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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46용사 합동 분향소
▲ 합동분향소영정 천안함 46용사 합동 분향소
ⓒ 장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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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서울시청 앞 광장에는 천안함 사고 희생자들의 합동 분향소가 차려졌다. 이틀째인 25일에는 오후부터 비가 내렸지만 분향소에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몇몇 조문객들은 눈물을 훔치며 유가족들과 슬픔을 나눴고, 비까지 내린 분향소는 더욱 엄숙해 보였다.

남들보다 일찍 시험을 끝낸 덕분에 점심을 먹고 분향소를 찾을 수 있었다. 때마침 내리기 시작한 비가 내 마음을 착잡하게 만들었다. 지하철 2호선 시청역에 내리자마자 합동 분향소라는 안내문을 찾았다. 분향소에는 제법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헌화하기위해 길게 줄 서있는 시민들
▲ 줄서있는 시민들 헌화하기위해 길게 줄 서있는 시민들
ⓒ 장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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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3시경 분향소 앞 도착. 24일부터 약 8000여 명이 이미 분향소를 다녀갔다. 비가 내리고 있어 천막을 치고 그 밑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아직 하루 일과가 끝나지 않았을 시간이었지만 군인, 회사원, 대학생, 주부 등 다양한 사람들이 있었다. 헌화가 이루어지는 가운데를 중심으로 잔디밭 양쪽에는 천안함 희생자들을 기리는 사진전과 전사한 장병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담은 메모지들을 전시해 두었다.

헌화를 하기 위해 바로 줄을 서서 기다렸다. 때마침 함께 기다리고 있던 할아버지 한 분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어떻게 오시게 되었냐는 질문에 "당연히 와야 되는 거 아냐?"라고 반문하시는 할아버지의 반응에 조금 머쓱해졌다. 월남 참전 용사라고 자신을 소개한 할아버지의 표정에는 안타까운 마음이 묻어났다.

엄숙한 표정으로 헌화하는 시민들
▲ 헌화 엄숙한 표정으로 헌화하는 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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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3시 40분 헌화. 약 40분 정도를 기다린 끝에 헌화를 할 수 있었다. 분향소에는 조용한 음악이 흐르고 있었고 헌화를 하는 시민들의 얼굴에도 슬픔이 흐르고 있었다. 헌화를 하고 빠져나오면서 바로 마련된 조의록에 "편히 잠드소서"라고 짧게 글을 남기고 대학생 한 명을 만났다. 뉴스를 통해 소식을 접한 이 학생은 "나보다 나이도 어린 분들이 희생되어서 너무 가슴이 아프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비 때문에 젖어 버린 메모지에 적힌 추모의 글들은 우리 희생자들을 안타깝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마음처럼 번지고 얼룩져 있었다. 분향소를 빠져 나오기 직전 초등학생 아이의 손을 잡고 온 아주머니는 인터뷰를 하는 도중 터져 나오는 울음 때문에 말을 잇지 못했다. "자식 가진 부모의 마음이 얼마나 슬플지 느껴진다"며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울어주는 것 밖에 없다"고 말했다.

분향소 옆에 차려진 천안함 희생자에게 보내는 추모의 메시지들을 사람들이 보고있다.
▲ 추모의 메시지 분향소 옆에 차려진 천안함 희생자에게 보내는 추모의 메시지들을 사람들이 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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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4시. 분향소 스케치를 위한 사진 몇 장을 찍었다. 희생자들이 편히 눈감을 수 있도록 조속히 사고의 원인이 밝혀지기를 서울광장 합동 분향소에서 빌어본다.


태그:#천암함, #분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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