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온양공장)에서 2007년 '급성 골수성 백혈병'에 걸려 투병 중이었던 박지연(24)씨가 지난 달 31일이 삶을 놓았다. 박지연씨가 삼성전자 온양공장에서 근무한 것이 2005년부터이니, 열아홉 살부터 노동자로 살았다. 그 나이이면 동무들은 대학에 들어갈 나이인데 가정 형편이 얼마나 어려웠으면 노동 현장에 들어섰을까? 백혈병으로 생명을 잃었다는 것과 함께 가난한 삶을 살아온 박지연씨를 떠올리면 마음이 아프다.
박씨가 급성백혈병에 걸리자 삼성은 사원들 성금을 모금하고, 병원비를 대준다면서 산재신청은 하지 말라고 했다고 한다. 하지만 박지연씨는 산재를 신청을 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박지연씨가 걸린 백혈병은 그냥 걸린 병이지 반도체 공장 때문이 아니라면서 산재를 끝까지 인정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가 생명을 놓았다.
하지만 언론은 별 관심이 없다. 천안함 침몰이라는 엄청난 사건때문에 박지연씨 죽음을 보도할 시간과 지면이 없었다고 해명할 수 있다. 하지만 고 최진영씨 죽음은 크게 보도했었다. 박지연씨가 삼성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가 백혈병으로 투병하다가 끝내 숨졌다면 보도 가치는 충분히 있었지만 우리 언론들은 그렇지 않았다.
<오마이뉴스>와 <프레시안>, <민중의 소리> 등 만이 보도했을 뿐이다. 중앙일간지 중 <한겨레>만 12면에 보도했을 뿐 <경향신문>도 인터넷 기사는 있었지만 지면 보도는 없었다. 특히 <매일경제> 인터넷판은 지난 달 31일 <'백혈병 반도체 소녀 사망'…추모서명 잇달아>를 속보로 보도했지만 현재 이 기사는 <매일경제> 인터넷판에서 사라졌다.
언론이 보도하지 않으면 누리꾼이 있다. 다음 <아고라> 아고리언인 '천루'는 <삼성 반도체 노동자 박지연씨의 명복을 빕니다>는 추모 서명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 반도체 노동자 박지연씨의 명복을 빕니다>
'천루'는 박지연씨는 "고등학교에 재학중이던 19세부터 삼성전자 온양공장에 입사하여 '1일 2교대'로 일할때는 한달 130여만원, '1일 3교대'로 일할때는 100여만원을 벌어 가며 반도체 공장에서 일한 지 2년 7개월만에 지연씨는 '급성 골수성 백혈병'이라는 희귀병을 얻었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일한 사람 중 백혈병으로 사망·투병 중인 사람은 박지연씨 혼자만이 아니라"며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모임'반올림'>이 2009년 12월까지 확인한 백혈병, 림프종 등 조혈계 암 발생자만 22명, 알려진 사람 중 황유미, 이숙영, 황민웅씨 등 모두 7명이 사망했다. 탈모와 유산, 무월경 따위 증상은 수없이 발견되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천루'는 "삼성전자는 단 한 명의 산업재해도 인정하지 않았다고 한다. 3월 31일 박지연씨는 향년 23세의 나이로 유명을 달리하였다. 하늘나라에서는 삼성없는 세상에서 행복하게, 건강하게 사시길 바란다"면서 추모 서명에 동참해 줄 것을 호소했다.
추모 서명에 참여한 '소울셔터'는 "한창 피는 봄과도 같은 당신이 지금 가시는 그곳은 진정 아픔이 없는 세상이었으면 한다"며 "삼성을 잊지 않겠다"고 했다. 'sungwon'도 "너무나 꽃다운 나이에, 뭐든지 다 할 수 있을 것 같은 나이에 너무 안타깝다"면서 "삼성은 어떻게든 이 어린 영혼이 편히 쉴수있도록 조치를 취해 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이프가드'는 "사진 속의 해맑은 모습이 웬지 가슴이 아프다. 꽃다운 나이 하고 싶은 일도 많았을 것인데 딸 가진 아버지로서 남의 일만 갖지는 않다"면서 안타까워했다.
'열려라짱깨'는 "삼성의 힘이 어디까지 퍼져있는지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손으로 해를 가릴 수 없듯이 언젠가는 삼성의 더러운 행태가 만천하에 공개되리라 생각한다"고 삼성을 강하게 비판했다.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http://cafe.daum.net/samsunglabor)의 '한 줄 수다' 코너에도 누리꾼들 글이 쓰고 있다. '조약돌'은 "방사선이나 백혈병이 없는 밝은 곳에서 편히 쉬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며 "삼성재벌의 끔찍한 반인권적 작태에 분노한다"고 했다.
'깨몽'은 "아직 지기엔 아름다운 꽃이 오늘 꺽였다"며 "아니 삼성이 꺽어 버렸다"고 했고, 'roggi' " 기흥에서 일하던 친한 후배도 암으로 세상을 떠났는데, 너무 안타깝고 슬프다"고 했다.
'노란오리'는 "<PD수첩>이나 <그것이 알고싶다>에 꼭 다뤄야 할 내용"이라며 "대기업에 취직하면 좋은 줄 았았는데 이렇게 죽음의 그림자가 있는줄 몰랐다. "같은 고향이라 중학교 후배가 아닌지, 있는 자와 강한 자가 살기 좋은 세상 억울한 건 늘 힘 없는 서민들 뿐이니 이번 일은 언론에서도 낱낱히 밝혀야 한다. 이런 억울한 피해는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한다"면서 언론이 철저히 보도해줄 것을 촉구했다.
언론이 나서지 않으니 누리꾼들이 나서서 박지연씨 죽음을 알리고, 추모하고 있다. 문득 김용철 변호사의 <삼성을 생각한다>가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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