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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최대 규모 병원인 울산대학교병원(이사장 정몽준)이 시간을 다투는 맹장 수술 환자에게 수술 약속을 하고도 두 시간 동안 검진만 한 후 환자를 다른 병원으로 보내 환자와 가족들이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울산대병원이 당시 소견을 낸 다른 병원과 사전 협의를 해 수술이 가능하다고 한터라 당연히 수술할 줄 알았던 환자는 검사비용만 지불한 채  배를 움켜쥐고 결국 다른 병원으로 달려가 수술을 받아야 했다. 하지만 병원측은 "수술환자 운용상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는 입장을 보였다.

검사에 지친 맹장염 환자

울산지역 최대 병원인 울산대학교병원. 수술 약속을 받고도 검사비만 날린 맹장 수술 환자측이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울산지역 최대 병원인 울산대학교병원. 수술 약속을 받고도 검사비만 날린 맹장 수술 환자측이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 박석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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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초반의 직장여성 최영순(가명)씨는 지난 4월 21일 오후 갑자기 복통을 느껴 울산 중구 동강병원을 찾았다. 병원측은 피검사, 소변검사 등을 한 후 장염이라는 소견을 내린 후 최씨를 집으로 돌려보냈다.

하지만 밤새 복통을 느낀 최씨는 아무래도 맹장염인 것 같다는 생각에 다음날인 22일 아침 집 근처인 남구의 한 내과를 찾았다.  이 내과는 다시 피검사, 소변검사, X-레이 검사를 한 후 맹장염이라는 소견서를 적어 울산에서 최고 큰 병원인 동구지역 울산대병원으로 보냈다. 당시 내과측의 문의 결과 울산대병원은 수술을 할 수 있다고 했다.

최씨가 노모와 함께 울산대병원 응급실에 도착한 시간은 22일 오전 10시쯤. 울산대병원은 소견서를 받아 들고 다시 두 시간 가량 각종 검사를 실시했다. 최씨와 가족은 검사에 지쳤지만 당연히 맹장 수술을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울산대병원측은 갑자기 "장이식 수술환자 등 수술환자 두 명이 생겼다"며 계산을 하고 다른 병원으로 갈 것을 요구했다. 병원측은 승용차로 달려 30~40분 거리인 남구 공업탑 주변 중앙병원과의 협의후 이 병원을 추천한 것.

통증이 심한 최씨는 배를 움켜쥐고 응급실과 떨어져 있는 원무과 계산대로 향했다. 노모가 계산에 서툰지라 복통이 심했지만 직접 계산할 수밖에 없었다. 최씨와 노모는 다시 택시를 타고 30분 가량을 달려 중앙병원에 도착했다.

중앙병원측은 "이미 맹장이 터진 상태"라고 환자에게 알린 후 급히 맹장 수술을 진행했다. 다행히 최씨는 수술 후 큰 이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병원에서 며칠간 입원 해 수술 회복을 하던 최씨와 가족은 도저히 억울함을 참을 수 없다며 이같은 사실을 알렸다. 최씨는 "울산대병원측이 수술 약속을 하고도 몇 시간이나 다시 각종 검사를 할 때까지만 해도 참을 수 있었다"며 "하지만 아픈 배를 움켜쥐고 몇 시간 고생하며 받은 검사비용을 계산할 때는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이어 "배가 그렇게 아픈데도 다시 다른 병원으로 보낸 울산대병원측의 행태를 생각하면 너무 억울하다"고 말했다.

최씨는 또 "소시민들은 억울한 일이 생겨도 제대로 하소연조차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이번 수술을 통해 절실히 느꼈다"며 "빠듯한 직장 생활에 억울하게 지불된 20만원의 검사비도 그렇지만 환자를 배려하지 않는 큰 병원의 행태를 도저히 참을 수가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울산대병원측은 26일 "당시 입원한 환자 중 갑자기 수술 환자가 두 명이나 발생해 부득이 최씨를 다른 병원의 협조를 구해 이송했고, 당시 환자에게 충분히 사정을 설명했다"며 "하지만 어찌됐든 환자가 고통받았다고 하니 내부 논의 후 사과를 하든지 하겠다"고 밝혔다.

이틀 후인 28일 울산대병원측은 "병원 내부에서 논의를 한 결과 이번 일은 병원의 프로세스(진행)상 할 수 없었던 일로 우리가 책임질 일은 아니라는 결론이 났다"며 "이런 일로 일일이 환자들마다 대응하면 병원운영이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필요하다면 사과 전화는 할 수 있다"고 전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울산대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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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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