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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랄가츠의 군대이야기'는 빡세게 유쾌하고 겁나게 발랄한 군대의 추억을 새록새록 떠오르게 하는 대표적인 청춘 비망록이다. 그동안 너무 무겁게만 다가왔던 군대라는 주제를 유쾌하고 새롭게 풀어낸 군대의 추억을 떠올리기에는 최고의 책이다.
▲ 악랄가츠의 군대이야기 '악랄가츠의 군대이야기'는 빡세게 유쾌하고 겁나게 발랄한 군대의 추억을 새록새록 떠오르게 하는 대표적인 청춘 비망록이다. 그동안 너무 무겁게만 다가왔던 군대라는 주제를 유쾌하고 새롭게 풀어낸 군대의 추억을 떠올리기에는 최고의 책이다.
ⓒ 바오밥(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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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의 추억을 말하자면 끝이 없을 것이다. 한때 일명 'KGB'로 불리는 방위병(공익근무)출신이든 해병대원이든 나름대로의 병영의 추억은 모두 가지고 있다.

여성들이 술자리에서 가장 듣기 싫어하는 이야기의 주제가 단연 '군대'인데, 여기에 '군대에서 축구한 이야기'가 보태지면 미치고 팔딱 뛸 만큼 지겹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듯이 병영의 추억들은 남자들의 '젊음의 노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리라.
 

'군대생활 하면 가장 떠오르는 추억이라면?'이라는 질문에 군대를 다녀온 대부분 남자라면 지겹도록 했던 축구와 유격훈련부터 시작하여 은하수 한산도 백자 솔 88등으로 이어지는 '담배일발 장전'의 추억, 먹어도 먹어도 먹고 싶었던 초코파이와 라면의 추억까지 나름의 애환과 사연을 간직한다.

니들은 군대에서 오이비누 써 봤나?

아침에 세수하다 욕실에 놓여있는 신선한 오이향의 '오이비누'를 보고 감회가 새로워진다. 예전 군대시절이 문득 생각나 살며시 웃음이 나온다.

서슬 퍼런 군대시절(88년 입대, 91년 전역) 개인별 군용 보급품이 그나마 고급화 현대화 되었다고 나온 비누가 노란색의 '다이얼'비누에 이어 '인삼비누'였다.

06:00 아침 기상후 세면시간.

'쫄다구'(이하 상병이하 지칭)들은 유일하게 보급되던 노란색 비누로 시간에 쫓겨 대충대충 씻고 있는 와중에 고참이나 말년병장들은 옆에서 느긋하게 그윽한 오이향을 풍기며 이곳 저곳을 부지런히 씻으며 거드름을 피워댔다. 

당시 소득수준 향상으로 신제품 비누가 막 차별화되기 시작하던 시기라, 시중에서는 살구 오이 쑥 등 천연원료를 사용한 웰빙(?) 비누 출시가 잇따른다.

다이얼비누에 이어 군용보급품이 고급화되어 나온비누가 인삼비누였다.
▲ 당시에 보급되던 군용비누 다이얼비누에 이어 군용보급품이 고급화되어 나온비누가 인삼비누였다.
ⓒ 동산C&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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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에도 바깥세상에서는 오이비누, 살구비누 등이 새롭게 출시되어 인기를 끌기 시작할 때였는데, 고참들은 PX나 읍내에 나가 원하는 것들을 마음껏 살 수 있었고 쫄다구들은 그저 바라만 봐야 했던 시절이었다.

천연향이라기보다는 인공 느낌이 풍기는 오이향이지만, 당시에는 은은하고 향기나는 오이비누를 쓰는 고참들이 얼마나 부러웠는지….

육군 5대장성의 한 계급으로 불리는 병장마크를 달고, 오이비누로 세수하고 하얀 반팔 러닝셔츠 입는 것이 특권이자 최대의 사치를 부릴 수 있던 시기였다. 겨울에도 하얀색 반팔 러닝셔츠를 입고 내무반을 어슬렁거리는 고참. 반면 묵은때가 선명한 빛바랜 노란색 추리닝을 입고 침상에 정렬해있는 쫄다구들.(안에 입은 러닝셔츠는 물론 국방색)

또, 내무반 미싱하우스(Washing House의 군대표현으로 '대청소'를 의미)를 할 때면 양동이에 물을 넣고 럭키치약을 풀어 거품을 내서 그 물로 걸래를 빨아 침상을 닦아내고, 쉰내 풍기는 수건이랑 곰팡이 찌든 곳이면 럭키 치약물 하나로 모두 해결했던 그 시절. 어디 그것 뿐이었으랴. 구두솔로 전투복을 세탁하고 빨래비누로 식기를 닦는 일은 생활의 일부분이었다. 20년이 지난 아득한 일이지만 생각할수록 웃음만 나온다.

오이향이 그윽한 오이비누는 쫄다구들은 넘지 못할 커다란 벽이었다.
▲ 오이비누 오이향이 그윽한 오이비누는 쫄다구들은 넘지 못할 커다란 벽이었다.
ⓒ 동산C&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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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국방부의 말을 빌리자면)군대 보급품도 최고급품으로 지급되고 월급(?)도 엄청나게 받는다고 하니, 군대 다녀올 만 하나요?

아마도 지금 군대는 품격이 다른 추억과 애환들이 더 많으리라. 하지만, 쫄따구 때 고참들 눈치 안 보고 마음껏 녹차비누, 오이비누 향을 온 몸에 풍길 수 있는 그대들은 진정 복받은 기라.

오이향이 풍기는 최신 군대? 그렇지만 군대 다시 가는 꿈만큼이나 무서운 악몽이 또 있을까?

장병들에게 지급된 담배는 어떻게 달라졌나?

화랑, 은하수-한산도, 백자, 송, 88, 디스
▲ 장병지급담배의 변천 화랑, 은하수-한산도, 백자, 송, 88, 디스
ⓒ 한국담배인삼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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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군(1948년)부터 장병들과 생사고락을 함께 해온 화랑 담배는 '병영의 꽃'으로 불릴 만큼 1981년까지 32년간 장수했다. 당시에는 담배를 피우지 않는 장병에게 지급되는 연초비가 따로 책정되지 않고 전원 담배로 지급되었다.

1982년부터 화랑담배 대신, 장병 처우 개선차원에서 시중의 대표 담배인 '은하수'와 '한산도'로 보급되기 시작했다. 1988년까지는 담배를 피우지 않는 장병에게 연초비 명목으로 매달 1500원(갑당 100원 책정)을 지급했고 1989년에는 다시 '백자'(110원)로 바꿔 보급했다.

값싼 담배를 장병에게 준다는 여론이 일자  1년만에 '백자' 보급을 중단하고 1990년~1993년 '솔', 1994년~2000년 '88 라이트', 2001년~2008년 '디스'로 바뀌었다. 2009년부터 국방부는 값싼 면세 담배가 사병들의 흡연을 조장한다는 여론과 담배규제기본협약(FCTC) 가입국가의 위상을 감안해 면세 담배 판매 제도를 중단했다.

- KT&G 홈페이지 참조


태그:#오이비누, #군대의추억, #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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