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공천헌금 수수 혐의로 의정부 교도소에 수감 중인 미래희망연대(옛 친박연대) 서청원 전 대표가 6.2 지방선거에서 후보를 내지 말고, 한나라당과 합당하자고 전격 제안했다.

 

서 전 대표는 24일 노철래 원내대표 등을 통해 발표한 성명서에서 "미래희망연대는 6월 2일 지방선거에서 보수를 지지하는 국민의 승리를 위해 한 사람의 후보도 공천하지 않겠다고 약속하자"고 밝혔다. 또 "한나라당과의 합당 문제는 모두 한나라당에 맡기자"고 호소했다.

 

그는 전날(23일) 의정부 교도소로 찾아온 김세현 사무총장, 김진우 조직·총무국장 등을 만나 이같은 생각을 밝혔다고 한다.

 

서 전 대표의 '무(無)공천-한나라당 합당' 선언은 정치권에서 사실상 백기투항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는 성명서에서 "보수여당을 지지하는 국민들의 승리를 위해 모든 것을 던지자"고 말했지만, 그 이면에는 미래희망연대의 '미래'에 대한 짙은 불안감이 깔려 있다. 악화된 지병 때문에 수감 생활을 감당하기 어려운 자신의 처지도 '합당 제안' 속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미래희망연대는 공천헌금 처벌을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며 서 전 대표의 사면과 복권을 줄기차게 요구해 왔다. 하지만 청와대와 한나라당은 이들의 요구에 화답하지 않았다. 따라서 이번 합당 제안은 서 전 대표가 사면을 위해 던진 '마지막 승부수'로 풀이된다.

 

서 전 대표가 성명서를 통해 "한나라당과의 합당 문제는 모두 한나라당에 맡기자"고 밝힌 것도 이런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다른 조건 없이 한나라당의 처분에 따르자는 것이다. "(옛) 친박연대의 창당정신도 '살아서 한나라당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거나 "친박연대는 태생부터 한시적 정당"이라고 한껏 몸을 낮춘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더 이상 밖에 남아 보수의 분열로 나라 발전의 발목을 잡으면 안 된다"고 했지만,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한나라당과 대립한다면 사면은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볼 수 있다.

 

서 전 대표가 던진 제안으로 미래희망연대는 당분간 혼란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미래희망연대는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천심사위원회와 인재영입위원회 발족을 준비하는 등 선거 준비에 박차를 가해 왔다. 친이 직계인 이방호 전 사무총장이 출마한 경남도지사 선거전에 엄호성 전 의원을 준비시키는 등 구체적인 전략도 수립해 놓은 상황이었다.

 

따라서 '지방선거 무공천-한나라당과 합당' 제안에 대해 당원들의 반발이 쏟아질 수도 있다. 미래희망연대는 이날 중으로 최고위원회를 열고, 서 전 대표의 제안에 대해 난상토론을 벌일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서 전 대표의 합당 제안에 박근혜 전 대표의 뜻이 포함됐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태그:#서청원, #미래희망연대, #지방선거, #한나라당, #공천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