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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담배도 아니고 술도 아니고, 연탄을 도저히 못 끊겠다.

 

예년 같으면 연탄을 벌써 끊었을 철이다. 5월이면 봄 하고도 맨 마지막 달이다. 다음 달이면 벌써 여름이 아닌가.

 

그럼에도 아직 우리 집은 연탄을 때고 있다. 예년엔 빠르면 3월말에서 4월초면 연탄을 그만 때었을 법하다.

 

사실 겨울과 초봄까지 연탄을 때다가 언제 연탄을 그만 때는지를 결정하는 것도 일종의 예술이다. 꼭 언제부터 연탄을 그만 때라는 정해진 법이 없다. 그것은 연탄 때는 사람이 알아서 결정해야 한다.

 

바깥 날씨뿐만 아니라 방 온도를 감안해야  한다. 무엇보다 식구들의 요구가 연탄 정지의 날을 결정하는 데 결정적이다. 식구들이 이제 더워서 연탄 그만 때자고 하거나, 아직은 쌀쌀해서 더 때자고 하면 그렇게 해야 한다. 연탄을 때는 것은 식구 모두를 위해서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3월말이나 늦어도 4월 초쯤 연탄을 끊고, 전기장판으로 2~3주를 보내면 방이 차지 않아 온방을 할 필요가 없어지곤 했다.

 

하지만 지금은 사실 감을 못 잡겠다. 2월 말에서 3월 초에 봄 날씨처럼 따스하다가 4월 동안 눈도 내리고 우박도 내리고 춥고, 흐린 날도 많고, 좋은 날씨가 별로 없는 듯하다.

 

이런 상황이니 며칠 전 연탄을 소매가로 100장 더 구입했다. 올 겨우내 때었던 연탄이 1200장쯤 된다. 거기에다가 100장을 더 사서 보태고 있다.

 

사실 연탄값 억수로 올랐다. 며칠 전 소매로 사니까 한 장에 550원 달란다. 우리가 지난해 11월, 연탄 값 오르기 전 가격인 도매가 350원을 줬는데. 참 많이도 올랐다.

 

4월 초에 연탄을 그만 때려고 연탄불을 꺼트렸다. 그런데 웬걸. 날씨가 춥고 심지어 눈도 오고 하니까 끊었던 연탄을 또 때기 시작했다. 몇 주 전 또 끊었다가 또 때기 시작했다. 오락가락하는 날씨에 연탄 끊는 날도 오락가락이다.

 

여담이지만, 신기한 건 논이 많은 우리 마을에 개구리 소리가 별로 들리지 않는다. 이맘때면 수많은 개구리들이 나와서 합창을 하는 바람에 저녁이 되면 개구리 소리가 천지를 진동하곤 했는데 말이다.

 

올해는 개구리들이 초봄에 나왔다가 얼어 죽거나 자러 들어가는 바람에 개구리가 별로 보이지 않는다. 날씨가 풀려야 개구리가 나올 텐데. 더군다나 초봄에 한참 개구리들이 교미를 해서 번식을 해야 하는데 그런 시기를 놓쳐버렸으니 자칫 개구리가 멸종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다. 논에 개구리알과 올챙이가 드물게 보인다.

 

어쨌든 연탄값도 비싼데, 아직도 우리 집은 연탄을 못 끊고 있으니, 언제나 끊으려나.


태그:#더아모의집, #송상호, #연탄, #안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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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에서 목사질 하다가 재미없어 교회를 접고, 이젠 세상과 우주를 상대로 목회하는 목사로 산다. 안성 더아모의집 목사인 나는 삶과 책을 통해 목회를 한다. 그동안 지은 책으로는 [문명패러독스],[모든 종교는 구라다], [학교시대는 끝났다],[우리아이절대교회보내지마라],[예수의 콤플렉스],[욕도 못하는 세상 무슨 재민겨],[자녀독립만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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