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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벚꽃이 너무 좋다. 그래서 학창시절 친구들의 모임을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하자고 주선했다. 모두들 내 초대에 좋아했다. 오랜 만에 해운대 백사장에 놀러온 학창시절 기분으로 돌아갔다. 해운대 백사장은 정말 여인처럼 살결처럼 곱고 아름답다.
 
나뿐만 아니라 모두들 언제봐도 해운대는 정말 좋은 바다라고 입을 모았다. 그렇다. 해운대 백사장에 앉아 봄바다를 향해 면벽하듯 앉아 있는 청춘들의 모습은 한폭의 그림 같았다.
 


우리 친구들은 차를 두고 해운대 삼포길을 걷기로 했다. 해운대에는 세 개의 포구가 있다. 미포, 청사포와 그리고 구덕포(송정)이다. 와우산의 달빛 산책로따라 이 길은 연결되어 있다. 그러니까 동부해안의 삼포길이다. 세 포구는 다 소박한 어촌마을이다. 
 
해운대 해수욕장의 미포에서 달맞이 산책로 따라 걸었다. 벚꽃이 만개해서 벚꽃 터널을 이루고 있는 달맞이 언덕이다. 이 달맞이 언덕에서 길은 달빛 산책로로 빠질 수도 있고, 벚꽃 터널따라 달리는 차변의 보도를 따라 산책을 할 수도 있다.
 
 
그런데 최근 벚꽃이 만개한 탓일까. 달맞이 동산 해월정 부근에 몇 달전만 해도 없었던 커피 전문점이 많이 들어서 있었다. 우리는 커피 전문점에서 커피를 한 잔씩 마셨다.
 
커피점에는 커피와 함께 다양한 빵과 케이크와 와플 등도 있었다. 기억을 더듬어보니 70-80년대만 해도 달맞이 언덕의 레스토랑들은 호황을 누렸었다. 그러나 IMF 이후 상권이 하락세에 접어들었는데 벚꽃이 만개하듯이 늘어난 화려한 커피점들은 다시 달맞이 언덕의 상권을 회복한 듯 보인다. 커피 전문점은 대부분 젊은 층을 겨낭한 듯 세련된 분위기의 커피 전문점이 대부분이었다.
 

 

 
일행들은 청사포에 내려가 갓 바다에서 잡아온 횟감도 즐기고 사진도 찍었다. 또 동해남부선 철로를 따라 핀 벚꽃 사이로 보이는 푸른 바다를 보며 낭만을 즐겼다. 청사포 해안 등대에서 환호성을 지르는 친구들을 보니, 모두 동심으로 돌아간 듯했다.  
 
청사포는 구석기 시대부터 형성된 어촌 부락이다. 청사포에는 전해져 오는 전설이 많다. 그 중 고기 잡이 나간 남편이 돌아오지 않자 기다리다 지친 정씨 부인이 소나무 두 그루를 심고 그 나무에 의지하여 바다를 바라보았으나, 수년을 기다려도 남편이 돌아오지 않았다는 이야기도 있다. 당시 앉아 기다리던 바위가 망부석이고, 저 멀리 바다를 바라보던 소나무를 망부송이라 한다. 이곳의 주민들은 해안가에 사당을 지어 해마다 제를 지낸다.
 
청사포는 푸른 뱀이 나왔다는 전설로 인하여 청사포(靑蛇浦)라 불렸으나, 뱀(蛇) 좋지 않다해서 그후 청사 서당의 학도들이 청사포(淸沙浦)라고 바꾸었고, 지금에 이르고 있다.
 

 
꽃이 피어 있는 좁은 길을 손님이 올까 하여
짐짓 쓸지 않았고
오늘 그대 위하여
처음 봉문을 여네.
<객지>-'두보'
 

 
봄길은 꽃향기를 바람에 날리고, 벚꽃 따라 길을 걷다보니, 바다에 이르렀다. 정말 오랜만에 친구들과 꽃향기에 흠뻑 취했다. 그리고 학창 시절 우정에 흠뻑 취했다. 벚꽃도 혼자서 피면 예쁘지 않는 꽃이듯이 사람도 혼자서는 결코 아름답게 살 수 없다. 우리는 오랜만에 함박 웃음꽃을 피우며 옛 우정을 다졌다.
 
역시 여행은 인생의 벗임이 틀림 없다. 나의 우정도 내 인생의 멋진 여행인 것처럼….


#봄바다#청사포#벚꽃#전설#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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