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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후 7시. 여수시 공화동 여수고등학교 앞에 위치한 여수YWCA에 시민사회단체 및 친환경농민들 50여명이 모여  여수시친환경무상급식의 올바른 시행을 위한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 사회는 여수연대회의 집행위원장 박복희씨가 맡았다.

 

토론회는 여수시 임시회의에 상정된 '여수시친환경무상급식지원조례안'의 개선점과 올바른 운영 방향을 모색하고자 마련된 것이다.

 

여수친환경무상급식운동은 작년 10월 민주노동당이 운동을 제안하고 11월 9일에 여수시 여수친환경무상급식운동본부가 출범했다. 그 후 40여일만에 2만여명이 서명을 했고, 1만1675명이 여수시에 조례개정을 위한 주민발의 청구에 참여했다. 운동본부 김재영 정책팀장은 조례제정의 의미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친환경무상급식은 단순히 국가나 지자체가 급식비를 부담한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우리 지역 친환경 농축수산물을 학교급식에 이용하여 친환경 농업의 육성과 우리 농축수산물의 소비촉진 및 안전한 수급에 이바지함과 동시에 무상급식을 실현하기 위함입니다. 이를 통해 '아이들에게 건강을, 농민들에게 희망'을 주자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주민발의안은 조례개정 심의위원회를 거쳐 오는 26일 의회에 상정이 검토된 뒤 제정여부가 결정된다. 시의회 기획자치위원회는 "선거 때라 어수선해서 상정하기 어렵다"며 "선거 이후에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시의원 임기가 6월 30일까지이기 때문에 이번 회기를 넘기면, 안건은 자동폐기 된다.

 

시에서는 재정여건을 고려하여 2011년부터 단계별로 무상급식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운동본부에서는 "2011년부터 실시한다는 것만 명시되었을 뿐 언제 전면무상급식을 실시할지 나와 있지 않고 '친환경과 무상'이란 용어가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조례안에는 '여수시 학교급식지원에 관한 조례'로 명기돼 있을 뿐이다.

 

여수YMCA생활협동조합 박수진 이사장은 "연말이면 연례행사처럼 행해지고 있는 도로공사, 보도블록공사 등 불필요하게 낭비되고 있는 예산을 챙긴다면, 친환경무상급식 예산마련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며 "무상급식은 '예산'의 문제가 아니라 '의지'의 문제이며 정책의 우선순위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조례안이 주민발의로 이루어진 것은 학부모들의 급식비 부담을 줄이고자 하는 단순한 계산에서 나온 것이 아닙니다. 우리 아이들을 비롯하여 주민 모두가 공정하고 평등하게 혜택을 받는 것이 주민들의 당연한 권리입니다. 안건이 상정되지도 못할 위기에 처해있다는 소식을 듣고 눈앞이 캄캄해지고 여수시민이란 것이 부끄러웠습니다".

 

박 이사장은 "경남 합천의 경우 재정자립도가 12%정도 밖에 되지 않는 열악한 재정 속에서도 무상급식을 실시하고 있는데 재정자립도가 30.3%인 여수가 실시하지 않는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꼬집었다.

 

그는 "예산 190억이면 무상급식이 가능하며 기존 학교급식 식재료 납품업체의 경우 학교에 공급하기 까지 최소 5~6단계의 유통과정을 거치게 되어, 원산지뿐 아니라 안전성과 신선도를 보장할 수 없다"며 "더불어 비용이 추가되고 식품안전 사고로부터 자유로울 수가 없어 급식지원센터 설립이 꼭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급식지원센터는 비영리단체로, 학교급식과 관련한 연구와 대안제시, 식재료의 수급과 공급, 안전성 점검과 위생 강화, 학교급식과 관련한 교육 등의 운영을 맡고 1차 전처리와 물류, 유통까지 담당한다. 하지만 초기 투자비와 운영비가 많이 소요되고 기존 유통업체와의 마찰이 우려된다.

 

무상급식을 하지 않고 있다는 질타에 대해 여수시 평생학습과 교육지원 담당 김재일 계장은 아래와 같이 답했다.

 

"여러분들은 여수시가 무상급식을 전혀 하지 않은 것으로 알지만 실제와는 다릅니다. 2010년에 초중고 어린이집, 특수학교 등에 58억 원의 친환경 식재료를 지원했고, 교육경비 지원 56억 원, 장애인 등 지원, 50여억 원을 지원했습니다. 여수시는 초등학교를 우선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며 전체를 할 것인지, 부분을 할 것인지 검토 중이고, 예산을 투입해야 하므로 시의회와 협의할 것입니다."

 

여수지역자활센터 친환경영농공동체 '자연이랑'의 이미순 대표는 손녀와 함께  살고 있는 조손가정의 할머니다. 10년간 친환경 영농사업가의 삶을 살고 있는 그녀는 "친환경은 화학비료와 무농약이기 때문에 생산원가가 비싸져 판로가 문제다"고 하소연했다.

 

이들은 2001년부터 화양면 화동리, 나진리, 옥적리 세 지역을 임대하여 친환경 농법을 통해 농사를 짓고 있다. 친환경 생산 기반은 친환경 퇴비장, 친환경 액비생산장비 등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참여하는 주민들은 영농교육을 받아, 친환경 영농의 전문적 식견을 기르기도 했다고.

 

이들은 2006년부터는 생산 기반을 구축했다고 판단해 소비, 유통, 판매의 시스템을 갖추기  시작했다. 그 결과로 나온 첫 번째 매장이 '연두락 공동체'이다. 그리고 생산과 판매를 겸하는 '자연이랑' 공동체도 운영하기 시작했다. 또 지난해부터 '연두나라'라는 친환경 우리밀빵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친환경무상급식은 지역내 아동들에게는 건강한 먹을거리를, 지역농민들에게는 경제적 지원을 해주는 지역 경제공동체운동이다. 또한 평등해야할 학교교육에서 만큼은 부자도 가난한 사람도 없는 보편적 복지를 이룩하는 길이다.

덧붙이는 글 | 희망제작소와 여수신문에도 송고합니다


태그:#무상급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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