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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영욱 전 사장과 스치는 한명숙 전 총리 22일 오후 서울 삼청동 국무총리공관 1층 오찬장에서 실시된 현장검증에서 한명숙 전 총리에게 뇌물을 줬다고 증언한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과 한 전 총리가 스치고 있다.
▲ 곽영욱 전 사장과 스치는 한명숙 전 총리 22일 오후 서울 삼청동 국무총리공관 1층 오찬장에서 실시된 현장검증에서 한명숙 전 총리에게 뇌물을 줬다고 증언한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과 한 전 총리가 스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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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 27부(부장 김형두)는 삼청동 국무총리공관 1층 오찬장에서 한명숙 전 총리에게 뇌물을 줬다고 증언한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에 대한 현장 검증을 실시했다.
 22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 27부(부장 김형두)는 삼청동 국무총리공관 1층 오찬장에서 한명숙 전 총리에게 뇌물을 줬다고 증언한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에 대한 현장 검증을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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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최종 : 22일 오후 7시]

돈 봉투 처리 재연 놓고 검찰- 변호인단 신경전

변호인단 : "오찬장 창문을 통해서 현관 도로 앞과 정원에서 오찬장 내부가 보인다."
검찰 : "굳이 정원이나 도로에 나와서 안을 들여다 볼 이유가 있나."

22일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진행된 한명숙 전 총리 재판 관련 현장검증에서 검찰과 변호인, 양측은 초반부터 거세게 충돌했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진행된 야외 주차장에 대한 검증이 시작되자마자 변호인단이 밖에서 훤히 들여다보이는 오찬장안에서 돈을 받아 챙길 수 없다는 취지의 주장을 내놓자 검찰이 바로 맞받아 쳤다.

하지만 이는 예고편에 불과했다. 양측은 이날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3시간 동안 진행된 현장 검증에서 쟁점마다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한명숙 "오래 간만에 왔네요"

사상 첫 총리공관 현장 검증 22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 27부(부장 김형두)는 삼청동 국무총리공관 1층 오찬장에서 한명숙 전 총리가 출석한 가운데 한 전 총리에게 뇌물을 줬다고 증언한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에 대한 현장 검증을 실시했다.
▲ 사상 첫 총리공관 현장 검증 22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 27부(부장 김형두)는 삼청동 국무총리공관 1층 오찬장에서 한명숙 전 총리가 출석한 가운데 한 전 총리에게 뇌물을 줬다고 증언한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에 대한 현장 검증을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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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숙 전 총리는 이날 오후 1시 45분께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 들어섰다. 변호인단과 함께 공관 현관에 들어서던 한 전 총리는 "아, 오래 간만에 왔네요"라며 "예전과 다 비슷한 것 같다"고 짤막한 소감을 밝혔다. 이어 공관 내부를 구석구석을 살피던 그는 오찬장 앞 복도와 복도에 놓여있는 소파 사이에 칸막이가 설치된 것을 보면서 "여기가 좀 달라졌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날 현장검증은 2006년 12월 20일 총리공관 오찬 당시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으로부터 한 전 총리가 5만 달러를 받았는지 여부를 가리는데 중점을 뒀다.

본격적인 검증은 오후 2시경 재판부가 현장에 도착하면서부터 시작됐다. 현장에는 2006년 당시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 공관관리팀장 최아무개씨, 최아무개 경호팀장과 경호원 2명, 강아무개 총리 수행과장이 배석했다.

재판부는 우선 주차장부터 검증을 시작했다. 차량 진입경로와 행사 종료시 차량 대기 위치 및 출발지점 등을 꼼꼼히 확인했다. 비가 내리기 시작했지만 모두들 비를 맞으며 중단 없이 검증은 계속됐다.

이어 문제의 장소인 오찬장에서의 상황 재연이 시작됐다. 총리 공관 오찬장은 리모델링 공사 후 집무실로 쓰이고 있지만 검찰의 요청에 따라 2006년 12월 20일 오찬 때처럼 원형 테이블, 의자 4개, 장식장, 에어컨, TV, TV받침대 등이 설치됐다.

첫 번째 쟁점은 오찬이 끝난 후 누군가 문을 열고나올 때 주위에서 대기 중이던 수행과장이 오찬장 문까지 가는데 걸리는 시간이었다. 이는 한 전 총리가 곽 전 사장이 의자에 놓았다는 5만 달러가 든 봉투를 주의의 시선을 피해 챙길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었는지의 여부를 가리는데 중요 정황이 될 수 있다.

당시 총리 수행과장이었던 강모씨는 참석자 중 한명이 오찬장 문을 열고 나오자 쇼파에서 오찬장 앞으로 가는 장면을 재연했다. 하지만 검찰은 "그냥 가는 게 아니라 서류가방 등 짐을 챙겨야 한다"고 주장했고 다시 재연이 이루어졌다. 쇼파에서 오찬장 앞까지 가는 시간은 5초가 걸렸다.

이어 오찬장 내에서 곽영욱 전 사장이 양복 상의에서 돈 봉투를 꺼내 의자위에 놓는 장면이 재연 됐다. 변호인 측이 먼저 재연에 나섰다.

검찰-변호인, 돈 봉투 챙기는 총리 재연 장면서 또 충돌

곽 전 사장이 돈봉투를 두고 왔다는 문제의 '의자' 22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 27부(부장 김형두)는 삼청동 국무총리공관 1층 오찬장에서 한명숙 전 총리에게 뇌물을 줬다고 증언한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에 대한 현장 검증을 실시했다.
▲ 곽 전 사장이 돈봉투를 두고 왔다는 문제의 '의자' 22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 27부(부장 김형두)는 삼청동 국무총리공관 1층 오찬장에서 한명숙 전 총리에게 뇌물을 줬다고 증언한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에 대한 현장 검증을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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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 전 사장은 "식사를 마친 뒤 일어나 허리를 숙인 채 봉투를 하나씩 꺼내 앉았던 의자에 놓았다"며 "테이블 방향으로 겹치지 않게 놓았다"고 설명했다.

변호인단은 이 상황을 재연하면서 곽 전 사장이 돈 봉투를 두고 오찬장 문 밖으로 나가는 데 걸리는 시간이 15초 가량이라고 밝혔다.

검찰도 똑같은 상황을 재연했다. 수사를 맡았던 이태관 검사는 곽 전 사장역을, 노만석 검사는 총리역할을 맡았으며, 나머지 검찰측 인원들은 정세균, 강동석 전 장관의 대역을 했다.

총리 역할의 노 검사는 "잘 부탁드립니다"라고 인사를 하며 자리에서 일어났고 그 사이 장관 역할을 한 2명이 오찬장을 빠져나갔다. 이어 이태관 검사가 돈 봉투 2개를 꺼내 의자에 놓고 뒤따라 나가자 노 검사는 돈 봉투를 챙겨 테이블 뒤에 있는 서랍장 왼쪽 맨 위 서랍에 넣고 뒤따라 나갔다.

이를 지켜보던 한 전 총리는 옆 사람에게 "나는 저 서랍을 쓴 적도 없는데..."라고 낮은 목소리로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검찰의 재연은 3번 반복됐다. 김형두 재판장이 오찬장 안에서 지켜보면서 한번, 오찬장 밖으로 나가 문에서 나오는 장면 한번, 또 총리공관 현관 앞에서 지켜보면서 한번, 3번을 번복한 것이다.

한 전 총리 대역이 돈 봉투를 집어 뒷편 서랍장에 넣고 현관까지 이동하는 데는 34초가 걸렸고 일행 중 한 사람이 먼저 일어나 현관까지 가는 데는 21초가 걸렸다.

이 과정에서 검찰과 변호인단은 다시 충돌했다. 검찰이 한 전 총리가 오찬장으로 다시 돌아가 돈을 챙기고 곽 전 사장이 이를 본 것으로 하자 변호인 측은 "곽 전 사장이 (오찬장을 나온 이후 한 전 총리를) 못봤다"고 했다고 반발했다. 하지만 권오성 서울지검 특수2부장은 "곽 전 사장은 못봤다고 하지 않았다"고 설전을 벌였다.

곽 전 사장은 법정에 증인으로 나와 처음에는 "오찬이 끝난 후 의자 위에 돈을 올려놨고 이를 한 전 총리가 봤는지, 돈을 가져갔는지 모른다"고 증언했다가 나중에 "돈을 올려놓는 것을 한 전 총리가 봤을 것"이라고 말을 바꾸는 등 엇갈린 진술을 한 바 있다.

곽 전 사장은 이날 현장검증에서 "한 전 총리가 자신을 따라서 나왔다"며 "(뒤에서) 오는 것을 알 정도였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당시 경호원 윤모씨와 총리 수행과장 강모씨 등은 법정에서 "오찬이 끝난 후 항상 총리가 먼저 문을 열고 나왔다"는 취지의 증언을 했다.

변호인 재연 때는 '드르르륵'... 검찰 재연 때는 소리 작고

이밖에 재판부는 오찬장 안 서랍문을 열 때 그 소리가 오찬장 밖에서도 들리는 지도 확인했다. 변호인 측이 시범을 보일 때는 '드르르륵' 소리가 들렸지만, 검찰 측이 하자 소리가 작았다. 이를 지켜보던 재판부는 웃음을 지었고 한 전 총리 측 사람들도 "서로 다르네"라며 웃기도 했다.

검찰이 한 전 총리가 돈을 숨겼을 가능성이 있는 장소로 지목했던 오찬장 안 드레스룸의 문을 여닫을 때는 변호사와 검찰이 했을 때 모두 오찬장 밖에서 소리가 들렸다.

한 전 총리는 상황 재연이 이어지는 동안 오찬장 안에서 팔짱을 낀 채 웃으면서 지켜보거나 창 밖을 바라보면서 "눈이 정말 많이 내리네요, 좋은 날이네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검찰과 변호인은 법정 증인으로 나왔던 경호원 윤아무개씨를 검찰이 지난 주말 재조사한 것을 두고 팽팽한 기싸움을 벌였다.

검찰은 "처음 조사한 것과 법정 증언이 너무 달라서 진술 경위에 대한 조사를 할 수밖에 없었다"며 "검찰 조사 내용과도 다르고 다른 경호원들의 진술과도 달랐기 때문에 위증인지 여부에 대해 조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변호인 측은 "검찰에서 진술과 법정 증언이 다른 증인은 매우 많았다는데 윤씨만 따로 조사한 이유가 뭐냐"고 따졌다. 양측은 이 부분에 대해서 다음 공판 때 다시 따지기로 했다.

이날 현장검증은 오후 2시에 시작해 3시간 만인 5시경에 끝났다. 검찰은 오후 1시 30분에 가장 먼저 도착해 현장을 미리 점검했고 한 전 총리는 1시 45분경 도착해 차에서 내린 뒤 공관 앞 정원을 둘러보기도 했다.

[1신 : 22일 오후 3시]

한명숙 재판, 총리 공관 현장검증

뇌물 수수 혐의로 기소된 한명숙 전 총리의 재판과 관련, 총리공관 현장검증이 22일 오후 2시 시작됐다.

이날 현장검증에는 피고인인 한명숙 전 총리와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 그리고 2006년 12월 20일 오찬 당시 한 전 총리의 수행과장과 의전비서관, 경호팀장 등 5명이 동행했다. 

이날 총리공관 현장검증은 사상 처음 있는 일로 한 전 총리 측의 요청으로 이루어졌다.

이날 현장 검증에서의 쟁점은 과연 오찬이 끝난 후 한 전 총리 등 참석자들의 동선이 어땠느냐다. 한 전 총리의 변호인단은 오찬장 구조와 오찬이 끝난 후 참석자들의 동선을 구체적으로 따져 총리공관에서 뇌물 전달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입증할 계획이다.

돈을 전달했다는 곽영욱 전 사장은 법정에서 증인으로 나와 "정세균-강동석 전 장관이 오찬장을 먼저 빠져 나간 뒤 2만 달러와 3만 달러가 든 봉투 2개를 의자 위에 놓았다"며 "한 전 총리가 조금 늦게 뒤따라 나왔다"고 말했다.

검찰도 공소장에서 "다른 참석자들이 먼저 나가고 곽 전 사장이 한 전 총리와 둘만 남아 있는 기회에 돈을 건넸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당시 총리공관 경호팀 소속이었던 윤아무개 전 경호원은 지난 18일 법정에 증인으로 나와 "8년동안 총리공관에서 근무하는 동안 총리가 손님보다 늦게 오찬장에서 나오는 것을 본 적이 없다"고 증언했다. 또 강아무개 당시 총리 수행과장과 조아무개 의전비서관도 "총리가 먼저 오찬장을 빠져나오면서 손님들을 현관까지 배웅하는 게 의전상 관례"라고 증언했다. 윤씨 등 이들 3명은 이날 현장검증에도 변호인측 증인으로 나왔다.

검찰은 현장검증에 앞서 지난 주말 검찰에 불리한 증언을 한 윤씨를 다시 불러 재조사 하는 등 압박에 나서기도 했다. 검찰은 당시 경호팀장 등을 증인으로 불렀다.

따라서 이날 현장검증에서 재판부는 오찬 당시 후식이 들어간 후 수행비서와 경호원들의 동선 검증을 시작으로 오찬 후 한 전 총리 일행의 동선을 주요 증언에 맞춰 검증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재판부는 과연 한 전 총리가 주위의 시선을 피해 5만 달러를 챙길 만한 여유가 있었는지도 확인할 계획이다.

한편 이날 현장검증이 벌어지는 총리공관 앞 카페에서는 한 전 총리의 지지자 15명이 모여 '진실은 늘 승리합니다'라는 글귀를 창문에 붙이는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에게서 인사청탁과 함께 뇌물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한명숙 전 총리 사건과 관련해 법원이 사상 첫 총리 공관 현장 검증을 앞둔 22일 오후 서울 삼청동 총리 공관 정문에서 한 전 총리가 탄 차량이 공관으로 들어서고 있다.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에게서 인사청탁과 함께 뇌물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한명숙 전 총리 사건과 관련해 법원이 사상 첫 총리 공관 현장 검증을 앞둔 22일 오후 서울 삼청동 총리 공관 정문에서 한 전 총리가 탄 차량이 공관으로 들어서고 있다.
ⓒ 오마이뉴스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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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에게서 인사청탁과 함께 뇌물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한명숙 전 총리 사건과 관련해 법원이 사상 첫 총리 공관 현장 검증을 앞둔 22일 오후 서울 삼청동 총리 공관 앞 한 카페에서 한 전 총리 지지자들이 총리 공관을 향해 '진실은 늘 승리 합니다'라고 적힌 손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에게서 인사청탁과 함께 뇌물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한명숙 전 총리 사건과 관련해 법원이 사상 첫 총리 공관 현장 검증을 앞둔 22일 오후 서울 삼청동 총리 공관 앞 한 카페에서 한 전 총리 지지자들이 총리 공관을 향해 '진실은 늘 승리 합니다'라고 적힌 손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 오마이뉴스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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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숙#총리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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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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