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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이게 뭐야? 여기가 아기 교환하는 곳이라고?"

"아니 세상에, 고궁 박물관 화장실이 아기 바꾸는 곳이란 말이야?"

"어~~ 말도 안돼,, 세상에 이런 엉터리 표기가 어디 있어? 한심 하군, 한심해"

 

5월 8일, 토요일 오후 1시경, 경복궁 민속박물관 남자화장실에서다. 전시실을 둘러보다가 화장실에 갔는데 용변을 보고 돌아서던 두 사람의 젊은 관람객들이 놀라워 하다가 탄식을 한다. 뭘 보고 그러느냐고 묻자 그들이 벽면을 가리킨다. 출입구에서 오른편에 소변기가 있고 왼편에 대변기가 설치되어 있는 사이 맞은편 벽에 낯선 장식이 보인다.

 

다가가 살펴보니 벽면에 부착된 아기 기저귀 갈아줄 때 사용하는 기구였다. 손잡이를 앞으로 당기면 아기를 누일 수 있는 작은 판이 나타난다. 아기를 데리고 온 관람객들이 화장실에서 편리하게 기저귀를 갈아줄 수 있도록 고안된 기구였다.

 

 

그런데 문제는 이 기구 바깥쪽에 붙어 있는 영문 안내문이었다. 안내문은 청색 둥그런 판에 아기 코알라 그림이 그려져 있고 그 밑에 'Baby Changing Station'이라고 쓰여 있었다. 직역하면 '아기 바꾸는 곳' 또는 '아기 교환하는 장소' 라는 뜻이 아닌가. 그러니 사람들이 놀랄 수밖에,

 

용변을 보고 나오려고 하는데 마침 서양인으로 보이는 젊은이 한 사람이 들어와 소변을 본다. 그에게 안내문을 가리키며 읽어보라고 하자 "베이비 체인징 스테이션? 아기 바꾸는 곳이네요, 오마이 갓!" 하며 두 손을 가슴 높이로 들어 올리고 놀랍다는 표정을 지으며 밖으로 나간다.

 

너무나 어이없는 안내문이었다. 아기 기저귀 갈아주는 기구를 아기 바꾸는 곳이라니. 안내문에 기저귀에 해당하는 단어 'diaper' 하나만 들어 있어도 이런 오해는 없을 것이다. 황당한 영문 안내문을 보고 밖으로 나오다가 안내석에 앉아 있는 남자 직원들에게 물으니 자신들은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한다. 입구에 앉아 있던 여직원들도 마찬가지였다.

 

 

조선 500년의 역사를 간직한 고궁들은 한국을 찾아오는 외국인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관광명소다. 그런데 대표적인 옛 궁궐 중의 하나인 경복궁 민속박물관 화장실에 이런 엉터리 영문 안내문이 버젓이 붙어 있다니,

 

도대체 경복궁 민속박물관과 문화재청에는 그 정도 안내문도 올바른 영문으로 만들어 붙일 수 있는 인재가 없단 말인가? 이 영문 안내문은 기저귀 갈아주는 기구가 설치된 이래 지금까지 계속 붙어 있었을 것이다. 얼마나 많은 외국인들이 황당한 안내문을 보고 비웃었을까? 너무나 부끄러운 일이었다.


태그:#아기 기저귀, #경복궁 민속박물관, #이승철, #아기 바꾸는 곳, #영문표ㄱ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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