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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낮 최고기온을 기록한 9일 오후, 화창한 날씨 속에 서울중앙지방법원 앞도 밝은 모습이었다. 오후 2시부터 뇌물 수수 혐의로 기소된 한명숙 전 총리의 선거공판이 진행된 이날 법원 앞은 공판 시작 전부터 한 전 총리 지지자들이 대거 모여 밝은 모습으로 한 전 총리의 무죄를 주장했다.

 

지지자들은 하나같이 "(한 전 총리의) 무죄를 확신한다"고 입을 모았다. 강남에서 왔다는 송 아무개씨는 "이미 어제 검찰이 별건수사를 함으로써 한 전 총리의 무죄를 입증한 셈"이라며 "여기 모인 우리는 모두 한 전 총리의 무죄를 예상하고 있다"고 답했다.

 

지지자들 "별건수사 시작부터 알았다, 무죄란 걸"

 

'행복한 사람들'이란 한명숙 팬카페에 가입한 일부 회원들도 "무죄가 당연하기 때문에 우리는 전혀 불안하지 않다"며 "어서 빨리 판결 결과가 나와서 한 전 총리의 결백이 증명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인터넷 카페를 통해 한 전 총리의 팬이 됐다는 일부 지지자들은 자체적으로 만든 초록 손수건을 함께 나누며 한 전 총리의 무죄를 염원했다. 지지자들은 삼삼오오 모여 무죄판결을 예상하며 여유 있는 모습을 보여, 법원 앞을 지키고 있는 일부 경찰들과 법원 보안요원들의 긴장된 표정과 사뭇 대조됐다.

 

지지자들 중 몇몇은 눈에 띄는 피켓과 응원도구를 준비해와 눈길을 끌었다.

 

얼굴 크기 만한 부엉이 모양의 인형을 준비한 한 지지자는 "부엉이는 한 전 총리가 부엉이 조각을 모으는 취미가 있다기에 들고 나왔다"며 "노무현 전 대통령이 부엉이 바위에서 몸을 던졌던 의미도 되새기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한 손에 들고 있던 무 모양 피켓은 직접 그린 거라면서 "무는 한 전 총리의 '무죄'를 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에서 올라왔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든 한 여성은 "한 총리와의 거리는 멀지만 마음만큼은 한 전 총리와 항상 함께 한다"며 "반드시 진실은 승리할 것을 믿는다"며 피켓을 흔들어보였다.

 

일부 지지자들은 공판이 진행되는 내내 법원 앞에서 '정치검찰 OUT', '조선일보 OUT'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한 전 총리의 무죄를 계속 주장했다.

 

무죄 판결 순간, 일제히 환호... 백합 퍼포먼스도 벌여

 

공판 시작 후 2시간 여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가 한 전 총리에게 무죄를 선고한 순간, 법원 밖에서 공판 결과를 기다리던 지지자의 핸드폰이 울렸다. 이윽고 전해진 '한 전 총리 무죄판결' 소식에 지지자들은 일제히 환호했다.

 

대부분의 지지자들은 "그럴 줄 알았다"고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내심 무죄 확정 소식에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공판이 끝난 후 이해찬 전 총리와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에 이어 한 전 총리가 모습을 드러내자 지지자들은 한 전 총리의 안전을 의식한 듯 자체적으로 포토라인을 만들기도 했다.

 

한 전 총리가 법원 계단 앞에서 무죄 확정 기자회견을 하는 순간 지지자들은 자체적으로 준비한 백합을 나누어 가지며 한 전 총리 뒤에 줄지어서는 퍼포먼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지지자들은 "이 퍼포먼스는 '백합'의 꽃말처럼 한 전 총리가 결백, 청렴함을 증명하기 위해 준비한 것"이라고 귀뜸했다.

 

한 전 총리가 짧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준비된 차에 오르자 지지자들은 차 바로 앞까지 포토라인을 만들며 뒤따랐다. 한 전 총리의 차가 법원을 빠져나가자  지지자들은 모일 때와 마찬가지로 밝은 표정으로 가볍게 발걸음을 옮겼다.

 

한편, 이날 법원에는 정세균 민주당 대표를 비롯해 김진표, 백원우, 최영희, 김유정 의원 등 민주당 소속 의원들과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이 모습을 보였다.


태그:#한명숙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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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오마이뉴스 장지혜 기자 입니다. 세상의 바람에 흔들리기보다는 세상으로 바람을 날려보내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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