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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발표에 따르면 우리 경제는 지난 1분기 무려 7.8%나 성장했다. 2002년 4분기 이후 무려 7년 4개월여 만에 나타난 가히 놀라운 성장률이다. 그런데 정작 그 성장 과실은 전부 어디로 간 걸까? 내 주변을 제아무리 둘러봐도 경제성장의 혜택을 입고 있다는 사람이 없다. '당신이 서민이라서 그렇다'고 한다면 할 말 없다.

 

 더 큰 문제는 이를 이유로 그 동안 출구전략의 마지막 보루로 남아있던 기준금리마저 인상되리라는 것이다. 지금 한국경제가 당면한 과제 중 하나가 바로 가계부채다. 약 800조 원 대에 이르는 가계부채의 크기를 생각할 때, 섣부른 기준인상은 가뜩이나 어려운 가계에 이자부담을 가중시킨다.

그런데 최근 이 같은 가계대출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분기 성장률이 7.8%나 되는 데, 왜 가계부채의 크기는 오히려 증가하는가? 이는 지난 분기 성장의 결과 발생한 소득이 가계에는 전혀 돌아가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지난 분기 경제성장의 수혜는 누가 받았나? 굳이 그 수혜자를 꼽는다면, 경제성장을 주도한 기업과 국내 증시에 참여하는 기관, 극소수의 개인들, 그리고 외국인 투자자들이다. 이 같은 성장률로 인해 올해 들어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른 까닭이다.

 

 어찌되었든 최근 일반가계가 느끼는 체감경기는 여전히 현재의 기온처럼 차갑다. 자연히 경제주체들 중 가계는 여전히 앞으로도 상당 기간 동안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있다. 소비자기대지수(CSI) 역시 4개월 째 100이하 곧 98을 기록하고 있다.

 

 비록 정부가 아직은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지만, 가까운 장래에 1분기 성장률을 들어 출구전략의 마지막 수순인 기준 금리인상에 나설 공산이 크다. 이 때 나타날 가계나 중소기업의 이자부담 증가를 정부는 반드시 염두에 둬야 한다.

 

지금 우리 경제를 포함 선진국 경제 대부분이 산업의 구조적 요인에 의해 고용 없는 성장이 지속되고 있다. 이는 곧 경제순환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뜻한다. 예를 들면 대동맥을 흐르던 피가 어떤 원인에 의해 굵은 실핏줄 몇 개를 통과한 후 곧바로 대정맥을 통해 심장으로 다시 들어 가버리는 경우를 반복하는 것처럼 우리 경제의 경제순환 역시 이런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장기 성장 궤도에 우리 경제가 진입하고 있다고 말한다. 정부와 대기업의 입장에서 보면 그렇게 말할 수 있을지 몰라도, 여기에 가계를 추가하면 결코 정상 성장 궤도에 진입한다고 말할 수 없다.

 

앞서 지적한 대로 경제순환이 구조적으로 왜곡되어 있기 때문이다. 즉 경제순환 과정이 생산→(국내)소비, 수출→재생산으로 이어져야 하지만 지금은 생산→ 수출→재생산으로 이어지면서 경제순환 상에서 (국내)소비의 역할이 너무 위축되어 있는 것이다. 국내소비가 제 역할을 해야 비로소 경제순환이 정상화 된다. 그래야만 일자리가 는다. 일자리가 늘어 가계소득이 안정적으로 보전되고, 가계가 소비에 나서야만 경제순환이 정상화되고, 성장경로 또한 정상상태에 진입한다. 그런데 지금 국내경제는 소비가 실종 상태에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1분기 경제성장률이 무려 7.8%나 기록했지만, 그 성장의 과실은 오로지 수출 주력 대기업에게만 집중된다. 이런 점을 정부 당국자는 보다 분명하게 파악하고, 경제순환을 정상화 시킬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경제순환이 정상화 되지 않는 한 이후 아무리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더라도, 그들만의 잔치로 끝난다. 이 때 나타나는 것이 지표 경기의 개선이다. 경제순환 구조가 왜곡되어 각종 경제지표는 개선되지만, 체감경기는 언제나 냉랭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어 우리 경제가 1분기 7.8%의 고성장을 했지만 일반국민, 더군다나 서민에게는 그것이 전혀 체감되지 않고 있다. 


#경제성장률#체감경기#경제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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