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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대학교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학생들이 한강대교에 올랐다. 8일 오전 8시부터 중앙대학교 재학생 김창인(21)씨와 표석(21)씨는 서울 한강대교 첫 번째 난간에 올라가 시위를 벌였지만 1시간 만에 경찰에 연행됐다.

 

이들은 '중앙대 기업식 구조조정 반대', '대학은 기업이 아니다'라는 플래카드를 한강대교에 걸었다.

 

중앙대는 지난 3월 23일 18개 단과대학을 10개로, 77개 학과를 46개로 줄이는 구조조정안을 확정 발표한 바 있다. 불문과 독문과는 폐지되어 유럽문화학부로 편입되고, 일문과도 아시아문화학부로 편입된다.

 

"일방적이고 졸속적으로 대학 구조조정"

 

8일 <오마이뉴스> 기자와 통화한 김창인씨는 "비단 이 문제는 우리 학교만의 문제가 아니"라며 "중앙대 사례가 좀 앞서갔을 뿐 기업식 구조조정은 다른 대학으로 확산될 것이기에 이러한 대학들의 문제를 시민에게 알리고자 한강대교 난간에 올랐다"고 말했다.

 

김씨는 중앙대의 구조조정에 대해 "일방적이고 졸속적"이라고 강조했다. "학교 측은 구조조정에 학생들을 전혀 참여시키지 않는 비민주적인 모습을 보였고, 대화를 하자고 요구하면 징계를 내렸다"며 "캠퍼스 이전도 명확한 계획을 제시하지 못한 채 '이사장의 의지를 믿겠다'고만 답한다. 이러한 졸속적인 계획을 믿고 따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중앙대가 기초학문과 순수학문을 공부하는 학과를 외면하고 대학을 취업 양산소로 만들려고 한다"며 "이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밝혔다.

 

학교측의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학생들의 집회는 3월부터 쭉 이어져 왔다. 천막을 치고 항의를 하기도 하고, 3보 1배도 했으며 한 학생은 삭발에 단식까지 감행했다. 하지만 중앙대학 본부 측은 묵묵부답이다. "'천막을 언제 철거하겠다'는 식의 일방적 통보만이 있었다"는 게 김씨의 설명이다.

 

김씨는 "집회에 주도적으로 임하는 이들은 총학생회, 독문·불문·일문학과 소속들이지만 일반학우들도 참여도가 높다"면서 "나 역시도 구조조정 해당과 학생은 아니지만 학교의 부당한 처사에 문제를 느끼고 자발적으로 참여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중앙대 구조조정을 반대하는 학생들은 앞으로도 다양한 방식으로 반대의사를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고공농성 현장에 박범훈 중앙대 총장이 모습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중앙대는 이날 서울캠퍼스에서 이사회를 열어 단과대 통폐합과 모집단위 광역화를 골자로 하는 구조조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태그:#중앙대, #구조조정, #한강대교,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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