타워에서 내려다 본 인천경제자유구역 송도지구의 전경. 인천시의 야심찬 프로젝트인 인천경제자유구역은 여전히 '그린필드' 투자가 현저히 낮아 부동산개발자유구역이라는 비판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세종시에 입주할 기업 조건이 특혜에 가까울 정도로 인천경제자유구역보다 좋아 인천경제자유구역은 기로에 서있다.
▲ 인천경제자유구역 인천경제자유구역 송도지구 내 갯벌타워에서 내려다 본 인천경제자유구역 송도지구의 전경. 인천시의 야심찬 프로젝트인 인천경제자유구역은 여전히 '그린필드' 투자가 현저히 낮아 부동산개발자유구역이라는 비판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세종시에 입주할 기업 조건이 특혜에 가까울 정도로 인천경제자유구역보다 좋아 인천경제자유구역은 기로에 서있다.
ⓒ 인천경제자유구역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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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기업에 대한 투자로 지속가능한 고용 창출"

사회적 기업이 지닌 특징 중 고용과 관련해 가장 두드러지는 대목은 바로 일자리의 지속성에 있다. 건설업이 고용 없는 성장을 유지한 채 공사기간이 끝나면 그나마 유지한 고용도 동시에 사라지고 만다는 점과 비교해 보면 주목할 만한 특징이다.

게다가 OECD 국가 중 제조업, 건설업, 농림어업, 사회서비스업, 서비스업 등 각 분야 비중을 분석했을 때 국내 산업은 건설업의 경우 특히 과잉돼 있다. 전형적인 토건국가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 반면 국내 GDP계정 중 보건, 의료, 교육 등 사회 공공서비스 분야는 정부지출이 OECD 국가 중 꼴찌다. 사회공공성이 매우 취약한 것.

때문에 전문가들은 지속가능하면서도 우리사회가 안고 있는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면서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분야로 사회서비스업 그중에서도 법률, 회계, 홍보 등의 분야를 제외한 보건, 의료, 교육 등의 사회 공공서비스 분야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런 흐름과 궤를 같이해 인천에서는 처음으로 사회적 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사회적 기업의 현황과 정책과제'를 논의하는 자리가 열린다. 인천대 지속가능인천발전연구회(대표 양준호 교수)는 오는 12일 오후 2시 인천대학교 송도신캠퍼스에서 토론회를 열기로 했다. 인천이 처한 경제 위기 속에서 실업을 해소하고 지속가능한 투자를 위한 사회적 투자의 가능성과 필요성을 엿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토론회에는 학계뿐만 아니라 일선에서 사회적 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기업가와 인천상공회의소, 인천경실련 관계자들도 참석하기로 해 풍부하고 실천적인 논의가 예상된다.

세미나를 준비한 양준호 교수는 "이번 세미나는 지자체와 사회적 기업가를 양성하고 관련 콘텐츠를 제공하는 대학, 실제로 사회적 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사회적 기업가 그리고 외곽 지원조직으로서 인천의 가장 대표적인 경제단체인 인천상공회의소가 머리를 맞대고 인천지역의 고용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회적 기업 육성 체제를 어떻게 구축할 것인가를 논의하는 첫 토론회"라고 밝혔다.

토론회는 인천 사회적 기업 네트워크 조민호 대표가 '인천지역 사회적기업의 애로점과 지원방안'에 대해, 사회적 기업 '행복을 나누는 도시락 남구점 이수민 센터장이 '사회적기업의 시장경쟁력 제고방안'에 대해, 김용한 사회적기업 '청소사랑' 대표 '사회적기업의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한 조건 및 과제'대해 발표를 하고 주제 발표가 끝난 뒤 김성숙 인천시의회 의원과 반상용 인천광역시 고용정책팀장, 민태운 인천상공회의소 프로젝트사업본부 팀장, 김송원 인천경실련 사무처장의 토론이 진행될 예정이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부평신문(www.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인천경제, #사회적 경제, #사회적 기업, #거시경제, #인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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