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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된 한명숙 전 총리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최아무개 전 총리공관 경호팀장은 "한 전 총리가 오찬 행사를 마치고 따로 늦게 나온 것을 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최씨는 29일 열린 한 전 총리의 10차 공판에서 "손님이 나왔는데 총리만 오찬장에서 안 나오면 수행과장이 먼저 안으로 들어갈 것이고 저도 위해상황 발생 확인을 위해 2~3초 후면 안으로 들어가 볼 것 같다"면서 "하지만 한 번도 그런 일이 없었기 때문에 실제 그렇게 해본 적은 없다"고 말했다.

 

불발된 검찰의 추가 증인 카드

 

검찰은 이날 지난 6차 공판에서 증언한 윤아무개 경호원의 증언이 다른 경호원들과는 다르다며 추가로 최씨와 강아무개 경호원을 추가 증인으로 세웠다. 이들의 증언은 윤씨의 증언과 일부 다른 점이 있긴 했지만 검찰로서는 별다른 소득을 올리지 못했다.

 

최씨는 "윤아무개 경호원은 8년을 근무하는 동안 총리가 손님보다 늦게 나온 적이 없었다고 했는데 그렇게 단정해서 말할 수 있다고 보느냐"는 검찰의 질문에 "그렇게 단정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곧 이어 "손님이 먼저 나올 때도 있지만 거의 동시다발적으로 함께 나오기 때문에 누가 먼저라고 말하기 힘들다"며 "거의 대부분 총리가 먼저 나온다"고 강조했다.

 

경호팀원이었던 강아무개씨도 "오찬장 문이 좁아 첫 번째 두 번째 순서는 바뀔 수 있지만 대부분 총리가 앞그룹에 속해 나온다"며 "한 전 총리가 (손님들 보다) 한참 늦게 나온 기억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 두 명의 증언은 앞서 증언한 윤아무개 경호원의 진술과는 다소간의 차이를 보이기도 했다.

 

"후식이 들어가고 나면 경호팀장은 오찬장 문 근처에서 앞에서 대기했다"고 말했던 윤씨와는 달리 최씨는 "일반적으로 경호팀이 근무하는 부속실(총리공관 현관 옆) 앞에서 대기한다"고 진술했다.

 

오찬을 마친 한 전 총리가 1~2차례 2층 사저에 다녀오는 경우도 있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최씨는 처음에 "한 전 총리가 손님 배웅을 마치고 2층 사저에 들렀다 나간 적이 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가 검찰이 "오찬 후 총리가 양치질을 하거나 화장을 고치러 갈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하자 "1~2번은 있었던 것 같다"고 말을 바꿨다.

 

강씨는 "한 전 총리가 손님보다 나중에 공관을 떠난 적도 있었던 것 같지만 대부분 먼저 떠났다"며 "손님 배웅 후 한 전 총리가 2층 사저에 올라갔는지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또 "총리 공관 안에서는 밀착 경호가 이루어지지는 않는다"며 "대부분 총리의 지인이 손님으로 오거나 방문자들은 출입문에서 1차 점검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밀착 경호 대신 부속실에서 대기한다"고 설명했다.

 

"아들 미국 계좌 공개하라"는 검찰에 재판부 "입증 책임은 검찰에"

 

한편 검찰과 변호인들은 공판 막바지 한 전 총리 아들의 미국 은행 계좌 공개 여부를 둘러싸고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검찰은 한 전 총리와 가족들의 환전 기록이 없는 것을 이유로 곽 전 사장에게서 받은 5만 달러를 아들 미국 유학비용으로 썼을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한 전 총리 아들의 미국 은행 계좌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변호인 측은 이날 재판부에 제출한 의견서를 통해 "한 전 총리와 가족, 친척 외 다른 제3자의 송금 기록을 공개하는 것은 프라이버시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며 검찰의 요구를 일축했다.

 

하지만 검찰은 "유학자금을 송금 받는 계좌라면 송금인들이 친인척 정도라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가 크지 않을 것이고 검찰이 주장하는 혐의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그 정도 분들이라면 제출 못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그 부분에 대한 입증 책임은 검찰에 있다"며 "검찰에서 정식으로 증거 개시 신청을 하면 검토해 보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재판부에 한 전 총리 측근이 법정 증언 전 윤아무개 경호원을 만나 작성한 녹취록 등을 변호인이 공개하도록 해달라고 요구했지만 거부당했다.

 

김형두 재판장은 "검찰의 요구는 형사소송법상 그 근거가 불분명하다"며 "좀 더 검토를 해보겠다"고 부정적인 견해를 내비쳤다.

 

재판부는 이날 공판을 끝으로 20여 명에 달하는 증인 신문을 모두 마쳤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오는 31일 한명숙 전 총리에 대한 피고인 신문을 진행하고 다음달 2일 변론을 종결할 예정이다. 선고일은 4월 9일이다. 


#한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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