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유품 속에
나온 옛날 참빗 하나 !
살아생전 할머니
가지고 계시던 빗들 중에,
가장 개운한 빗이라고
무척 아끼셨지.
먼 옛날 할머니 가마 타고
시집올 때 증조 할머니께서
요강 속에 넣어주셨다는
수(壽), 복(福)...
글자 새겨진 참빗 !
할머니 모처럼 나들이 나가실 때면
동백기름 발라 참머리 빗으시며
이런 말씀도 내게 하셨지.
(얘야..여인은 말이다. 맵씨.. 마음씨, 말씨가
이 결고운 참빗 같아야 한단다...)
할머니 구십평생 쓰셨는데도
이 하나 빠진 곳이 없어
새 것 같은 옛날 참빗 !
내 어릴 적 머리닛
시원하게 잡아주시던
개운한 참빗 !
실타래처럼 어지러운
내 마음까지 싹싹 빗질해 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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