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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청원 전 대표의 '옥중 서한' 이후 한나라당과 합당하는 문제를 놓고 내분에 휩싸인 미래희망연대가 결국 분당 위기에 처했다.

 

미래희망연대 최고위원회와 소속 국회의원 8명은 25일 오전 연석회의를 열고 한나라당과 합당 논의에 속도를 내기로 결정했다. 이들은 연석회의를 통해 오는 4월 2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전당대회를 열고 한나라당과 합당 및 새 지도부 선출에 대한 추인을 받기로 했다.

 

하지만 이규택 공동대표와 일부 당원들이 "대의명분 없는 굴욕적 합당"이라며 반발하고 있어 자칫하면 당이 쪼개질 극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서청원 전 대표에게 '뒤통수' 맞은 이규택 대표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대표도 모르게 진행된 합당 논의는 구시대적인 밀실야합"이라며 "결국 국민들의 기대를 저버리고 말았다"고 맹비난했다. 그는 다른 최고위원들과 마찬가지로 "서청원은 즉각 석방돼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합당 추진에는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우리는 당명을 바꿔 지방선거에 나가고 인재를 영입한다고 신문광고를 통해 선전했다"며 "지금 와서 선거를 보이콧하고 합당한다면 국민에 대한 배신이자 사기, 약속 위반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미래희망연대는 이번 지방선거에 적극 참여할 것"이라고 다른 목소리를 냈다.

 

이 대표는 '한나라당과 합당'론에 대한 항의 표시로 이날 연석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사실 이 대표는 이날 심대평 의원이 창당한 국민중심연합과 합당하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지난 1월부터 심 의원과 물밑 접촉을 해 온 그는 이날 국민중심연합 창당대회 축사를 통해 합당 사실을 천명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전날 서 전 대표와 노철래 원내대표 등 다른 최고위원들이 한 발 앞서 '한나라당과 합당'을 선언하면서 뒤통수를 맞은 격이 됐다.

 

내부 반발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는 국민중심연합과 합당을 추진할 태세다. 그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서 전 대표 측은 한나라당과 합당을 위해 전당대회에서 당을 해산시키려고 하겠지만, 우리는 합당을 성사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고 말했다. 심 의원도 "이른 시일 내에 합당을 마무리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최고위원회와 당 대표가 갈등을 겪으면서 미래희망연합은 항로에서 벗어나 표류하고 있다. 한나라당 합당론자들이 내달 2일 전당대회를 강행할 경우 양측이 물리적으로 충돌할 가능성도 있다.

 

민주당 "합당? 서청원을 인질로 한 정치공작의 결과물" 비난  

 

미래희망연합이 한나라당이냐, 국민중심연합이냐를 놓고 내분을 일으키는 모습에 바깥의 시선은 곱지 않다. 특히 야당은 6.2 지방선거를 60여 일 앞두고 나온 합당 시도에 대해 "정치공작"이라고 맹비난하고 있다.

 

민주당 노영민 대변인은 "선거를 앞두고 벌어지는 미래희망연대와 한나라당의 합당 소식에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커져만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두 정당의 합당은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위기감에 빠진 이명박 정권이 '서청원'이라는 인질을 두고 정치공작을 벌인 결과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친박 조직인 박사모도 한나라당과 합당하는 방안을 "백기 투항"이라며 강하게 비난하고 있어 파문은 확산되는 모습이다. 논란이 커지고 있지만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한편 심대평 의원이 창당한 국민중심연합은 이날 창당대회를 통해 6.2 지방선거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영남(미래희망연합)과 충청(국민중심연합) 세력의 통합으로 의미 있는 지지율과 당선자를 배출한다는 계획이다.

 

심 의원은 이날 대표수락 연설에서 "각 지역의 미래를 짊어질 참신한 일꾼을 발굴해 헌신과 봉사의 길을 열어줄 것"이라며 "참신한 일꾼, 뉴리더들을 통해 지방자치의 변화를 주도해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정부가 추진 중인 세종시 수정안에 대해서도 그는 "반드시 세종시를 국가백년대계의 국책 사업으로 돌려놓겠다"고 선언했다. 


태그:#미래희망연대, #서청원, #한나라당, #합당, #이규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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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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