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요즘엔 지자체별로 이른바 '올레'형 산책로 조성 붐이 한창이다. 서울의 경우, 내사산을 기반으로 18.2km 서울성곽 종주 코스와 서울권역 외사산을 이은 200km 트레킹 코스가 마련될 예정이다.

이번엔 북악산에 형성된 북악스카이웨이(이하 북악하늘길) 산책로와 서로 연결되는 색다른 산책로인 '북악산 산책로'가 개방됐다. 지리적 특성상 군사시설 보호를 위한 초병들이 거닐던 길로 일반인들에겐 통제되던 숲길이 시민들을 위한 산책로로 탈바꿈한 것.

제1산책로(노랑),제2산책로(빨강),제3산책로(파랑)
 제1산책로(노랑),제2산책로(빨강),제3산책로(파랑)
ⓒ 유태웅

관련사진보기



2차선 포장도로에 차량만 통행하던 북악하늘길에 일반인들이 걸어다닐 수 있는 기존 산책로가 생긴 것도 사실 얼마되지 않았다. 인베스트코리아 단장으로 활동하던 '알란 팀블릭'이라는 외국인이 이곳을 찾는 외국인과 서울 시민들을 위한 휴식공간으로 활용하자고 건의하면서 조성됐다.      

북악하늘길 인근 성북동에는 외국 대사관저가 많다. 북악하늘길 산책로는 외국인들도 자주 찾는 공간으로 서울 시내 전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경관이 뛰어난 곳이다. 반면에 이런 훌륭한 산책로가 한 외국인 권유로 이루어졌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 대목이다.

북악하늘길을 따라 형성된 '하늘길 산책로'와 연결되는 '북악산 산책로'에는 모두 세 가지 코스가 있다. 먼저 개방됐던 제1산책로 외에 최근엔 이른바 '김신조 루트'로 불리는 제2산책로와 하늘길을 따라 마련된 제3산책로가 개방됐다.

북악하늘길 산책로
 북악하늘길 산책로
ⓒ 유태웅

관련사진보기


시내에서 팔각정까지 걸어 오를 수 있는 가장 빠른 길, 제1산책로

제1산책로는 성북동이나 삼청동에서 서울성곽을 따라 오를 수 있는 말바위 쉼터와 숙정문 안내소에서 시작한다. 반대로 북악하늘길 팔각정에서 탐방을 시작할 수도 있다. 아리랑고개 인근 하늘마당 쉼터에서 북악하늘길 산책로를 통해 팔각정까지 걸어서 이동도 가능하다.

숙정문 안내소 앞에서 시작하는 가파른 산책로를 잠시 오르면 성북천 발원지에 다다른다. 이곳은 최근 개방된 이른바 '김신조 루트'로 불리는 제2산책로와 갈림길이다. 산책로가 개방된 지 얼마되지 않아 이곳에 배치된 안내원이 코스를 설명해 준다.

제1산책로와 제2산책로 갈림길. 오른쪽이 제2산책로
 제1산책로와 제2산책로 갈림길. 오른쪽이 제2산책로
ⓒ 유태웅

관련사진보기



이곳에서 제1산책로를 따라 형성된 계단을 타고 오르면 서울 시내 전경과 북악산 성곽, 숙정문이 한눈에 들어오는 나지막한 구릉지에 올라서게 된다. 산책로는 경계근무를 서던 군인들을 위해 만들어 놓은 계단이 조성되어 있어 어렵지 않게 탐방할 수 있다. 성북천 발원지에서 북악팔각정까지는 640m.

산책로 전체 길이는 1.4km로 북악하늘길 팔각정으로 바로 올라갈 수 있다. 서울 시내에서 이곳 팔각정까지 걸어서 오를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인 셈이다. 팔각정에서 도로 한편으로 조성된 산책로를 따라 아리랑고개 방면으로 15분 정도 걸으면 제2, 3산책로와 연결된 하늘교를 만날 수 있다.

성북천 발원지에서 북악팔각정 오르는 제1산책로
 성북천 발원지에서 북악팔각정 오르는 제1산책로
ⓒ 유태웅

관련사진보기


1·21 사태 흔적 남아있는 호경암이 볼 만한 제2산책로

최근에 개방된 제2산책로는 '김신조 루트'로 불린다. 1968년 1·21사태 당시 청와대 기습에 실패한 일부 무리들이 이곳으로 도주하다가 호경암 인근에서 3명이 사살됐다. 산책로 이름은 '김신조 루트'이지만, 사실 김신조는 다른 길로 도주하다 생포됐다.

숙정문 안내소에서 올라와 제1산책로와 갈림길인 성북천 발원지에서 오른편 나무로 만들어진 산책로를 건너 오르는 길이다. 전체길이는 2km로 능선과 계곡을 적절하게 경험할 수 있다.

'김신조 루트'로 불리는 제2산책로.
 '김신조 루트'로 불리는 제2산책로.
ⓒ 유태웅

관련사진보기


산책로 중간정도에 위치한 계곡마루는 넓은 휴식공간이 있어 휴식이나 점심 등을 즐길 수 있는 아담한 곳이다. 이 계곡마루에서 이어지는 산책로를 따라 능선부위로 올라서면 1·21사태 당시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호경암에 이른다.

커다란 바위에는 여러 개의 총탄 흔적이 남아있다. 바위 앞 안내문에는 당시 상황을 자세하게 기록한 내용이 있어 탐방객들의 발길을 잠시 멈추게 한다. 호경암을 지나면 능선에서 바라보는 전망이 시원한 하늘마루에 다다른다.

하늘마루에서 산책로를 따라 최근 개통된 하늘교까지 가는 길목에선 제3산책로와 연결된 안내표지판을 만나게 된다. 이곳에서 북악스카이웨이와 나란히 조성된 제3산책로로 이동할 수 있다.

제2산책로에 있는 호경암. 1.21사태 당시 총탄의 흔적
 제2산책로에 있는 호경암. 1.21사태 당시 총탄의 흔적
ⓒ 유태웅

관련사진보기


서울 동북부 전망이 뛰어난 동마루, 길상사로 갈 수 있는 제3산책로

제3산책로는 기존 북악스카이웨이 산책로 반대편에 형성된 또다른 산책로이다. 따라서, 제3산책로를 따라 숲 길을 탐방한 후에 시민들 휴식공간인 '다모정'에서 다시 기존 북악스카이웨이 산책로를 따라 제2산책로 기점인 하늘교로 되돌아올 수 있다. 

이곳 다모정에선 기존 산책로를 따라 최근 입적한 법정스님의 자취가 남아있는 성북동 길상사까지 이동할 수 있다. 이 산책로는 아리랑고개로 내려갈 수 있는 '하늘한마당' 쉼터까지 약 3.2km 형성되어 있다.

제3산책로에 있는 동마루 전경
 제3산책로에 있는 동마루 전경
ⓒ 유태웅

관련사진보기


제3산책로의 특징은 서울 동북부 방향 전망이 뛰어나다는 점이다. 산책로 중간에 조성된 동마루 쉼터에 올라서면 북한산국립공원 능선이 한눈에 들어오고 정릉과 미아리, 멀리는 상계동 일대가 눈에 선하게 다가온다.

산책로 전체 길이는 640m에 불과하지만, 마치 롤러코스터를 연상하는 숲 속 산책로가 아기자기한 맛을 낸다. 중간중간에 내려다 보이는 북악하늘길 도로는 탐방로와 묘한 조화를 이룬다. 산책로는 경계근무를 서던 보초병 동선에 만들어졌던 계단과 흙길로 이루어져 있다.

북악하늘길 산책로와 연결되는 하늘교(제2,3산책로)
 북악하늘길 산책로와 연결되는 하늘교(제2,3산책로)
ⓒ 유태웅

관련사진보기


성북구에서 최근 개방한 세 가지 산책로 코스는 북악산 성곽 탐방로와 북한산국립공원과도 연결된다. 기존 군사보호시설에서 최근 시민들에게 개방된 산책로를 탐방하는 길에 이곳으로 연계탐방을 나서는 것도 권유할 만하다.

만약 이 산책로와 함께 북악산 서울성곽 탐방을 함께 하고 싶다면, 말바위 쉼터에서 성북천 발원지로 오르는 산책로 중간에 마련된 숙정문 안내소를 이용하면 된다. 이곳에서 신분을 확인받고 출입패증을 받아 숙정문을 통해 서울성곽 탐방에 나설 수 있다.

제2산책로를 통해서는 북악하늘길 도로 위로 설치된 하늘교를 건너 정릉방향으로 나가 북악터널 위 능선을 이용해 형제봉 능선으로 올라가 대성문으로 바로 이동할 수도 있다.

▲ 최근 개방된 북악산 김신조 루트 산책로 .
ⓒ 유태웅

관련영상보기



태그:#북악 하늘길, #북악 산책로, #김신조 루트, #북악스카이웨이, #트레킹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