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의 교통사고로 거리의 맹인 가수가 된 큰 삼촌 대신점자도서관에서 대출한2010년 2월 17일 발행 일자, 두툼한 점자 뉴스 책자 한권,한 페이지 넘겨본다. 첫 페이지부터 끝까지 눈은 있지만 점자에 어두운 나는,누군가 밤을 새워 철필로새겨 놓은 환한 세상의 소식들을단 한자도 읽을 수가 없네.마치 눈에 보이는 것만 쫓고보이지 않는 것은 믿지도 못하고,눈에 안보이는 세계에 대해 한자도 그 속을 읽지 못하듯이...(...점자는 마음으로 읽는 글자더라.. ) 두 눈을 감고, 고향 땅 떠나오면서뒷동산 굴참나무피 깊숙이 칼 끝으로 새긴 이름 하나 불러내듯이,열 손가락 끝에 그리움의 불을환하게 켜고 더듬더듬아픈 상처의 자리 하나 지문으로 읽으니,까칠한 모래알 같은 점자 속에꽃씨처럼 숨은 불씨 하나 간신히 만졌다.그 희미한 글자 부스러기 같은점점이 날아오르는 형형한 반딧불이 하나 잃지 않으려 애쓰며 더듬어 따라가는 숯검정 같은 숲 속에전깃불보다 환한 노래 하나 들려왔다. (..*여기 하늘 아래 땅 위에 등불 하나 커 들고지지배배 새소리 흘러가는 물소리를나는 길어올리리라..)노래하는 아침 햇살들 세상 어둔 구석 구석을 더듬더듬 읽어 내려간 자리마다모래 먼지 폴폴 날리는 점자들 풀씨처럼 분분하게 날아올랐다….
덧붙이는 글 | ( ) 안은, 이윤택 작 <바보각시> 희곡 대본 중 대사 인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