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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이곳은 어디일까요?

"암, 그땐 그랬지~ ○○에 나가서 수영도하고~ ○○ 물로 밥도 해먹고… 그리고 제일 기억에 남는 건 말이야, ○○에 이만한 바가지를 하나 들고 가면~ 거기에 조개를 엄청 많이 잡아올 수 있었어. 그걸로 재첩국도 해먹고.. 구워도 먹고.. 그땐 참 좋았지…"

"그땐 말이야, 모래사장에서 놀다가 바지 걷고 ○○ 건너편에도 갈수 있었어~."

"크~ 여름만 되면 ○○에 나가서 말이야, 예쁜 여자들도 보고~ 매일 친구들이랑 나가서 하루 종일 놀고~ 지금 부산 이런데? 비교도 안 되지~ 거기가 사람 더 많았지~ 엄청 재미있었는데 말이야…."

 한강의 옛모습
한강의 옛모습 ⓒ 경향신문

제가 처음 1960~70년대 한강의 모습을 접했을 때의 충격이란 엄청난 것이었답니다. 1980년대에 태어난 필자에게 '강'이란 곳은 하나의 물줄기였을 뿐이었기 때문이죠.

필자는 우리 어르신들께 옛날 한강의 모습에 대한 증언을 듣기 위해 서울의 한 노인복지센터로 발걸음을 옮겼답니다. 위 이야기는 그곳에서 들은 이야기랍니다. 물놀이와 재첩국의 깊은 맛과 같은 구수한 이야기들, 옛 애인과의 사랑이야기, 한강에서 발견되었던 시체와 같은 공포분위기를 조성하는 이야기까지. 그렇게 수 천 년을 한반도에서 흘렀던 한강의 옛 모습은 사라졌지만, 그 분들의 이야기 속에서 하나 둘 살아나기 시작했답니다.

1970년대 <동아일보>나 <조선일보>에 소개 됐던 '한강, 피서인파 20만'과 같은 기사가 실제로 있었던 일이라니! 하지만 이미 제 상상속의 한강은 금빛 백사장과 옆으로는 숲이 우거진 '찾아가고 싶은' 한강이 되었답니다. 그런 날이 빨리 올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여러분, 지금 할아버지 할머니께 한번 여쭤보세요. 할아버지, 할머니 어릴 적 한강은 어떤 모습이었냐고요. 아 참, 그리고 따듯한 녹차 한잔 준비하는 것! 잊지 않으셨으면 해요. 아마 하룻밤을 다 써도 풀어내지 못할 추억거리들이 잔뜩 쏟아져 나올 테니까요.


#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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