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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에서 연기자와 연출가를 꿈꾼다는 것은?' 세 번째 주인공으로 박주현 학생을 만났다. 집이 창원임에도 불구하고 부산까지 액트아카데미 연기학원을 다니면서 배우로서의 미래를 꿈꾸고 있는 학생이다. 우선 당면 과제인 자신이 원하는 대학의 연극영화과에 진학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친구다. 그리고 여담이지만 인터뷰 할 때 경상도 사나이 특유의 과묵함 때문에 개인적으로 상당히 애를 먹었다. 이 인터뷰는 3월 17일 이루어졌다.

 

박주현 학생이 왜 연극영화과에 들어가고 싶어 하는지 그 이유와 창원에서 부산까지 연기를 배우기 위해 오는 열정이 어디서 나오는지 알아보는 첫 만남이었다.

 

- 제가 사전에 듣기로 창원에서 부산까지 오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열의가 대단하다는 생각이듭니다. 원래부터 연기를 전공하겠다. 연극영화과를 가겠단 생각이 있었던 것입니까?

"처음에는 정말 이런 생각이었습니다. TV에 나오는 연기자를 보면서 그냥 멋있어 보인단 생각뿐이었습니다. 그래서 연예인 같은 것을 생각하게 되었고요. 제가 배우고 싶은 학원을 알아보니까 부산에 있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막연했는데 연기학원을 다니다보니까 연기가 재미있어졌습니다. 그래서 대학진학도 연극영화과를 꿈꾸게 되었습니다."

 

- 창원에서 부산까지 거리가 먼데요. 창원에 연기를 배울 수 있는 학원이 없어서 부산에 오게 된 것인지 아니면 창원에 학원이 있는데도 부산을 택하게 된 것인지 궁금합니다.

"창원에는 연기학원이 없고요. 마산에는 있습니다. 마산에 있는 연기학원에 대해 이것저것 알아보는 과정에서 좀 실망을 하게 되었고요. 그래서 거리가 멀더라도 부산에 있는, 내가 정말 뭔가 배울 수 있는 연기학원에 가잔 생각이 들어서 이곳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 창원에서 부산까지 사실 거리가 상당히 멀지 않습니까? 그런 부분을 감수하고도 부산에 온 것이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하는지도 궁금합니다.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것은 사실이지만 여기서 얻고 가는 것이 더 많은 것 같아서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 혹시 같이 수업 듣는 학생들이 지금 몇 명인지 알 수 있을까요?

"저희 반에는 연기수업이 6명, 무용 수업이 6명 정도입니다."

 

- 연기수업을 같이하다보면 나보다 잘하는 친구들도 있을 것 같고, 못하는 친구도 있을 것 같은데요. 자신 마음 속으로 '저 친구는 나보다 잘해, 저 친구는 나보다 못해' 이런 것들을 생각해 본적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다 저보다 잘하는 것 같아 보입니다. 처음에는 서로 어색하고 그래서 말도 거의 안 했고요. 이제 친해져서 다른 친구들과 저를 비교하거나 그러지는 않습니다. 지금은 정말 다들 친하게 지내고 있는 친구들입니다."

 

- 창원에 있는 같은 또래 친한 친구들하고 이야기를 할 것 같은데요. 친한 친구들에게 '난 연기를 전공할 거야! 혹은 연극영화과에 갈 것'이라고 하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궁금합니다.

"10명 중에 9명이 전부 다 연기나 연극영화과 가는 것을 미쳤다면서 말립니다. 그냥 그런 걸 왜하냐면서 차라리 공부하는 것이 낫다고 이야기를 해줍니다. 그래도 제가 끝까지 이 일을 하고 싶다고 하니까 요즘에는 좋은 학교가라고 격려해주고 그래요."

 

- 그렇다면 부모님께서는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연기나 연극영화과를 가겠다고 이야기할 때 흔쾌히 승낙을 해주셨는지? 아니면 반대를 하셨는지요?

"제가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연예인이 하고 싶어가지고 계속 엄마 아빠를 설득하고 그랬는데, 부모님께서는 제가 공부를 해서 공무원이 되기를 바라셨습니다. 그러다가 고등학교 2학년이 되어서야 겨우 승낙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제가 부모님에게 정말 진지하게 이야기를 했고요. 그때 부모님이 처음으로 허락을 하셨습니다."

 

- 여러 가지 인터뷰를 하다보면 특히 배우나 연기가 자신의 적성에 맞지 않는데 우연찮은 기회에 이 길로 들어선 사람들도 있고, 체질에 맞는데도 배우가 못되고 딴 일을 하는 경우도 봤습니다. 개인적으로 자신을 평가했을 때 연기가 자신에게 어떤 것 같습니까? 체질에 맞는지? 아니면 아직은 연기에 대한 호기심이 더 많은지 궁금합니다.

"제가 학원에서 항상 지적을 제일 많이 받았어요. 그래서 체질이 딱 맞는 건 아니란 생각이 듭니다. 지금은 연기에 대한 호기심이 더 많고요. 정말 지금은 단지 연기를 하고 싶단 생각 외에 다른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

 

- 지금은 연기가 단지 꿈인데 혹시 연기 말고 다른 쪽도 생각하고 있는 것이 있습니까?

"지금은 계속 연기만 하고 싶습니다. 다른 것은 거의 생각하지 않고 있습니다. 현재 제 능력으로 다른 것을 할 형편도 못 되고요."

 

- 연기 좋아하는 사람들 특징을 보면 자신이 좋아하는 배우 작품들을 자주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혹시 정말 좋아하는 배우 닮고 싶은 배우가 있습니까?

"예전에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를 보고 조승우씨를 정말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정말 멋있단 생각을 계속했고요. 조승우씨 나온 작품을 그래서 찾아서 봤습니다. 특히 뮤지컬에서 노래를 너무 잘해서 멋지고요. 물론 영화에서 연기도 잘하셔서 더 좋습니다."

 

- 젊은 친구들이나 청소년들 같은 경우에 막연한 동경으로 연예인을 꿈꾸다가 중도하차 하는 경우도 많이 봤습니다.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연예인이 되고 싶단 생각을 했다고 했는데요. 중간에 혹시 나도 포기하고 싶단 마음먹었던 적이 있습니까?

"처음에 학원 와 가지고 첫날부터 발음과 목소리 지적받고 그러다보니까 이건 내 길이 아닌가보다 그런 생각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한 일주일 동안 그만둘까 생각을 했는데, 계속 다니다보니까 어느 순간 자신감도 붙고 해서 현재까지 오게 된 것 같습니다."

 

- 보통 자신이 이게 길이 아니란 생각이 들면 이겨내기가 쉽지 않은데요. 어떻게 연기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 이어갔는지도 궁금합니다.

"처음에는 정말 포기하고 싶고 마음도 갑갑했는데요. 한 2주 지난 후에 연극 '맥배드'를 보러 갔습니다. 거기에 나오는 연극배우들이 너무 멋있었어요. 그래서 다시 또 연기를 하고 싶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연극 본 것이 제 마음을 다시 다 잡아주었습니다 "

 

- 앞에 이야기했던 것 중에 좀 의외의 답변이 있었습니다. 친구 10명 중에 9명이 말린다고 생각을 못해봤습니다. 요즘은 청소년들 사이에 연예인에 대한 선망도가 아주 높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친구라면 고등학생일 것 같은데요. 친구들이 이 길을 반대하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친구들은 연예인 되려면 이쪽에 아는 사람도 있어야 되고, 돈도 많아야 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연예인외에 다른 길은 생각을 안 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친구들은 제가 절대 연예인은 못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고요. 그래서 하지 말라고 이야기를 해주는 것 같습니다.

 

전 처음에는 연예인이 꿈이었지만 지금은 연예인이 아니라 배우가 되고 싶단 생각 때문에 연기학원을 다니면서 연기를 배우고 있는 중인데, 친구들은 연예인이 하고 싶어서 연기학원에 다닌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 자신이 원하던 꿈을 향해서 여기까지 왔는데요. 자신이 처음 연기학원에 왔을 때보다 나아졌다고 생각하는지요? 아니면 여전히 부족하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아직 많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중학교 때는 정말 연예인이 하고 싶었을 뿐이지 아무것도 몰랐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학원 들어와서 보니 연기가 엄청 어렵다는 것을 알았고요. 계속 연습해야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같이하는 다른 친구들이 너무 잘한다고 생각이 되고요. 특히 제가 발음이 잘 안됩니다. 그래서 그것 때문에 더욱더 어려운 것 같습니다."

 

- 경상도 사람들이 표준어 쓰기가 쉽지 않은데요. 그럼 표준어 사용은 학원에 와서 처음으로 배우기 시작한 것입니까?

"예 학원에서 처음으로 배웠습니다. 그런데 표준어를 쓸려고 하니까 억양이 이상하게 되어서 말이 더 이상하게 되고 정말 어려운 것 같습니다."

 

- 좀 강한 질문이 될 것 같습니다. 개인 스스로 목표가 있을 것 같은데요. 자신이 진학을 목표로 하는 대학은 어디에 있습니까? 대부분의 학생들은 서울 쪽을 원하는데요. 이번 취재의 목적 중에 하나가 서울과 지방의 문화차이에 따른 개개인의 생각을 담아내는 것입니다. 만약 서울에 있는 대학이 목표라면, 서울에 가지 못하고 지방에 있는 연극영화과에 들어간다면, 진학에 실패했다고 자신 스스로 생각하는지도 궁금합니다.

"우선은 서울 쪽 대학으로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만약 서울 쪽이 안 되면 제 역량에 맞는 지방대학으로 가고 싶습니다. 그리고 서울 쪽으로 가지 않더라도 진학에 실패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부산이나 다른 지방에도 좋은 연기 관련한 과들이 있습니다. 저도 연기학원에 들어와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듣고 알아가면서 알게 된 것이지만, 분명 제 스스로 노력만 한다면 지방에 있는 과를 간다고 하더라도 좋은 배우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 첫 만남 마지막 질문은 부모님께서 학원에 보내주시면서 어떤 이야기를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돈 낸 만큼 열심히 하고 오란 이야기만 하셨습니다.(웃음)"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http://www.moviejoy.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 박주현, #무비조이, #MOVIEJ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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