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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에게서 인사청탁과 함께 뇌물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한명숙 전 총리가 17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5차 오전 공판을 마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에게서 인사청탁과 함께 뇌물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한명숙 전 총리가 17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5차 오전 공판을 마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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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한명숙 전 총리와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 사이의 5차 공판이 벌어졌다. 재판장에서는 검찰과 변호인단 사이 치열한 공방전뿐 아니라 여러 가지 일들이 벌어졌다.

[이모저모 ①] 증인 이아무개씨 "인터뷰도 안 했는데 기사가..."

5차 공판의 증인 중 한 사람이었던 이아무개씨. 곽 전 사장이 한 전 총리가 여성부 장관 시절 골프채를 사줬다고 주장하는 골프숍에서 근무하는 직원이었다. 이아무개씨를 신문하던 검사는 A4 용지 한 장을 내밀며 물었다.

"동아일보에 인터뷰 한 적 있으시죠?"
"아니요, 그 (기자) 분이 다녀 갔는데 인터뷰했다고 냈습니다."

검찰이 제시한 3월 13일자 <동아일보> 기사에는 동아일보 기자가 법정에 나올 예정인 골프숍 간부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며 한 전 총리가 매장에 온 게 맞는지, 한 전 총리가 골프채를 선물 받았는지 등의 문답 내용이 담겨 있다.

<동아일보>는 당시 '골프매장 간부 "곽-한씨 동행… 998만원어치 사가"라는 기사 제목 앞에 '단독'이라는 표시까지 붙여 보도했다. 하지만 법정에서 해당 기사를 본 이아무개씨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후 변호인단이 <동아일보> 기사에 대해 다시 묻자 "두 분(한명숙-곽영욱)이 (숍에) 와서 인사를 했다 그랬지 1문 1답을 하진 않았다"며 "인터뷰를 하지 않았기에 (기사를) 보지도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아무개씨는 "그 기사 때문에 매장으로 전화가 빗발쳐 업무를 못할 정도"라고 털어놨다.

[이모저모 ②] 재판장 "오늘만큼은 저녁 재판 안 하고 싶었다"

이번 재판은 지난 8일부터 매주 2~3차례씩 공판이 열려 4월 9일 선고할 예정이다. 서울시장에 출마 의사를 밝힌 한 전 총리가 관여된 재판인 만큼 서울시장 선거가 본격화되기 이전에 끝내기 위해서다.

재판을 짧은 기간 내 집중적으로 여는 만큼 한 번 공판이 열릴 때마다 '마라톤 공판'이 되기 일쑤. 지난 8일 열린 1차 공판과 12일 3차 공판의 경우 2시간에서 2시간 20분 정도로 비교적 짧게 진행됐지만 11일 2차 공판(13시간), 15일 4차 공판(11시간)은 밤 늦은 시간이 돼서야 끝이 났다.

그동안은 속기사를 위해 2시간~2시간 20분마다 10분 정도 쉬는 시간을 가졌지만 연일 계속되는 마라톤 공판에 지치는 건 당연지사. 5차 공판이 열린 17일, 오전 10시 30분에 시작된 재판은 오후 6시 30분에 끝이 났다.

증인 1명에 대한 신문이 남아 있었지만 재판장(서울지방법원 형사합의 27부 김형두)은 남은 증인 신문을 24일 오전으로 옮겼다. 김 재판장은 "오늘만큼은 저녁 재판을 안 하고 싶었다"며 재판을 끝마쳤다.

오래된 재판에 재판장 뒤에서 꾸벅꾸벅 졸던 방청객들과 하루 종일 공판 내용을 받아 적던 기자들은 환한 얼굴로 재판장을 나섰다.

[이모저모 ③] 재판 시작 40분 전부터 치열한 줄서기

한명숙-곽영욱 재판이 열리는 곳은 서울중앙지법 형사법정 311호. 102명이 앉을 수 있는 법정이지만 재판이 시작되기 40분 정도 전부터 치열한 자리다툼이 시작된다.

재판을 참관하려는 기자들이 팔걸이 책상이 놓인 제일 앞줄을 차지하기 위해 몰려든 것. 재판장에는 노트북 반입이 안 돼 재판 관련 내용을 메모하기 위해선 펜과 종이를 사용해야 한다. 또 빔 프로젝트로 보여지는 문서 자료가 잘 보이고 오랜 시간 동안 빠르게 진행되는 재판 과정을 제대로 받아적기 위해서는 좋은 자리 선점이 중요하다. 때문에 재판 시작 30분 전 재판장 문이 열리면 기자들은 일제히 달려 간다.

재판장으로 들어가는 두 개의 문 중 먼저 열리는 왼쪽 문의 경우 경쟁이 더욱 치열하다. 하지만 17일 재판에서는 '평소와 다르게' 재판장 오른쪽 문이 먼저 열려 40분 정도 전부터 와서 기다리던 기자들도 두 번째 줄에 앉을 수밖에 없었다. 재판장에 들어선 기자들은 "우리끼리 줄 번호라도 만들자"는 푸념이 쏟아져 나왔다.


#한명숙 #곽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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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무지개가 가득한 세상을 그립니다. 오마이뉴스 박혜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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