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실종자 가족들은 실종자의 시신이 발견돼도 전사자 희생에 대한 사유가 명확하게 밝혀지기 전까지 장례절차를 진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정국 천안함 침몰 실종자 가족협의회 대표는 15일 오후 평택 해군 2함대 사령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사자 희생에 대한 사유가 명확하게 순직이냐 전사냐에 따라 군 차원의 예우가 달라진다"며 "희생 사유에 대한 법적 결론이 나와야 그 다음 단계인 장례 절차를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에서 이정국 대표는 언론을 향해 거듭 신중할 것도 당부했다.
이 대표는 군 당국확인 없이 '서대호 하사의 시신이 발견됐다'는 일부 속보성 언론보도를 지적하며 "배 안이 추워 활동복을 빌려 입고 다닐 수도 있기 때문에 명찰만 보고 누구인지를 판단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TV에서 시선 못 떼는 실종자 가족현재 평택 2함대 내 실종자 가족들이 모여 있는 임시숙소의 분위기는 무겁고 착찹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모두들 초조하고 불안해하고 있다"며 "실무진을 제외하고는 전부 TV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제일 불안한 것은 우리 식구가 돌아올 수 있느냐 없느냐이기 때문에 숙소 안 분위기는 무겁고 착찹하다"고 전했다.
현재 실종자 가족들은 추가로 수색작업을 요청하지 않기로 모두 동의한 상태다.
이 대표는 "(내부적으로) 함미 쪽이나 함수 쪽에서 찾지 못하는 시신은 산화자로 간주할 것"이라며 "실종자 46명 가족 모두의 동의를 얻었다"고 말했다. 이정국 대표는 "단 이에 상관없이 해군 차원에서의 수색 작업은 계속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장례 장소는 물론 분향소 설치도 논의 안해"현재 실종자 가족들은 함미 인양 과정에서 발견된 시신에 대한 장례 장소는 물론 분향소 설치도 논의하고 있지 않는 상태다.
이 대표는 "우선 전사자 분들을 모셔오고 귀환하지 못하는 전사자를 파악하는 것이 먼저"라며 "장례 절차에 앞서 (돌아오지 못하는 전사자) 가족들의 동의가 우선"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현재로서는 (장례와 관련해) 논의된 것이 없다"며 "참고로 상복을 입고 있는 것은 장례를 위해서가 아니라 전사자를 맞이하기 위한 예의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함미 인양에서 발견된 시신의 상태를 고려해 장례 절차 진행 여부에 대한 재논의는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함미 인양으로 44명 실종자 시신의 존재 여부를 확실히 가릴 수 있다면 함미만 가지고 장례를 진행할 수 있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함수도 기다려야 한다"고 못박았다.
다만 이 대표는 "함수가 올라올 때까지 시간이 지체되면 이미 안치된 시신의 상태가 위험해질 수 있어 1차 함미 인양 후에 실종자 가족 간에 기본적인 논의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종자 가족협의회' 호칭 문제도 거론됐다. 시신이 발견되는 상황에서 '실종자 가족협의회'가 아닌 '사망자 가족협의회'로 이름을 변경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것.
이에 대해 이 대표는 "호칭 변경 시점은 가족협의회 내부에 실종자가 단 1명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확인한 후가 될 것"이라며 "끝까지 돌아오지 못하는 전사자 가족의 동의도 거친 후 재고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함미 인양 작업은 밤 늦게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함채를 거치하는 과정에서 너울에 바지가 흔들리면서 받침대 일부가 훼손돼 이를 복구하는 작업이 길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4명의 실종자 가족 대표단이 현장에서 함미 인양작업을 지켜보고 있으며 이중 2명이 선체로 진입할 계획이다.
"천안함 침몰은 군사적 무기에 의한 피습 때문" 실종자가족협의회 대표 이정국씨와의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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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종자 가족들 상황은? "초조하고 불안해하고 있다. 지금 가족 실무진 대표 말고는 전부 텔레비전에 집중하는 상황이다. 우리 식구가 돌아올 수 있느냐 없느냐가 제일 불안하기 때문에 안 분위기 무겁고 착찹하다."
- 추가 수색 작업 안 하겠다고 요청 했는데. "함미 쪽이나 함수 쪽에서 찾지 못하는 시신은 산화자로 간주하려고 한다. 그것에 대해 가족 동의를 얻었다. 일단 가족은 모두 동의한 상태다. 단 해군의 정책상 일정 기간 실종자 수색은 진행할 것이다."
- 장례 절차는? "이 부문 문제는 전사자의 희생에 대한 사유가 순직이냐 전사냐에 따라 달라진다. 군과 실종자 가족 모두 원만하고 조속하게 진행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 장례 장소는? "순서는 전사자를 우선 모셔와야 하고 귀환 못하는 전사자를 파악하는 것이다. 그 분들에 대한 가족동의가 우선이다. 희생사유에 대한 법적결론 나와야 그 다음 단계인 장례를 논의할 것이다. 현재로서는 지금 논의된 것이 없다. 참고로 상복을 입고 있는 것은 장례를 위해서가 아니라 고인을 맞이하기 위한 예우 차원이다."
- 실종자 가족협의회 호칭 변경은 언제쯤. "호칭 변경 시점은 실종자 가족 내부에 실종자가 단 1명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공식적 확인 이후다. 함미, 함수 수색 후 인양이 완료돼서 함내에는 전사자가 없다는 것을 확인한 이후가 될 것이다. 돌아오지 못한 전사자에 대한 가족 동의 있은 후 적절한 명칭을 재조정하겠다."
- 천안함 침몰 원인을 무엇이라고 보는가. "철판이 은박지처럼 구겨질 수 있는 것은 어뢰 밖에 없다. 배 절단면을 봤을 때 군사적 무기에 의한 피습이라는 확신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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